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경쟁하듯 곳곳에서 자연재해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호주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대형 산불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섭씨 5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여기에 소용돌이 불기둥인 '파이어네이도(firenado)'까지 관측됐다. 불(fire)과 토네이도(tornado)의 합성어인 파이어네이도는 대형 산불로 뜨거운 상승 기류가 만들어지면서 발생하는 이상 현상이다. 불의 방향과 강도를 예측하기 어려운만큼 진압에도 애를 먹고 있다. 극심한 폭염 탓에 대형 산불의 빈도수는 갈수록 늘고 강도 또한 세지고 있다는 예측이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이뿐 아니다. 중국의 경우 올여름 지속된 홍수로 입은 경제적 피해만 37조원에 달한다. 중국 정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만 751개 주요하천 수위가 위험수위를 돌파했고 양쯔강 등 강과 호수에서 18차례에 달하는 홍수가 발생했다.
눈에 띄게 줄고 있는 북극 빙하 뉴스는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그린란드의 썰매 개들이 하얀 눈이 아닌 푸른 바다 위를 달리는 모습은 이젠 자연스럽게 여겨질 정도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기후적 '이상 현상'이 '정상화' 되고 있다.
이 같은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자연재해는 국내에서도 빈발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올해 '역대급'을 기록한 '긴'장마이다. 올여름 장마는 1973년 기상관측이 전국으로 확대된 이래 가장 긴 54일을 기록했다. 전례 없는 일이다.
광주의 경우 지난 6월 1일부터 8월 말까지 비가 온 날만 42일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0일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12일이나 늘어난 셈이다.또한 일일 강수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최대가 83㎜이었던 데 비해 올해는 제8호 태풍 '바비' 영향으로 지난달 7일과 8일 각각 259.5㎜, 255.5㎜ 기록하는 등 말 그대로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끝이 아니다. 긴 장마가 끝난 뒤에는 잇단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8월부터 9월 초까지 국내 영향을 미친 태풍은 '장미'부터 '바비', '마이삭', '하이선' 까지 모두 4개에 달한다. 여기에 11호 태풍 '노을'이 대기 중이다.
역대급 긴 장마와 잇단 태풍으로 수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더 이상 이상기후는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이상 현상이 아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는 갈수록 빈번하고, 피해 규모 또한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근 잦아지고 있는 극단적 기후현상은 그동안 자연이 보내온 수 없는 경고를 무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집으로 물이 쏟아지고 가구가 쓸려나가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이재민의 말을 통해 자연재해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알 수 있다.
한참 늦었지만 지구온난화로 시작된 자연재앙에 대한 대처가 시급한 대목이다. 편집부 김현주 차장
- [무등의시각] 흔들리는 대통령, 흔들리는 지역현안 호남은 또 정치 클리쉐에 당한걸까.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들겠다던 윤석열 정부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윤석열표 광주 약속은 물론 균형발전 약속 어느 것 하나 전진에 방향타가 맞춰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12.72%'. 광주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은 보수진영 대통령 탄생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만들어 주었건만 불과 반년 만에 '그럼 그렇지' 볼멘소리가 심심찮게 터져 나오고 있다.얼마 전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이 공개됐다. 긴축에 초점을 맞춘 재정 기조를 감안하더라도 실망이라는 평가가 적잖다. 특히 지역화폐, 임대주택, 쌀값 등 소득부족과 물가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서민을 고려한 조치 측면에서 아쉬운 대목이 많다. 야당이 '정부의 나라빚 걱정을 오롯이 시민들에게 떠넘긴 약자 실종 불공정 예산', '참으로 비정한 예산'이라는 쓴소리를 내뱉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물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광주는 2년 연속 3조원 돌파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굵직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대거 포함된 덕이다.그렇다면 대통령의, 집권 여당의 호남 챙기기 의중이 반영된 결과일까? 답은 '아니오'로 기운다.인공지능, 반도체 등 신 경제 미래먹거리 분야에서 타 지역에서는 구현해내지 못한 무형의 아이디어를 대거 유형의 사업으로 전환했던 광주의 작전이 먹혀 들어갔다는 평가가 더 많다.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차원의 지역 현안 사업 국비 반영 노력이 아닌 광주시의 '개인기'가 더해진 결과일 뿐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기간 우리 지역에 약속했던 공약 이행도 낙제점이다.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도체나 인공지능, 미래차 육성 분야는 일부 포함됐지만, 공약 사업인 달빛고속철도와 서남권원자력의료원 등은 누락됐다. 대통령의 약속이 관계부처의 반대(구체적인 정부 기본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이유도 포함되지만)에 발목이 잡혀버린 우스운 상황만 연출됐다.국민의힘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광주를 찾아 개최했던 예산협의회에서 약속한 사업도 삐걱거리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7월 전남대학교병원 신규 건립과 관련해 "예산 당국에 부탁을 해서 1차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집어넣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 기획재정부와 전남대병원 새병원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협의했다고 공식화 한 것이다.하지만 결과는 대상 자격 미달. 용도변경을 완료하지 않은 병원 측의 미숙한 행정 때문이라고만 몰아세우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잖다. 앞서 전북, 경북 등도 도시관리계획 변경 전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경우가 있었고, 이번 예타 대상 포함 사업 가운데서도 유사 사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수도권 중심 정책도 '말뿐인 지방시대'로 가고 있다.반도체 학과 증원과 수도권 공장 증설 규제 완화 등과 같은 수도권 중심 정책 강화, 국정 과제에 포함된 기업의 지방이전 공약과 투자 촉진도 반대로 가고 있다.대통령의 지지율이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점도 '尹표' 지역혁안 정책 표류 우려감을 키운다.취임 불가 80일 만에 20%대까지 추락했던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까지도 30%대 초반을 겨우 회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지율 지진에서 버팀목이 되어 줄 여당마저 불협화음, 갈라치기 등으로 내홍 중인데다 여사를 비롯한 대통령 주변 논란까지 끊이지 않고 있으니 국정을 온전히 주도 할 윤 대통령의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을 지, 언제고 볼 수 는 있을런지 의문 부호가 달린다.겨우 5년이다. 대통령의 정책 집행을 위한 씨앗을 심을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초석이 제대로 쌓이지 못하면 '지역맞춤형 성과내기'도 난망에 그칠 것이다.윤석열 대통령의 지방시대가 허울뿐인 약속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본다. 주현정 무등일보 취재1본부 정치행정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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