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텝을 타고 실크로드를 가다

@이경래 순천대 초빙교수·경제학박사 입력 2024.11.27. 18:02
이경래 순천대 교수

최근에 학생들과 함께 실크로드의 도시 알마티를 다녀왔습니다. 인류사회에서 전 지구적 단위의 국제무역은 실크로드가 열리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인류는 태동부터 교환활동을 했습니다. 교환활동은 부족단위를 벗어나 인접한 부족 사이에 교환이 있었고 점차 범위가 넓어져서 오늘날의 전 지구적 국제무역으로 발전하였습니다.

문헌을 보면 지중해를 중심으로 지역 단위의 국제무역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현재의 시리아를 중심으로 레반토 지역의 무역, 현재의 튀르키예에 해당하는 아나톨리아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무역 등이 있었습니다. 모두 다 기원전에 있었던 국제무역입니다. 고대 로마는 부족한 식량을 이집트에서 조달하였습니다. 성경에는 솔로몬이 많은 배를 빌려서 지금의 스페인에 이르기까지 활발하게 무역을 하며 거대한 부를 축적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대략 기원전 천년 경의 국제무역입니다. 기록을 찾아보기는 어렵지만 같은 시기에 중국, 인도 등 아시아의 일정한 지역 내에서도 국가 사이의 무역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류사회가 전 지구적 단위로 무역을 한 것은 기원전 200년경에 실크로드가 열리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중국의 최초 제국 한나라와 서양의 패권자 고대 로마가 서로를 인식하면서 실크로드를 통해 서로 문물을 활발하게 교환했던 것입니다.

현대에 들어서 국제무역은 국가 경제의 발전 동력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자국 기업의 물품과 서비스를 해외에 판매하면서 부를 축적하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제통상 역량은 세계적으로 Top 그룹에 속합니다. 우리나라는 연간 수출입 총량, 교역 물품의 구성, 교역 상대국의 다양성 등에 있어서 국제통상 대국의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국제시장에서 계속적으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제무역의 변화에 대응하는 전문인력을 끊임없이 공급하고 더 많은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에 참여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 핵심 요소를 실현하는 사업이 지텝(GTEP, Glocal Trade Expert Incubating Program)입니다. GTEP을 명칭에 내포된 대로 설명하면 국내와 국제 무역 환경 모두에서 활동할 수 있는 전문가를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무를 통해 양성하는 사업입니다. 산업부가 주관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20개 대학을 선정하고, 선발된 대학은 40명 내외의 학생을 엄선하여 1년간 현장 실무 중심으로 국제무역을 교육하고 훈련합니다. 사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학교가 소재한 지역의 내수 중소기업 또는 수출 초보 중소기업을 산학협력기업으로 발굴해서 1년 동안 국내 및 해외 전시회에 동반 참가하고, 전자 상거래 플랫폼에 상품을 등록하며 판촉활동 등과 같은 실무를 수행합니다. GTEP 참가 학생들의 마케팅 활동으로 산학협력기업은 실제로 해외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올리기도 합니다.

GTEP 사업의 비전은 청년 무역전문가를 양성 및 공급하여 지역의 중소기업이 왕성하게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게 하는 것입니다. 내수시장에서만 활동했던 기업은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찾고 수출 초보기업들은 기존 해외시장 외에 잠재력이 높은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고 진출하는 하는 데에 GTEP 참여 학생들이 엔진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죠. 전문 인력과 해외 정보가 부족한 내수 중소기업과 수출 초보 중소기업에게 GTEP은 최적의 수출지원 사업이 되고 있습니다.

국립순천대학교는 GTEP 사업을 3년 동안 수행할 대학으로 금년 초에 선정되었습니다. 산업부와 전남도로부터 연간 약 2억 원의 GTEP 수행 예산을 받아서 매년 학부 학생 40명을 선발하여 종합적인 무역실무 교육과 현장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은 국제무역의 이론뿐만 아니라 무역 현장에서 실제로 경험을 쌓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금년에 우리 대학의 GTEP 학생들은 산학협력기업과 함께 해외 박람회 또는 전시회에 14회 참여하였습니다. 선발된 모든 학생이 해외 박람회 또는 전시회에 참여하였지요. 해외박람회 또는 해외전시회에서 학생들은 현지의 잠재 바이어와 상담을 하면서 제품을 소개하고 거래 성사를 유도합니다. 국내 전시회에도 4회 참여하였습니다. 큐텐, 쇼피와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산학협력기업의 상품을 등록하여 실제로 해외매출을 일으키는 성과를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얼마 전에는 우리 대학의 GTEP 소속 학생 4명을 선발하여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국제식품박람회(FoodExpo Qazaqstan)에 파견하였습니다. 알마티가 과거 실크로드의 거점 도시였던 명성에 걸맞게 미국, 폴란드, 스리랑카 등 세계 곳곳의 판매자가 200여 개의 부스를 개설한 대규모 박람회였고, 부스를 찾아드는 잠재 바이어는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GTEP 예산으로 자체 부스를 임차하여 전남 지역의 두 중소기업으로부터 위탁받은 물품을 약 일주일간 전시하였고, 잠재 바이어 20여 곳과 수출 상담을 진행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과거의 실크로드에는 고구려 유민 출신의 명장 고선지 장군의 기상이 깃들어 있습니다. 지텝 청년들이 그의 기상을 가슴에 품고 오늘날의 새로운 실크로드를 열어나가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이경래 순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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