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사이버 렉카, 정의와 불의의 경계선

@석성민 한국청년위원회 인재영입이사 입력 2024.10.15. 14:05
석성민 한국청년위원회 인재영입이사
석성민 한국청년위원회 인재영입이사.

스마트폰 기술력이 해마다 발전하면서 우리 일상의 의식주 활동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정보와 이슈들을 실시간으로 방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특히 젊은 세대들은 TV보다 스마트폰 영상 플랫폼을 더 즐겨 시청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국내 공영방송사와 종편채널, 각 지역 방송사, 영화사들도 앞다퉈 영상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TV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으로 시청자들이 양쪽으로 분산되면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들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개인 방송 시장 또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부작용 또한 다방면에서 발견되고 있다.

취미를 넘어 아예 직장까지 퇴사 후 생계형 개인 방송으로 전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혹독한 레드오션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 또한 치열하다 못해 과열되면서 상대적으로 성장 속도가 더딤을 느끼는 쪽은 그 일환으로 꺼내지 말아야 할 '자극'이라는 카드를 꺼내들게 되면서 개인 방송들은 이제 자극에는 자극으로 맞서면서 누가 더 자극적인가를 경쟁하는 판이 되어버린 것이다.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영상 플랫폼들은 플랫폼 회사 마다의 계산법에 의거 개인 방송 운영자들에게 수익금을 배당해 준다. 또한 후원금이나 광고 등으로 추가 수익을 얻거나 영상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등 수익과 직결된 경제활동이기 때문에 혹독한 레드오션임에도 뛰어드는 이유는 바로 금전적 수익 때문이다.

문제는 이 '돈'앞에 양심을 저버리고 '정의'라는 이름을 앞세워 '불의'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사이버 렉카'다.

최근 개인 방송 시청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사이버 렉카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아졌다.'유튜버 쯔양 사건'과 '뉴진스와 르세라핌의 소속사인 하이브 사건'에 대한 고소 고발 뉴스가 국내 포털 메인뉴스를 장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 사회적으로 질타를 받은 인물에 대한 비판과 저격을 하거나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맞지 않는 인물에 대한 도덕성과 행실 등을 필터 없이 비판하는 주제를 다루며 그 성향에 맞는 시청자들로부터 '혜성처럼 나타난 정의로운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즉, '사이버 렉카'는 국내 언론인들은 함부로 다루지 못하지만, 이들이라면 가능하다는 착시현상으로 불의에 대한 강력한 저항군이라는 착각에 빠지며 그들의 방송을 애청하고 유포하며, 금전적 후원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소위 팬덤이라는 그룹을 형성해가고 있다.

애초부터 어떤 정의에 불타는 나머지 자신의 사비를 털어 투쟁하는 개인 방송인들과 달리 오로지 생계에 의해 생계를 위한 방송을 하기 때문에 수익과 직결된 시청률이 높을 것이라 예상되는 콘텐츠는 사회 전반의 모든 주제로 물불 가리지 않고 생산과 재생산, 재가공을 거쳐 또다시 재생산하면서 점차 의혹이라는 미명하에 사실에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나 가짜 정보들까지 가미시키게 된다. 사이버 렉카들은 이런 구조로 상호 완충 역할을 하며 경제적 이해관계 파트너로서 동반성장을 이루고 있다.

문제는 형성된 그룹의 시청자들은 그러한 허위사실, 가짜 정보들 마저도 사실로 믿는다는 것이다. 선두 사이버 렉카 방송에서 다룬 자극적인 소재에 보다 높은 자극을 가미시키기 위한 과정에서 정의가 점차 불의로 변질되어가는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그때부터 정의를 알리는 개인 방송 플랫폼이 아닌 난데없이 고소·고발, 호소 방송, 사과문 방송 등 전쟁터가 되고 마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며 심지어 최근에는 구속되는 개인 방송인들까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지금의 개인 방송 시장의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한 현실을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분명한 사실은 모든 개인 방송에서 거론하는 각종 의혹들이나 비판이 허위거나 가짜 뉴스, 본인 주장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이버 렉카들은 앞서 말했듯 정의와는 거리가 있는 자들이 느닷없이 유사 언론인 행세를 하며 정의와 공익이라는 이름하에 사회 전반의 부조리를 파헤치고 국민들에게 이러한 이슈를 알리는 빅마우스 역할을 해왔던 지나온 행적에 대비되는 돈 앞에선 죽는 시늉이라도 할 기세의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모습을 보며 그들이 과연 부조리에 대한 이슈를 거론할 자격이 충분한 자 들인지부터 의심케되었다.

허위사실과 가짜 뉴스의 타깃이 된 피해자들의 황폐해진 삶에 비해 가해자들인 그들의 처벌은 상대적으로 매우 경미하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범죄의 기폭제가 되어 가담해선 안될 일이다. 사이버 렉카들의 타깃은 비단 유명인 또는 공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맹목적으로 오로지 신청률과 수익의 노예인 그들은 바로 나 자신과 우리 가족, 가까운 사람이 그 타깃으로 노릴 수 있다는 점을 관과해서는 안된다.

수년 동안 정치권에서 운운만 하던 '가짜 뉴스 청산'에 대한 칼을 집어 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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