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다가오는 외국인 인력 돌봄 시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신승준 한국청년위원회 광주시위원장 입력 2024.09.24. 15:14
신승준 한국청년위원회 광주시위원장
신승준 한국청년위원회 광주시위원장.

올해로 만 35살이 된 필자는 어린 시절 '대한민국은 반만년 역사를 가진 단일민족국가로서, 유구한 문화적 전통과 역사를 가진 민족이다'고 배웠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단일민족이라고 자랑하던 우리나라는 2024년 이주민이 250만명이 넘어 전체 인구의 5%가 넘는 다민족국가가 됐다.

올해는 한국 사회가 어느덧 외국인 고용허가제 도입 20주년을 맞이한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기준 불법체류자를 제외한 외국인 노동자만 92만명이 됐고 이들은 우리 자국민들 꺼리는 3D 업종들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인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농어촌지역에서는 이들이 없으면 정상적인 경제 활동 자체가 안 되는 등 이제 외국인노동자들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대안 중 하나이자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숫자가 늘어갈수록 또 대한민국 사회가 발전할수록 이들이 진출하는 산업군도 더욱 다양해지기 시작했는데, 이젠 '돌봄 산업'도 외국인노동자들이 활동하는 하나의 산업군이 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외국인 가사 관리사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필리핀 출신의 가사 관리사 100명이 입국했고 이달 초부터 142가정에서 가사 관리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단어 그대로 가사를 도와주고 관리해 주는 관리사지만 참여 대상 가정이 만 12세 이하의 자녀나 출산 예정인 가정을 대상으로 뽑았으니, 이들의 주요 역할은 '자녀 돌봄'이 될 것이고 조만간 아동뿐 아니라 장애인, 노인 등 사회 취약계층들을 돌보는 외국인 돌봄 인력들이 늘어날 것이다.

이미 노인 돌봄의 대표 정책인 '장기요양보험'의 주무 부처인 건강보험공단에선 실무위원회에서 실효성 있는 인력 확보 방안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 대책 중 하나로 외국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돌봄의 외주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돌봄의 외주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작용은 어떤 게 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언어·문화·정서적인 차이에서 생기는 갈등과 기존 내국인 돌봄 인력과의 상생 문제가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한 해답은 가까운 일본에서 찾을 수 있다. 이미 일본은 초고령사회 돌봄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8년부터 경제동반자협정을 통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간호사와 돌봄 인력을 도입했고 이 정책이 안정적으로 일본 사회에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거듭해 오고 있다.

2008년은 대한민국에서 노인들의 돌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의 개호보험을 본떠 장기요양보험법을 시행한 해이기도 하다. 일본은 외국인 돌봄 인력들과 자국민들의 언어·문화·정서적인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본에 입국하기 전후로 일정 기간 일본어 교육을 통해 일본어 능력을 향상시키고 이들의 문화적 등을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직무연수를 통해 일본의 돌봄현장을 충분히 체험 하고 현장에 투입되는 것 역시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의 경우처럼 대한민국 입국 전 후로 대한민국의 언어·문화·정서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들을 교육해야 하며 돌봄 현장 하기전 모의고사등을 통해 현장을 충분히 이해시켜야 한다. 다만 일본의 경우처럼 내국인 돌봄종사자들과의 동등한 대우와 처우를 받게 하는 것과 비자나 영구거주 등의 혜택을 받게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기존 내국인 돌봄종사자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갈등을 최소화 해야 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요양보호사나 사회복지사의 급수를 추가해 내국인 돌봄종사자들보다는 떨어진 급수의 자격증을 취득하게 하고 이들을 보조하는 임무를 주고 급여 또한 차등 적용하는 방법등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이후 일정 수준의 근속연수를 충족시킨 이후엔 내국인과 처우를 동일시 시킨다면 기존 내국인들의 반발 역시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은 일본보다 고령화 사회가 늦었지만 그 속도는 더 빠르다. 이를 다르게 말하면 일본보다 돌봄인력의 부족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지금보다 빠르고 적극적으로 외국인돌봄인력들의 활용방안과 기존 내국인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를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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