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부터 200대 투입…2028년 ‘완전 무인’ 실증 목표
"3년 뒤 국내외 관광객, 자율주행 체험 위해 찾을 것"

미국 샌프란시스코나 중국 우한처럼 자율주행차가 도심 곳곳을 누비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 올 하반기부터 광주에서 전국 최초로 특정 구역이 아닌 ‘도시 전역’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자율주행 실증이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광주시는 6일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광주시 자율주행 실증도시 상생협의체’ 발족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토부, 광주시, 경찰청 등 관계 기관을 비롯해 실증에 참여하는 현대자동차,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라이드플럭스, 삼성화재 등 민간 기업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공유했다.
임월시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정책과장은 발표를 통해 광주가 실증도시로 선정된 핵심 이유로 ‘인프라’를 꼽았다. 그는 “자율주행의 핵심은 학습인데, 광주에는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인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갖춘 ‘국가 AI 데이터센터’가 있다”며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검증하기에 광주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미국(웨이모)과 중국(바이두)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서 한국을 ‘세계 3대 강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안전을 담보로 하는 자율주행의 특성상, 광주의 지형과 운전 습관, 날씨 등 실제 도로 환경에서의 ‘연습’을 통해 기술 격차를 좁히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실증사업은 단순한 테스트를 넘어 실제 서비스 모델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달부터 현대자동차 컨소시엄을 필두로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라이드플럭스 등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3개 기업이 참여한다. 올해에만 승용차형 자율주행차 200대가 광주 시내에 투입된다. 내년에는 규모를 더욱 확대한다. 특히 시민들이 친숙한 현대차의 플랫폼을 활용해 자율주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고 발생 시 신속한 처리를 위해 삼성화재가 전용 보험사로 참여하고, 경찰청과 협조 체계도 구축했다.
정부와 시는 이번 실증이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실증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는 광주시와 공유해 지역 스타트업이나 연구기관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광주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이나 전기차 산업과도 연계할 방침이다. 임 과장은 “3년 뒤 광주가 AI 모빌리티 시범도시로서 전 세계 관광객이 자율주행을 체험하기 위해 찾는 도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실증 참여 기업으로 발표에 나선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자율주행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우선 올해는 안전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실도로 주행 기술을 검증하고 학습 데이터를 수집한다. 내년에는 운전자가 조수석으로 이동하는 ‘조수석 탑승 단계’로 전환하고 원격 제어와 관제 기능을 검증한다. 2028년에는 최종적으로 ‘완전 무인 단계’로 진입해 레벨 4 자율주행 기능을 완벽히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실제 도심 전역에서 24시간 실증이 이뤄지는 만큼 국토부는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임 과장은 “더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스쿨존 등 실제 도로에서의 다양한 테스트가 불가피하다”며 “출퇴근 시간 일부 정체나 미세한 접촉 사고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광주 시민사회의 따뜻한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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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담보 없는 20조원은 신기루"··· 인허가 권한 없이는 ‘무늬만 특별시’
윤호중(가운데)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3월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일가정양립지원본부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준비 합동 워크숍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는 7월 공식 출범을 앞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재정 주권과 자치 분권 확보 등을 위해 여전히 미흡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꼽히고 있다. 정부가 약속한 재정 지원은 법적 근거가 없어 정부의 기조에 따라 흔들릴 위험이 큰데다 지역의 자생력을 키울 핵심 인허가권은 중앙부처의 문턱을 넘지 못해 ‘무늬만 특별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17일 광주시와 전남도,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둔 현재 가장 큰 난제는 정부가 약속한 ‘4년간 20조 원’의 재정 인센티브가 법적으로 명문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는 6월 중순께 국무총리실 산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 재정지원 TF’는 지원 방식을 확정한다. 앞서 김 총리가 밝힌 대로 재정지원 TF가 지방교부세법을 개정해 ‘통합특별교부세’를 만들거나 균형발전특별회계 내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계정’을 신설할 경우 법적 근거는 해소될 수 있다. 문제는 국비 지원 예산 처럼 정부가 재정 지원금에 일명 ‘꼬리표(사용처)’를 달고 지원하는 경우다. 정부의 예산 편성 지침에 따라 재정 지원 규모는 고무줄처럼 변할 수 있다. 정부가 기존 국비 사업이나 추후 편성할 사업을 재정 지원금으로 둔갑시킬 수 있다는 점은 이 같은 우려를 키운다. 실제 지원되는 통합 인센티브의 규모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최근 정부가 추경 예산에서 광주·전남통합지원금을 반영하지 않으면서 불을 지폈다. 당초 광주시와 전남도는 시·도 행정통합에 필수적인 행정 시스템 통합과 공공시설물 정비 등 예산 573억원을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애초 추경안에 편성하지도 않았을뿐더러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결국 동의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가 약속한 20조원 재정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정부가 예산을 최대한 아끼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 아니겠냐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대전역 앞에 게시된 행정통합 준비 예산 삭감 비판 현수막. 광주 시민사회단체 자치분권 행정통합 및 시민주권 정치개혁 촉구 광주전남시민사회 대응팀 제공.시민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자치분권 행정통합 및 시민주권 정치개혁 촉구 광주전남시민사회 대응팀은 “정치권이 위로부터 밀어붙인 행정통합에 광주전남 시도민이 힘을 모았던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도 행정통합에 따른 정부의 인센티브 약속을 신뢰했기 때문”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줄기차게 강조했던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대가’가 따라야 한다는 말을 믿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 믿음은 출발점에서부터 배신당했다”며 “정부는 마중물 예산 573억원을 즉각 지원하고, 20조원의 꼬리표 없는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통합 재정 지원금에 더해 국세의 지방세 이양도 반드시 풀어야 할 난제로 꼽힌다. 통합특별시 출범 후 재정자립도는 27.3% 수준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중앙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해서는 급증하는 행정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통합특별시가 실질적인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재 약 7대 3에 불과한 국세와 지방세의 비대칭적 비율을 파격적으로 조정하는 재정 권한 이양이 필수적이다. 양도소득세와 법인세 등 핵심 국세 세목을 지방세로 과감히 전환해야만 지자체가 스스로 가용할 수 있는 재원 규모를 실질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거다. 무엇보다 통합특별시가 중앙의 재량권에 휘둘리지 않고 지역 특화 산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재정 주권’을 확립할 수 있다.그러나 지난 2월 특별법 입법 당시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재정 분권에 대한 특례가 모두 빠졌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추후 특별시 출범 후 재정 분권을 위한 개정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전국적인 조세 체계 개편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가시밭길’이 될 것임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알맹이가 빠진 ‘행정 특례’도 논란이다. 전기사업 인허가권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집적단지 전력 차등 요금제, 국가산업단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규모 관광단지 지정권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권한들은 정부 입법 과정에서 중앙부처의 힘에 밀려 대거 삭제되거나 축소됐다. 현재 상태로 출범할 경우 통합특별시장은 거대 조직을 이끌면서도 정작 지역의 미래를 바꿀 대형 프로젝트 하나를 추진할 때마다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중앙부처의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전문가들은 재정 주권과 권한 이양을 주문한다. 백승주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재정을 어떻게 받을지에 대한 문제에도 집중해야 하지만, 그에 못잖게 중요한 것은 재원을 가져다가 통합특별시에서 원하는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각종 인허가나 규제 완화를 할 수 있는 권한까지도 내려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해석된 현재의 구조로는 통합특별시의 위상에 걸맞은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명실상부한 지방 정부로서 충분한 행정 권한, 규제 완화 권한 등을 넘겨 받아야 하고, 특히 지방세 확충 등을 통해서 자체 재원 확보와 재정 운용의 자율성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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