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광주시민들처럼"···강기정, 與 의원들에 용기 호소

입력 2024.12.10. 18:01 이삼섭 기자
국회 국민의힘 의원실 찾아 ‘소년이 온다’ 선물
"후대에 어떤 교훈을 남겨야 할지 답할 시간"
강기정 광주시장이 10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실을 방문해 '소년이 온다'를 선물하고 탄핵 표결 참여를 호소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여당 국회의원들에게 한강 작가의 5·18 관련 소설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소년이 온다'를 건넸다. 시민들이 용기를 내 권력에 맞선 것처럼, '탄핵 부결' 당론을 유지하고 있는 여당이 용기를 내고 대통령 탄핵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강 시장은 10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실을 일일이 방문해 '소년이 온다'를 건넸다. 광주 현안에 도움을 줘 '명예시민증'을 받은 의원들과 탄핵 투표에 참여한 의원 등이 주 대상이다. 김상욱 의원을 비롯해 김소희 의원, 성일종 의원 등이 강 시장에게 '소년이 온다'를 받았다. 권영진 의원을 비롯해 주호영·안철수·김예지 의원 등 의원실에 없는 의원들에게는 보좌진을 통해 전달했다.

강 시장은 책을 건네며 탄핵 표결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앞서 지난 7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탄핵 반대'라는 국민의힘 당론에 막혀 표결조차 못 했다.

한강 작가 소설 '소년이 온다'(가운데).

강 시장이 '소년이 온다'를 선물한 이유는 1980년 광주시민이 용기를 내 국가의 무자비한 폭력에 맞섰던 것처럼, 국민의힘 의원들이 나서서 자당 출신 대통령의 폭압적 행태를 멈춰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강 시장은 도서와 함께 건넨 편지에서 한 작가가 말한 '광주'의 의미를 인용했다. 한 작가는 '광주는 인간의 극단적 잔혹성과 존엄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을 부르는 보통명사'라고 표현했다.

강 시장은 "1980년 5월 광주는 광주시에 국한된 이름이었지만, 2024년 12월 광주는 계엄령이 선포됐던 대한민국의 이름"이라며 "우리가 후대에 어떤 교훈을 남겨야 할지 답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앞서 강 시장은 지난 7일 국민의힘의 불참으로 탄핵소추안 표결이 실패하자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국민의힘 의원들은 투표를 거부하면서 '실패한 쿠데타'에 면죄부를 주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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