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아침, AI도시 광주의 하루

입력 2025.09.29. 13:32 이삼섭 기자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가 해답이다 ①프롤로그
정부, 이달 공모 시작해 내달 '구축 지역' 결정
2조5천억원 투입하는 '소버린 AI' 전략 인프라
'AI 거점도시' 마지막 퍼즐…유치 열기가 관건
광주시가 세계적인 인공지능 산업환경을 조성하여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를 내걸고 구축된 광주 북구 오룡동 광주AI데이터센터 AI 집적 단지(연구개발특구 첨단 3지구).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광주는 우리나라의 인공지능(AI) 수도를 꿈꾼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이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핵심 인프라다. 정부는 AI 세계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가AI컴퓨팅센터를 구축하려 한다. 모두 2조5천억 원이 투입되는 국가적 사업을 반드시 광주로 끌어와야 광주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 또한 AI 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 인재·기업·일자리의 선순환도 이뤄진다. 광주가 마지막 퍼즐 맞추기에 본격 뛰어든 이유다.

무등일보는 국가AI컴퓨팅센터가 광주에 들어서야 하는 이유와 그 간 광주는 무엇을 준비했는 지, 컴퓨팅센터 유치에 따른 시민들의 삶의 변화 등을 짚어본다. 140만 광주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붐업 열기와 염원을 모아 유치 성공의 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다. 편집자 주.

2035년 9월 29일 오전 8시 40분, 광주 북구 첨단3지구 'AI 이노스페이스'. 전날 밤 국가AI컴퓨팅센터에 올려둔 학습 작업이 새벽 3시에 끝났다는 알림이 떴다. 정확도 93.4%. 광주 스타트업 '루프시그널' 개발팀은 서비스 모델을 소규모 시범 배포 구간에 올려 테스트를 걸고 광주송정역 복합환승센터로 향했다.

오전 9시, 환승센터 대형 화면에 실시간 탑승 인원 예측이 떴다. '광천동 71명, 첨단지구 46명, 7분 후 혼잡 예상'. 예측 신뢰도 0.92(기준치 이상) 가 잡히자 관제 승인에 따라 자율주행 버스가 한 대 더 투입됐다. 교차로 신호는 버스 우선으로, 최대 10초 가량 늘었다. 5분 뒤 정류장 혼잡 지수(대기열·대기시간 기준)는 '주의'에서 '보통'으로 내려갔다. "앱이 '회사까지 17분'이라면 진짜 17분이에요. 요샌 출근이 일정합니다." 직장인 박성민씨는 변화한 교통 체계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루프시그널'은 광주시의 대중교통·행정·상권 이동 데이터에 시민이 동의해 제공한 통근 기록을 더해 익명·안전 처리된 데이터로, 모델을 학습했다. 밤에는 국가AI컴퓨팅센터의 고성능 서버 묶음(GPU 서버)이 학습을 돌리고, 아침엔 광주시의 공공 시범 적용 창구를 통해 현장에 깔린다. 낮에 모인 오차 사례는 암호화돼 저장소로 돌아가고 밤에 다시 학습에 반영된다.

"광주에서는 모델 학습이 끝나면 곧바로 도시 자체가 시험 무대가 됩니다. 같은 날, 같은 동네에서 검증까지 가죠. 이게 광주의 속도입니다. " 루프시그널 윤서진 대표(24)의 말이다.

윤 대표는 광주 AI 인재 사다리 코스를 밟은 사업가다. 2027년 개교한 광주 AI영재고에 입학해 GIST(광주과학기술원) AI 대학원을 재학하던 중 회사를 창업했다. 광주에는 윤 대표처럼 지역 AI 특화 교육을 받아 창업한 이들이 많다. AI영재고·AI융합대학·AI대학원·AI사관학교로 연결되는 교육 사다리는 '기술 창업'이 자연스러운 길이 됐다.

2025년 국가AI컴퓨팅센터의 광주 유치가 확정된 뒤 전국에서 기업들이 광주에 터를 잡으면서 AI 창업 생태계가 만들어진 덕분이다. 국가AI컴퓨팅센터가 광주에 들어서면서 크고 작은 AI 기업 700여곳이 순차적으로 광주에 둥지를 틀었다. 광주에서 매년 4천 명이 넘는 인재가 배출되면서 생태계는 더욱 탄탄해졌다.

"우린 교통약자 이동 지원 알고리즘을 실증했고, 그 게 곧바로 시범사업으로 넘어갔어요. 실패해도 창업캠프·바우처·공공실증 루트가 있어서 바로 재도전합니다." 광주AI사관학교 출신 이다현씨 말이다.

AI 이노스페이스 복도에는 협업 모집 공지와 크라우드 테스트 공고가 빽빽하다. 이날 오후 3시. 개방형 테스트 세션에서는 교통·에너지·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12개 팀의 '도시 문제 해결형' 제품이 시민 심사단의 점수를 받는다.

"실리콘밸리의 '문제·솔루션 핏'이 여기선 '도시·시민 핏'으로 진화했네요. 파일럿 계약까지 한 빌딩에서 끝나는 게 인상적입니다." 이곳을 방문한 해외 투자자 라오씨가 밝힌 목격담이다.

밤이 되자 동구 AI공원 미디어월에 하루 도시 지표가 떠오른다. 에너지 피크 분산률, 스쿨존 체류시간 단축, 심정지 조기 대응 성공률 등이 실시간 공개된다. 시민들은 잔디밭에 앉아 숫자를 바라본다. "여긴 기술의 도시가 아니라 사람이 편한 도시예요. 그걸 AI가 보이지 않게 받쳐줘요."

미래 AI 기술을 토대로 생성형 AI(ChatGPT 활용)가 그려낸 2035년 광주의 모습이다. 2018년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에서 전국 유일하게 R&D(인공지능산업 육성)를 내밀며 상상했던 'AI 중심도시 광주'가 이뤄졌을 때의 모습이다.

광주시는 AI집적단지 조성사업 1단계(2020~2024)를 끝내고, 올해 2단계인 AX 실증밸리 사업(2025~2029)을 시작했다. 이재명 정부 '광주 AI 국가시범도시'가 국정과제에 담겼다. 하지만 정부의 AI 패권 전략의 핵심인 국가AI컴퓨팅센터 없이는 주변부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유치를 가능하게 만드는 건 단합된 시민들의 힘이다. 무등일보는 국가AI컴퓨팅센터를 광주로 유치하기 위해 모두 5차례에 걸쳐 기획 기사를 싣는다. 정부의 공모가 본격 시작된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를 통해 광주가 대한민국 AI의 심장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서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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