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책임 있는 자율방역이 필요한 시기

@무등일보 입력 2020.12.29. 10:35

2020년은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패닉에 빠진 한해였다. 지난해 이쯤 중국 우한지역에서 처음 발생보도가 시작된 후 이 바이러스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 일본,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까지 전 세계로 확산되었고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수치의 감염 양성자와 사망자가 발생하여 아픔을 주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그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축산농가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초래하고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AI)가 지난 10월부터 전국 각처 철새 도래지 야생조류를 시작으로 11월 이후에는 가금사육 농가에까지 발생하고 있다. 고병원성 AI도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호흡기계 질병이다. 닭이나 칠면조는 급성의 호흡기 증상을 보이며 100%에 가까운 폐사율을 보이지만, 오리나 야생조류에서는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하여 요즘 코로나19의 무증상 양성 감염자와 비슷하다. 따라서 전염병 확산의 중요한 해결 방안 중 하나는 고병원성 AI의 신속한 정밀검사를 통한 방역인 것이다.

그동안 국내 가금사육농가에서 발생되었던 고병원성 AI는 2003년부터 2011년까지는 H5N1형이 2014년부터 2015년까지는 H5N8형으로 나타났다, 2016년과 2017년에는 H5N6형과 H5N8형이 함께 유행되었다. 2017년 11월부터 2018년 3월에 H5N6형이 발생된 이후 2년8개월 동안 발생하지 않았으나, 올해 또다시 H5N8형이 발생하였다. 이처럼 농장에서 발생하는 고병원성 AI의 유행의 반복은 야생철새의 발생과 일치하고 있으며, 발생지역도 전국적으로 동시다발적 발생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재난형가축전염병인 구제역이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수평적 신속 전파라면 고병원성 AI는 수평전파 뿐만 아니라 철새와 같이 하늘로부터 전파의 우려가 크기에 철저한 방역이 요구된다.

따라서 광주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고병원성 AI의 신속한 진단을 위해 매년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2천800여건의 검사를 실시했다. 광주지역 가금사육 농가에 대한 입식 전 축사환경 검사와 사육 중이나 출하 전의 검사는 물론이고, 전통시장에서 유통 판매되는 닭과 오리에 대한 검사도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검사방법은 코로나19 검사와 동일한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eal-time PCR) 검사를 통해 고병원성 AI의 병원체 유전자를 신속하게 검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부의 검사만이 가축전염병의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한 해결책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장에서의 '자율방역'이다. 즉,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농장 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차단방역을 해야 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 5가지를 요약한다면, 첫째, 농장 진입로와 울타리 둘레 외부에 생석회를 우선적으로 도포하자. 생석회는 소독효과 뿐만 아니라 농장에 출입하는 각종 차량에 대한 시각적 차단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둘째, 가축운반차량이나 사료와 왕겨와 같은 축산관계 차량의 GPS기록과 출입 기록부를 철저히 작성하자. 셋째, 축사 동별 출입구에서는 반드시 전용 장화를 비치하여 축사간의 오염을 최소화 하자. 넷째, 야외에서 사용하는 축산 장비나 깔집용 왕겨 등은 외부로부터 날아들 수 있는 새들로부터 노출을 피하기 위하여 반드시 그물망을 설치하거나, 비닐로 덮어서 관리하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축사 내·외부는 청결하게 청소와 소독을 매일 실시하여 질병발생을 사전에 차단하자.

코로나19의 예방법이 시민들 스스로가 마스크를 잘 쓰고 3밀(밀폐·밀집·밀접)을 피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인 것처럼, 고병원성 AI를 극복하기 위해서 지금은 축산관계자 모두의 '책임 있는 자율방역이 필요한 시기'이다. 김용환(광주보건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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