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연속 할인 이벤트 등 판촉강화
‘10만대 규모’경차시장 영향 분석도
'경차 시장'을 부활시킬 거라는 기대를 불러왔던 '캐스퍼'가 급작스러운 판매 부진에 빠졌다.
캐스퍼가 '1호 상생형 일자리'인 광주형 일자리를 상징하는 마중물인 만큼 캐스퍼의 부진을 두고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잘 팔리든, 안 팔리든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셈이다.
13일 현대차 등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캐스퍼의 지난 1월 판매량은 3천70대로 국내 자동차 판매 순위 15위를 기록했다. 12월 3천509대에 이어 판매량이 두 달 연속 3천대 수준에 그쳤다.
앞선 11월 5천573대(7위)가 팔렸던 캐스퍼는 한 달 만에 판매량이 2천64대가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에만 4만8천 2대가 팔렸던 캐스퍼의 월평균 판매량 4천대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다.
단순 계산으로 지난해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생산량이 5만대를 넘겼다는 점을 감안했을때 2천여대 가량이 재고로 남았다는 이야기다. 올해도 4만5천대 생산 예정이라는 점에서 현재 같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한다면 매달 200여대가 재고로 쌓인다는 의미기도 하다.
반면 경쟁 차종인 기아 레이의 경우 11월 4천98대(10위), 12월 4천309대(12위), 1월 3천585대(11위)로 캐스퍼를 두 달 연속 제치는 데 성공, 경차 부문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캐스퍼의 갑작스러운 판매 부진 이유에 대해선 '경차 치고는 비싼 가격', '협소한 경차 시장 한계' 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상품성 강화 모델인 신규 트림 '디 에센셜'을 1천690만원에 내놓긴 했지만 판매가격(1천375만~1천960만원)이 레이(1천350만~1천815만원)보다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연간 10만 대 정도로 추정되는 경차시장이 경기 침체 등의 여파를 타고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생각만큼 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해 국내 경차 판매량은 13만3천여대로 3년 만에 '10만대'벽을 돌파했지만, 판매량이 급감한 모닝, 단종을 선언한 스파크 등 경쟁차종의 추락이 이어지면서 경차 시장이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1월부터 캐스퍼 할인 이벤트를 꾸준히 전개해오는 등 캐스퍼 판매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월 최대 150만원 할인 이벤트에 이어 이달에도 최대 100만원 할인 이벤트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차는 광주시청 직원을 대상으로 10% 할인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캐스퍼 판매 실적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지역에서도 광주형 일자리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선 캐스퍼가 순항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여론과 함께 단일차종만 생산하는 GGM의 중장기적 관점의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할인 이벤트를 이어간다는 것은 판촉을 강화해 차량을 판매하겠다는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라며 "각종 경차 혜택과 저렴한 유지비 등 경차를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이왕이면 지역에서 생산되면서 할인까지 받을 수 있는 캐스퍼를 선택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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