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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칼럼] 이제부터라도 '지역건축가 양성'에 더 큰 힘을 모으자

입력 2024.12.05. 17:50 정부선 기자
유창균
국립목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최근 우리 대한민국의 문화가 한류(K-Cultuer)라는 이름으로 모든 부문에서 전 세계적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음악에서 드라마로 또 드라마에서 영화로 그리고 영화에서 음식으로 그 영역을 파격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더욱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한류에 몰입하는 지경에 이르는 계층까지 등장하여 사뭇 국가적 민족적 자긍심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얼마 전 유튜브를 탐색하다 우연히 영상 하나를 발견했다. 앞으로 한류의 명성을 이어갈 분야에 대한 미국 방송사의 특집 다큐영상이었고, 그 내용은 다름 아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이후 모든 것이 무너진 폐허를 딛고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도 전통문화의 가치와 지역성를 잃지 않고 다양한 글로벌 트렌드 요소들을 결합하여 현대적인 한국 정체성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K-건축(K-Architecture)에 관한 것이었다.

취재진은 왜 한국건축이 종종 단순함과 유려하고 간결한 형태를 구현하는지를 설명하면서 건축기술의 눈부신 발전도 괄목할만 하지만 한국의 전통적 공간가치와 장소에 담겨진 맥락, 그리고 온돌과 같은 설비시스템을 현대건축 기술의 설계 자원으로 활용하여 디자인에 통합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었고, 한국인 건축가의 인터뷰에 매우 아름답고 인상적인 한국건축 영상미를 더빙하여 보여주면서 이와 같은 건축방식을 이어가는 한국의 지역건축가에게 찬사를 보냈다.

그런데 정작 우리들 스스로는 위와 같은 인식보다는 대규모 개발사업 중심의 도시화로 인해 지역의 특색을 잃어버리고 어느 곳이나 비슷해 보이는 획일적 도시경관을 만들어가는 것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더 공유하고 있어 보인다.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를 담은 건축물이 해당 도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획일적 도시경관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해결방안이 있다면 '지역건축가 양성'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라야 성당'을 설계한 안토니오 가우디나 일본 오사카의 '빛의 교회'를 설계한 안도 다다오 등도 무명이거나 건축 분야 무학력의 지역건축가를 지역에서 믿고 인정하고 지원해 키워낸 사례로 매년 이들의 작품을 보러 오는 수천수만의 관광객으로 인해 적지 않게 도시경제 활성화 및 도시 경쟁력 우위 유지에 도움을 받고 있다.

지역건축가 양성은 첫째, 지역의 환경·문화·역사를 고려한 건축 설계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역 맞춤형 건축을 가능한다는 점에서, 둘째, 지역건축가를 양성하고 지역 건축 시장을 활성화하여 지역 경제에 기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셋째,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 사회의 요구를 반영한 건축을 실현하고 지역 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높일 수 있게 하는 등 지역 사회와의 소통 강화를 가능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요약하여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역건축가 양성은 어떻게 해야 할까? 보다 바람직한 지역건축가 양성을 위해서는 첫째, 지역대학이나 교육기관에서 지역건축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운영하여 지역건축가를 양성하여야 하며, 둘째, 지역건축가 인턴십 및 취업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건축사무소에서의 질 높은 인턴십 기회를 보다 많이 제공하고 지역의 주요 건축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다양한 주제의 지역건축 공모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지역건축가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여 지역 건축문화를 활성화시켜야 하며, 넷째, 지역건축가들 간의 네크워크를 구축하여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시킴과 동시에 선순환 구조의 지역건축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다행히 우리 지역에는 지난 21년동안 매년 가을에 광주광역시청의 행정·재정적 지원과 대한건축학회(광주전남지회), 한국건축가회(광주전남건축가회), 광주건축사회 등 3단체로 구성된 광주건축단체연합회 주관으로 '광주광역시 건축·도시문화제'를 개최해왔고 이를 통해 지역건축가의 양성을 위한 우수건축상, 자랑스런 건축인상, 학술포럼, 공모전, 전시회, 사진전, 건축상, 아동미술전, 우수 공동주택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해 오면서 지역건축가 양성의 중심축을 만들어오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참여 확대 및 예산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어 해결책을 모색중이다.

'지역건축가 양성'은 건축 전문 인력을 단순 양성하는 것을 넘어 우리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투자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건축물을 통해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주민의 삶의 질과 자긍심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교육·행정·건축업계 모두 머리를 맞대 지혜를 짜내는 지속적 노력이 더욱 필요하며, 이는 앞으로의 과제로 미뤄둘 대상이 아니라 당장 서둘러야 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했으면 한다.

우리 지역건축가의 손으로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건축물을 직접 만들게 하고, 그 작품을 마주하러 오는 외국인과 타지역인의 방문이 대를 이어 줄을 잇는 미래의 모습을 마음 속에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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