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관광공사 '조직 효율화' 진통

입력 2025.01.20. 18:48 이삼섭 기자
관광재단·DJ센터 통합한지 2년
노조 반발에 직급 통합 지지부진
내부서 노조위원장 이해충돌 논란
기능 중복 불구 ‘공무직 축소’ 반대
“기관 통합 취지 훼손 우려” 지적
지난 1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하는 광주관광공사 노조.

광주관광재단과 김대중컨벤션센터가 통합해 출범한 광주관광공사(이하 공사)가 '조직 효율화' 과정에서 노사 간 갈등을 빚고 있다. 두 기관이 통합한지 2년이 다 돼가도록 노조 반대에 아직 직급 통합을 하지 못한 데다 공무직 충원 문제를 두고서 또다시 대립하는 모습이다.

그런 가운데 노조가 기자회견을 열면서까지 최상위 직급을 줄이는 것에 반대하는 것을 두고, 조직 내부에서조차 노조위원장의 '이해충돌' 논란이 나온다.

20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사는 2023년 7월 광주관광재단과 김대중컨벤션센터가 통합해 야심차게 출범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직급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노조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는 두 차례 용역을 진행하면서 통합을 시도했지만 두 노조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공사는 사무직 등으로 이뤄진 '노동조합'과 공무직 등으로 이뤄진 '더민주 노동조합' 두 노조가 있다.

그러다 공사는 최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직급 통합을 마무리하려고 하자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공개적으로 김진강 사장을 규탄하고 나섰다.

2023년 9월 18일 시의회 5층 예산결산특별위원 회의실에서 김진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실시했다. 뉴시스

광주관광재단과 김대중컨벤션센터의 조직 규모와 성격이 달랐던 만큼 어느 정도 진통은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보다 노조의 반발이 큰 상황.

두 노조는 지난 16일 광주시의회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폭압적 인사 전횡과 조직의 강압적 통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의 요구는 ▲공정한 직원 승진 인사 ▲일방적 직급통합과 직제 축소 중단 ▲청소·보안 외주화 사업 중단과 공무직 채용이다.

그러나 노조의 주장에 대한 반대 의견도 강하다.

두 노조는 공사가 상위 직급을 축소해 결국 직원 승진 기회를 박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공사는 최상위 직급인 1급만 2명에서 1명으로 줄이고 오히려 3급은 2명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극히 적은 고위 직원의 승진 기회만 줄어드는 셈이다. 4급 이하 직원들에게는 승진 기회가 확대된다.

두 노조가 공무직 축소를 반대하는 것을 두고도 반박이 나온다. 공사는 공무직인 미화와 보안직 직원의 퇴직으로 발생한 결원에 대해 새롭게 채용하지 않고 있다. 인위적으로 공무직을 줄이는 대신 자연스럽게 줄이는 방식이다. 노조는 새롭게 정규직으로 채용하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두 기관이 통합했기 때문에 일부 공무직은 기능적으로 중복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공무직 수를 유지하라는 것은 기관 통폐합 취지에 반한다. 채용을 늘릴 경우 오히려 시민 혈세를 '눈먼 돈'으로 조직을 확대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무직 노동조합 노조위원장이 1급 승진 후보자인 것도 논란이다. 광주시청 바로 옆인 시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김진강 사장을 겨냥한 것으로 자칫 인사권자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현 노조위원장은 기관 출범 후 단체협약에 따라 노조에 가입할 수 없지만, 노조 규약을 수정해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의 중간급 직원은 "노조 측에서 주장하는 현 사장이 조직 장악에만 신경쓰면서 피해입고 있다는 사실은 저희 (일반 직원들) 입장에서 공감하지는 않고, 개인적으로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해당사자인 노조위원장이 인사권자인 사장이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압력을 넣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광주관광공사는 직급 통합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조직 효율화를 위한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내부 갈등이 계속될 경우 조직 운영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사 측은 "노조와 지난 1년간 노사협의회, 직접면담 등 총 45회 대면 면담과 총 76회의 비대면 면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해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두 기관이 통합된 조직이기에 어느 쪽도 소외되지 않으면서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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