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함께 고민하다] 꼰대지만 꼰대질은 버리고 함께 가자!

@김승용 입력 2020.09.22. 11:15
정성국 사)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장

1980-90년대 학생시절이었다. 매일 전투경찰과 대치하며 민주화를 위치며 온몸을 바쳐 싸우던 시절이다. 흔히 이들을 86세대라고 한다. 86세대가 민주주의를 위해 항거하고 발전시켜 온 것은 누구도 부인 못 할 역사적 사실이며, 성과이다. 하지만 50대가 되면서 가정에선 청소년·청년들의 부모로서, 직장에서는 중견 간부로서 어느덧 사회 주도층이 되었는데 지금의 청년 세대들에겐 '꼰대'로 불리며 답답한 세대가 돼버린 듯하다. 꼰대하면 과거에 흔히 나이 많은 어른이나 학교 선생님을 지칭하는 은어였는데 언젠가부터 권위주의, 자기자랑, 남의 인생에 관여하고 강요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고 한다. 꼰대 검사 항목이 있어 체크를 하다 보면 나 역시 꼰대임을 알게 된다.

왜 꼰대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가장 먼저 '일상생활 속 민주주의'를 잘 구현하고 있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민주주의를 위해 온 몸을 바쳐 싸웠지만 일상 삶의 터전에서 민주주의와는 동떨어진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된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모습을 보면 대화와 타협 보다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독일의 위대한 극작가 베를톨트 브레히트는 "파시즘이 남긴 최악의 유산은 파시즘과 싸운 자들의 내면에 파시즘을 남기고 사라진다는 사실이다"라는 말을 했다. 독재에 대항해 싸운 자신의 내면에 독재의 냄새가 풍기고 있는지 깊이 성찰해봐야 한다.

또한 꼰대로서 '형님문화'에 익숙해진 모습이 보인다. 과거로부터 내려온 유교문화가 뿌리 속 깊이 남아 있어 한 살이라도 나이가 많으면 바로 형님하고 깍듯이 예를 갖추고 어리면 바로 말을 내리고 동생하자며 서열을 만들어 간다. 서로가 친근하게 관계를 빨리 형성하는데 좋을 수도 있겠지만 형님문화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것 보다는 줄 세우고 끼리끼리 움직이는 분위기를 형성하며 심지어는 뒤를 봐주는 좋지 않은 풍토를 조성하기도 한다. "응, 누가 아니까 내가 잘 얘기해 볼게. 너무 걱정 마."이런 모습이 만연하여 불공정의 시초가 되고 익숙해지는 우리들의 얼굴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자기합리화, 자기변명에 익숙해진 모습이다. "너희도 한번 살아봐!"," 내가 어떻게 투쟁하며 살았는데!","다 변해!, 아무것도 아냐!"등등. 쉽게 과거와 다른 현재의 변화를 당연하게 여기며 강요까지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는 또 다른 사회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기득권 세력의 일면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꼰대라는 부정적 측면을 조명하다 보니 한 시대의 삶이 거부되는 것 같아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모습을 냉정히 평가, 반성하고 정의와 자유, 평등을 외치던 청년으로서 삶을 다시 떠올리며, 꼰대라 불릴지라도 꼰대 기질을 버리고 현 시대 청년들의 시대정신과 아픔을 함께 아우르며 손을 잡고 상호 존중과 공존의 미래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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