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AI컴퓨팅센터 입지, 광주 빼곤 없다···의지 넘어선 확실한 강점

입력 2025.10.20. 15:57 이삼섭 기자
[창간 37주년 무등일보 지역 미래발전 大기획]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로 ② 왜 적합지인가
대통령 직속 위원회 국가 인공지능(AI) 전략위원회가 8일 열린 첫 회의에서 대한민국 AI 액션플랜 추진 방향에 대해 공유했다. 과기정통부 제공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 공모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세계 3대 AI 패권국'을 목표로 한 국가의 핵심 전략이다. 자연스럽게 전략 기지로 낙점받기 위한 지자체 간 경쟁이 뜨겁다. 광주는 국가AI컴퓨팅센터가 자리 잡을 '최적지'이자 유일한 선택지임을 내세우고 있다. 이미 국가AI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성과를 낸 경험, AI 기업 집적화, 인재 파이프라인, 에너지 인프라까지 갖춘 도시라는 점에서다.

◆AI 3대 강국 실현 위한 핵심 인프라

"대한민국은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 위에 서 있다. AI 3대 강국의 비전은 단지 희망 섞인 구호만이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생존 전략이다."

지난달 8일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식 겸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 말이다. AI가 글로벌 지도를 재편하는 신(新)패권 전략으로 떠오른 가운데 대한민국이 AI 주권(소버린 AI) 사수를 넘어 패권 국가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이다.

이 선언을 뒷받침할 핵심 자산이 국가AI컴퓨팅센터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초대형 인공지능 모델 학습에 필요한 슈퍼컴퓨터급 연산 인프라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거점 시설이다. 다시 말해, 고성능 GPU를 공공이 확보한 뒤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등에 자원을 빌려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단순한 연구 지원을 넘어 산업 현장과 공공 서비스 전반에 걸쳐 대규모 AI 연산 수요를 뒷받침하는 역할이 기대된다.

정부가 목표로 한 국가AI컴퓨팅센터의 데이터 처리 성능은 1엑사플롭스(EF)다. 엑사플롭스는 1초에 100경 번의 연산이 가능한 AI 컴퓨팅 성능 단위를 의미한다. 현재 광주에 있는 국가AI데이터센터와 기능이 같다. 그러나 성능은 10배 이상이다. 국가AI데이터센터의 데이터 처리량은 88.5 페타플롭스(PE)다. 페타플롭스는 초당 1천조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을 수행하는 컴퓨터 성능의 단위다. 즉, 초당 8경8천조가량의 연산 속도를 지닌 셈이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이보다 10배 성능을 갖춘 것으로, 단일 규모로는 전세계에서 손꼽힐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에 나선 이유는 분명하다. 세계적으로 초거대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막대한 연산 자원의 확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엑사플롭스급 슈퍼컴퓨팅 체제를 갖추며 인공지능 연구와 산업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2030년까지 최신형 GPU H100급 5만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닻 올린' 유치전

이날 열린 회의에서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방안과 공모 조건 변경안이 보고돼 의결된 건 상징적이다. 정부가 AI 패권을 가져가기 위한 질주가 시작됐음을 알린 거다.

정부는 21일까지 공모를 진행한다. 이후 기술·정책 평가, 금융심사를 거쳐 연 내 최종적으로 특수목적법인(SPC)를 선정한다. 대기업이 지자체 한 곳과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SPC를 설립해 국가AI컴퓨팅센터를 구축한다. 2028년까지 최첨단 GPU 1만5천만장 이상을 투입한다. 사업비만 2조5천억원가량을 투입한다.

정부는 공모 조건에 국가AI컴퓨팅센터 입지를 비수도권으로 제한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이끌겠다는 의도 때문이다. 서울과 수도권, 나아가 준수도권인 충청권(대전·세종·청주 등)은 이미 대기업과 연구기관, 인프라가 밀집해 있다. 국가AI컴퓨팅센터를 비수도권에 두면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AI를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육성 거점이 지역에 만들어진다. 국가 차원에서 전략 시설을 분산하는 효과를,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기업과 인재가 자연스럽게 모여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한 도시의 산업 유치 차원을 넘어선다.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핵심 인프라를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문제다. 광주가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그만큼 타 지자체와의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광주시는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는 광주가 유일한 선택지라는 점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 기조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13일 확정된 국정과제에 광주지역 공약으로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이 포함됐다. 같은 달 발표된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에서도 서남권(광주·전남·전북)의 성장 엔진으로 AI·모빌리티·재생에너지가 선정됐다. 정부 차원의 전략 속에 광주가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광주, 의지 넘어선 확실한 강점

광주시의 강점은 당위성에 그치지 않는다. 즉각 구축해 가용할 수 있는 준비된 기반과 경험, 풍부한 AI 인재와 산업적 수요까지 함께 갖췄다. 국가AI데이터센터를 운영해본 경험, 산업 수요와 맞닿은 실증 기반, 인재 양성과 공급 체계, 5만㎡ 규모의 부지와 120메가와트 규모 전력을 확보한 인프라까지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광주가 주목 받는다.

광주는 2018년 정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예타 면제 사업을 추진할 때 유일하게 AI 산업을 택했다. 그 결과로 2020년부터 AI 집적단지 조성사업 1단계 사업을 통해 국가AI데이터센터를 운용했다. 지난 3년간 1천166개 기업과 연구소에 2천200건의 컴퓨팅 자원을 지원해왔다. 지난 3년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GPU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운용하는 노하우를 축적한 점은 다른 지역이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다.

입지와 전력 인프라 경쟁 도시와 비교해 우위를 갖는다. 광주는 첨단3지구 인공지능 집적단지 내에 5만㎡ 규모 부지를 이미 확보했다. 국가AI데이터센터와 2027년 개교하는 AI 영재고가 나란히 자리잡게 된다. 120MW 규모의 대용량 전력으로 초거대 연산 자원을 안정적으로 돌릴 수 있다. 광주시는 정부가 목표로 한 국가AI컴퓨팅센터 규모를 3개 가동할 수 있는 양이다.

올해부터 시작하는 6천억원 규모의 AI 집적단지 2단계 조성사업(AX 실증밸리)과 시너지도 기대된다. 광주 도시 문제를 해결할 '모두의 AI'를 위한 모델 개발과 모빌리티·에너지 분야 AX 기술 개발, 촉진 거점 구축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 사업들은 앞으로 5년간 기업의 컴퓨팅 자원 수요를 흡수할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연구단지에는 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포함한 77종의 실증 장비를 갖추고 있다. 기초연구에서 실증과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에너지, 모빌리티, 헬스케어 분야를 아우르는 실증 인프라는 광주만의 차별적 강점이다.

◆기업과 인재 만들어지는 곳

기업 성장의 토대도 구축돼 있다. 반도체 기업 23곳을 포함한 323개 기업이 광주와 협약을 맺었다. 이 중 160개가 광주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이들 기업은 1천220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 창업기업 151개를 포함해 총 454개 기업이 광주에서 지원받았다. 창업캠프와 공유오피스를 통한 공간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1천98억원 규모의 AI투자펀드가 결성돼 15개 지역 기업에 228억원이 투자되는 등 자금 선순환 구조도 마련됐다.

2027년에 개교하는 AI영재고에서 시작해 AI융합대학, AI대학원, AI사관학교로 이어지는 'AI 인재 양성 사다리'가 구축돼 있는 점도 강점이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5천532명이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남대, 조선대 등에서 AI융합대학 과정을 이수했다. 직무 전환을 희망한 1천378명이 맞춤형 교육을 수료했다. AI사관학교는 2020년 개교 이후 1천221명의 청년을 배출했다. 인재 양성 사다리를 통해 기초부터 고급, 현장 실무형까지 다양한 인재가 배출되고 있다.

지원 기관도 다양하게 집적돼 있다.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ICA), G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한국광기술원 등 국내 대표 연구·교육기관이 광주에 모여 있다. 이들은 산·학·연이 연계돼 기초연구부터 실증·사업화까지 전 주기를 뒷받침하는 협력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험·검증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광주는 국산 AI반도체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2023~2025년 동안 265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국산 NPU 서버팜(22.8PF)을 구축해 퓨리오사, 리벨리온 등 국내 스타트업의 AI 반도체 서비스 9건을 실증한 바 있다. 이는 국산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는 시험장이자 국가 차원의 기술 자립과도 직결된다.

여기에 2026년 시행 예정인 AI기본법이 발효되면 광주는 '국가인공지능집적단지'로 지정돼 안정적인 국가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즉, 법적 기반까지 마련된 상태에서 컴퓨팅센터가 들어선다면 국가 지원과 지역 역량이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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