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타투규제를 통해 바라본 혁신에 대한 단상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입력 2023.02.22. 15:41

요즘 넷플릭스에서 방송되는'피지컬:100'이 글로벌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상금 3억원을 걸고'몸짱'100명 중 최강의 피지컬을 겨루는 서바이벌 예능 게임이다. 독특한 구성과 함께 시청자의 눈길을 끄는 건 지상파에서 볼 수 없던 참가자들의 몸싸움과 화려한 타투다.

언론은 피지컬 100이 시청자에게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지상파의 한계를 넘어선 점'을 꼽고 있다. 지상파에서는 다룰 수 없는 폭력적인'몸싸움'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그 속에서 스포츠맨십이 주는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미디어콘텐츠 제공 서비스인 OTT를 통해 묵은 제도의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혁신의 결과는 대 성공이다.

한국 타투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외국인 고객이 한국에 와서 타투를 받을 정도로 K타투의 위력은 대단하다. 타투와 반영구화장의 국내 시장규모는 약 1조 2천억원이고 시술을 받아본 사람은 약 1,300만명, 국민 4명중 1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세계에서 유일하게 불법의 굴레에 놓여있다. 한국은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을 형사 처분하는 유일한 나라이다. 국내에서 타투 시술을 하는 의료인은 단 1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5월 타투유니온 김도윤 회장은 의사가 직접 해도 불법이라고 했다. 전 세계에서 의료기기 인증을 받고 생산되는 타투용품은 없기 때문이다.

타투 범죄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최고조이다. 타투 시술자는 시술 후 협박과 폭력,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소비자도 안전을 보장받기 어려운 환경이다. 의사들은 침습행위가 의료행위이기 때문에 의료인만 해야한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 문신사들은 타투합법화를 위해 토론회, 집회, 퍼포먼스도 하고 있다. 정부는 문신사들에게 사업자등록을 권유하고 세금을 징수하면서, 또 한편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불법행위라며 단속에 나서고 있다. 국회에 제출된 타투관련 법안도 6개이고, 국가인권위원회도 국회의장에게 타투관련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라고 권고했다. 타투에 대한 국민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갈등의 사회적 비용도 점점 늘어날 것이다.

타투가 의료행위라는 우리나라 법원의 판례는 일본을 본따 1992년에 만들어졌다. 그런데 정작 일본은 2020년 9월 의사면허가 없는 자도 타투 시술행위를 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우리나라만 30년 전에 멈춰서 갈등만 깊어지고 있다.

규제자유특구를 통해 사회 갈등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지상파 방송에서 안되는 몸싸움이 OTT에서 성공했듯이, 일정기간 규제 없이 테스트할 수 있는 규제자유특구 제도를 활용해보자. 비의료인도 교육을 받으면 시술할 수 있는지, 타투용품은 의료기기 인증이 꼭 필요한지, 타투산업이 과연 지역성장을 견인할 만큼 매력적인지 실험해보자.

혁신성이란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묵은 풍속, 관습, 방식 등을 바꾸어 새롭게 하는 일도 혁신이다. 규제자유특구의 목적은 지역의 혁신적이고 전략적인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K-타투 규제를 걷어내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련 제품 제조업계의 수출활로를 열 수 있을 것이다. 해외 타투이스트와의 교류, 박람회를 열어 해외관광객 유치도 늘어날 수 있다. 지난 30년동안 불법의 굴레속에서 꽃 피우고 있는 K-타투에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것은 대단한 혁신이 될 것이다. 최근 광주광역시가 타투 규제자유특구 신청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결과를 떠나서 광주광역시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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