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 한국 원전 산업의 또 다른 쾌거

@무등일보 입력 2024.11.24. 17:55
조성은 ㈜무진기연 대표이사

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지며 국민 모두가 함께 환호했다. 이는 UAE 바라카 원전 이후 무려 15년 만에 이루어진 쾌거로, 정부와 한수원, 그리고 국내 원자력 기업들이 하나로 뭉친 '팀 코리아'의 노력이 만들어낸 성과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규모 면에서도 역대 최대의 원전 수출로 기록될 만한 위대한 성취다. 이 자리를 빌려 '팀 코리아'의 모든 분께 깊은 찬사를 보낸다.

일각에서는 이번 체코 원전 수주가 저가 수주 혹은 덤핑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국내 원전 2기의 건설비가 약 11조 5천억 원인 점을 고려할 때, 체코 원전의 수주 금액인 24조원은 해외 건설비로서 적정한 수준이다. 오히려 체코가 우리를 선택한 것은 합리적인 가격 외에도 한국의 기술력과 납기 준수 능력, 그리고 현지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체코는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화라는 두 가지 큰 과제를 안고 있다. 에너지 자급자족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는 체코는 현재 원전을 운영 중이며, EU의 '그린딜' 정책 참여를 위해 탈탄소화를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한국은 지속적으로 원전을 건설하며 축적한 기술력과 안정적인 납기 관리로 프랑스를 비롯한 경쟁국을 제쳤다. 이는 단순히 가격뿐 아니라 품질과 신뢰성이 뒷받침된 결과다.

향후 체코의 나머지 2개 호기 수주를 위해서는 현지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지화는 단순히 도전 과제가 아닌, 우리에게 유리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원가 절감과 물류 최적화 등 경제적 이점이 우리 편에 있고, 두산의 현지 공장 운영과 같은 전략적 결정은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원전 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 문제가 걸림돌로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형 원전(APR 타입)은 지난 30여 년간 독자적으로 업그레이드된 기술로, 미국의 흔적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이는 허가 대상이 아닌 신고 대상에 불과하다. 미국 법규에 따라 신고 주체가 미국 기업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웨스팅하우스와 협력하거나 현지 상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다. 오히려 미국 입장에서도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의 협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체코 원전 수주를 계기로 국민들의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실감한다. 또한, 무탄소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의 중요성과 안전성에 대한 이해도 역시 크게 향상된 것 같아 원자력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기쁘다.

특히, 이번 성과를 통해 원자력 기술과 원자력 산업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높아지고, AI 산업 발전과 데이터 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를 국민들이 더욱 체감하게 된 점도 긍정적이다.

필자가 거주하는 지역에는 한빛원전이 위치해 있다. 지역민들 또한 과거와 달리 원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되었고, 원전의 안전에 대한 이해도 역시 많이 높아져 한빛1.2호기 계속운전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도 인지하고 있으며, 지역 발전과 세수 증가 측면에서의 원전의 중요성 역시 인식하고 있다.

이는 한수원과 한빛원전의 직원들이 지역민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신뢰를 쌓은 덕분이다.

이 모두가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원자력 산업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분들의 노력의 결실이라고 믿는다. 체코 원전 수주는 한국 원전 산업이 다시 한번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사례다. 이를 계기로 한국의 원자력 산업이 더욱 도약하길 바라며, 모든 원자력인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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