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밤 갑작스럽게 선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광주시의 공직자들은 유독 더 긴장되고 길었던 밤을 보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대규모 군사 진압과 폭력이라는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한 긴박한 상황에 높였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자리 잡은 도시인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빠르게 전개됐다.
4일 광주시가 밝힌 '비상계엄 상황 대처 현황'을 살펴보면, 윤 대통령이 전날 오후 10시30분 비상계엄을 선포함에 따라 광주시는 즉각적으로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오후 10시 31분 대통령 담화 직후 이상갑 문화경제부시장이 강기정 시장에게 상황을 유선으로 최초 보고했다. 법무부 법무실장(검사장급)을 역임하기도 한 이 부시장은 비상계엄의 위헌적 요소를 짚어냈다. 이를 바탕으로 강 시장은 10시 42분 '비상계엄 체제 유지 필요' 지시를 내리고, 안전정책관실과 긴밀한 협력을 주문했다.
오후 10시 58분 강 시장이 시청에 도착해 최초 대책회의를 시작으로 상황을 총괄하면서 긴급 회의와 주요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졌다.
오후 11시 계엄사령부의 초기 포고령이 발표됨에 따라 11시9분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간부 공무원 긴급 소집이 이뤄졌다. 이후 재난상황실에서는 실국장과 관련 공무원들과 비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11시30분에는 계엄군의 '국회 봉쇄' 등 헌법적 가치와 충돌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상계엄에 대응하기 위해 연석회의를 마련하고자 결정하고, 각 자치구, 종교계, 교육계 등 각계각층에 연대 필요성을 타진했다.
오후 11시 35분부터 31사단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계엄사령부 동향 파악을 지속했다.

4일 자정이 넘은 직후 실국장 간부 회의가 진행됐다. 이어 0시 11분 시청 중회의실에서 시장, 구청장, 시·구의원,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대학총장 등 교육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헌법수호 비상계엄 무효 선언' 연석회의가 열렸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에 따라 일체의 정치적 성격을 띄는 집회나 모임은 처벌 받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연락을 받은 인사들 대부분이 신속히 모였다.
이들은 1시10분 연석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반헌법적 비상계엄은 무효이며, 국회의 의결에 따라 즉각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이후 연석회의 결과를 근거로 광주시는 시민들과의 공조를 강화해 계엄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오전 1시께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령 해제 요구 결의가 가결되고, 이에 따라 계엄군이 국회에서 퇴각함에 따라 광주시 내부에서도 다소 안도의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럼에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긴장이 이어지던 가운데 오전 4시 30분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를 공식 발표하며 상황이 일단락됐다.

박광석 광주시 대변인은 "광주는 무엇보다 5·18을 경험한 도시이기 때문에 최악의 순간까지도 예상을 하고 더 긴장하면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석회의에 모이는 것 자체가 체포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렇게도 많은 원로들과 인사들이 올 줄 몰랐다"며 "역시 광주는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또 "지금이야 비상계엄이 풀려서 그렇지만,시장님도 몇번이고 '감옥에 가더라도 우리가 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당시에는 매우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강 시장은 반헌법적인 비상계엄을 규탄하기 위해 당일 시민들과 연대해 오전 9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시민 비상시국대회'에 참석했다. 이어 정오에는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주최 비상시국대회에도 참여했다.
이후 오후 1시 10분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과 함께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오후 2시에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며 윤 대통령의 책임을 촉구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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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 동력 확보할까···광주군공항 이전 첫 6자회동에 쏠리는 눈
광주공항 전경.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타운홀미팅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광주 군공항 이전을 위한 대통령실 산하 6자 협의체(TF) 첫 회의가 광주에서 열린다. 공항 이전과 관련된 3개 지자체와 3개 정부기관이 머리를 맞대는 만큼 이견을 좁힐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현 군공항 부지 용도 비율과 이전 시행 주체, 금융비용 조달 방안 등이 관건으로 꼽힌다.김영록 전남도지사(왼쪽)가 11월 19일 서울에서 광주 민간·군 공항 통합이전 현안논의와 관련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오른쪽), 강기정 광주시장(왼쪽 두 번째), 김산 무안군수와 간담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16일 광주시에 따르면 17일 오전 광주에서 기획재정부·국방부·국토교통부와 광주시·전남도·무안군 등 광주공항 이전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6자 협의체 공식회의가 열린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 등이 참석한다. 이번 회동에서는 구체적인 합의가 '명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18일 대통령실과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이 참여한 4자회동 당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무안군에 대한 지원금 1조원 중 국가 일부 지원(3천억원) ▲광주 민간공항 이전을 조건으로 한 군공항 이전 ▲호남고속철도 2단계 개통에 맞춘 광주공항 국내선 선(先) 무안 이전 ▲무안지역 첨단 국가산단·기업 유치 지원 등이다.특히 군공항의 실질적 추진 동력 마련이 관건으로 꼽힌다. 현 조건에서 합의하더라도 군공항 이전에 최대 10조원의 비용이 필요한 데다 장기간에 걸친 금융 조달, 종전 부지 개발 방안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자체가 종전부지를 개발해 새 군공항을 마련하는 방식이 아닌, 국가가 직접 주도해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현 기부대 양여 방식으로는 실행될 수 없는 만큼 국가가 직접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무안국제공항 전경.이와 관련, 이번 회동에서도 종전부지에 대한 용도 비율, 금융비 마련, 시행 주체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종전부지 용도 비율은 군공항 부지의 용도를 어떻게 정할 것이냐의 문제다. 군공항 부지는 총 8.2㎢(248만평)으로, 마륵동 탄약고 부지까지 더하면 16.5㎢(500만평)에 이른다. 국제 규격 축구장 약 2천300개, 여의도 5.7배 크기다. 현 군사시설인 부지를 상업·산업·주거 등 어떤 용도로 변경하느냐에 따라 차액이 크게 달라진다. 일각에서 요구하는대로 100만평에 이르는 숲을 조성하는 등 공공성을 챙기면 그만큼 개발 비용이 줄어든다. 또 광주의 주택보급률이 110%를 넘긴 가운데 경기침체와 인구 감소 등으로 종전부지 매각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금융비 조달 방안도 문제다. 현재 국방부가 재추산에 들어간 군공항 이전 비용은 최소 5조원에서 최대 10조원에 달한다. 종전부지 개발 이전에 광주시는 새 공항 건립비용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의 정책자금을 활용한다 하더라도 막대한 금융 비용(이자 등)이 발생한다. 강 시장은 최근 "군공항 건립 비용 자체보다 금융 비용이 더 큰 골칫거리"라며 국가 차원의 대책 필요성을 언급했다.정부나 국가기관(LH 등)이 SPC에 참여해야 실질적 추진 동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군공항 이전을 위해서는 공공(지자체)과 민간(건설사·금융기관 등)이 함께 참여하는 SPC(특수목적법인) 구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 규모가 워낙 방대하고 토지 매각에 따른 수익 등에서 리스크가 워낙 커 민간 투자자가 선뜻 나설 수 없는 구조적 한계도 지니고 있는 실정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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