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령인구 많은 전남, 오존 보호 시스템 절실

@박현수 전남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사·공학박사 입력 2024.11.17. 17:57
전남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사·공학박사

오존경보제는 지난 2002년부터 전남 22개 각 시·군을 대상으로 해마다 4월15일~10월15일까지 운영되고 있다. 올해 전남 지역의 오존경보제 운영 결과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가 79회로 2023년 49회였던 것에 비해 무려 61%나 늘어났다.

오존은 산소분자(O2)에 산소원자(O)가 결합된 반응성이 높은 기체로 1차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NOx),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 오존 생성물질이 25℃ 이상의 기온과 강한 자외선에 의해 대기중에서 생성된 2차 대기오염물질이다. 일반적으로 오존 농도는 일사량과 기온 등에 비례해 증가하고, 강수량과 상대습도 등에 반비례하는 등 기상 조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오존은 산화력이 강해 장시간 흡입하면 호흡기관에 영향을 미쳐서 천식과 기관지 질환을 악화시켜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끼친다. 특히 노인과 어린이들은 짧은 시간 노출에도 호흡기와 폐기능이 손상될 수 있다. 또한, 식물 생장 과정에서 잎마름 현상이나 반점 현상이 발생하여 농업 생산량을 급격히 감소시키는 대기오염물질로 환경부는 대기환경기준물질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오존 농도를 측정하는 도시대기측정소는 도내 22개 시·군에 41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2002년부터 광양만권(여수·순천·광양)을 시작으로 2003년 목포권(목포·영암)으로 확대됐다. 2024년 현재 광양만권에 총 18개 도시대기측정소가 배치돼 있으며, 그 외 시·군은 1 ~ 2개소씩 운영하고 있다.

오존경보제 발령기준은 1시간 평균 농도가 0.12ppm 이상이면 주의보, 0.3ppm 이상이면 경보, 0.5ppm 이상이면 중대경보를 발령한다. 올해는 4월18일 여수, 순천을 시작으로 9월14일 순천까지 총 79회 오존주의보가 발령됐으며, 발령최고농도는 6월 19일 광양에서 0.22ppm로 측정됐다.

전국 오존주의보 발령현황을 살펴보면, 2023년 346회에서 2024년 655회(89.3% 증가)로 늘어나는 추세다. 전남 지역도 2023년(49회) 대비 61%로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산업단지가 밀집한 광양만권에 75회(95%) 집중 발령됐다.

이는 오존의 전구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와 질소산화물을 대규모로 배출하는 여수·광양산단지역의 대형 오염배출사업장 밀집과 연안지역으로 특성상 대기 정체현상 심화 등 원인도 있겠지만, 올해 전국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가 전년대비 급격히 늘어난 점을 고려할 때 지구온난화에 따른 평균기온 상승, 태양 자외선량 증가도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앞으로 오존관리는 지구온난화대책과 연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은 고농도 오존 발생을 저감하기 위해 오존경보 상황실을 1년 365일 매일 운영하며, 가장 높은 농도를 기준으로 시·군별 오존경보제를 발령하고, 상황을 신속히 전파 함으로써 도민 건강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오존 문자알림서비스는 전남보건환경연구원 홈페이지(jihe.go.kr)에 연결돼 있는 '전남도 대기질정보 시스템'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오존농도와 경보제 발령상황은 에어코리아(airkorea.or.kr)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오존경보가 발령되면 시·군에서는 질소산화물,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사업장 특별점검 및 자동차 운행 등 생활 전반에서 오존 발생물질 집중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교육청은 어린이 보호를 위해 별도 오존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특히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이 오존으로 받을 수 있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오존농도 심하면(0.5ppm 이상) 수업단축 및 휴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자극에 민감한 노인들에 대한 보호 대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2022년 질병관리청에 발간한 '제1차 기후보건영향평가 보고서'에서는 대기질에 대한 10년 영향을 평가한 결과, 초미세먼지농도는 완만하게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오존은 증가하는 추세라고 보고했다.

오존 농도 상승에 의한 초과사망자는 2010년 1천248명에서 2018년 2천890명으로 2.3배 증가했다. 특히 초과사망자 수는 65세 이상과 남성에서 더 많이 추산됐다. 반면 초미세먼지 장기노출 사망은 2015년 2만 4천276명에서 2019년 2만3천53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는 정부의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부처·지자체·민간 등과 함께 봄철 고농도 초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총력대응을 추진한 결과로 판단된다. 그런데 국정과제 선정에서 우선순위가 뒤로 밀린 오존의 경우 농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우상향'패턴을 보이고 있다.

2024년 9월 기준 전남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6.9%로 UN에서 규정한 노인이 총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돌입했다. 특히 농어촌은 노령인구수 비율이 더욱 높으며 고농도 오존에 발생에 더욱 취약하다.

오존으로부터 건강보호를 위한 최선의 대책은 오존경보 발령시 실외활동은 자제하고 실내에 머무는 것이다. 특히 시·군 보건소와 어르신들이 모이는 경로당 중심으로 오존으로부터 노인을 보호하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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