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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시] 한 발 내딛고자, 한일 청소년에게

입력 2025.01.02. 19:46 조덕진 기자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시인

진정한 교류를 위한 고민이

가시지 않는 갈증처럼 찾아온 새해

뒷산에 쌓인 눈 무덤이

쏟아지는 빛에 허물어지면

우리의 관계도 그렇게 녹아 흐를까

오물을 덮은 땅 위에

그윽한 향기가 머물 리 없고

부끄럼을 가리려는 마음속에

진실의 창이 열릴 리 없지

맞은편에서 건너오는 청년들아!

미래를 위해 과거를 비추는 빛에도

눈 맞추지 않으련

맞은편으로 건너가는 청년들아!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어두운 역사도 들려주지 않으련

행정이라는 자가 돌변해

사법 판결을 뒤엎고

군을 동원해 입법부까지 쳐들어간

부끄러운 얘기까지

가슴 아픈 속사정을 알면 알수록

우정은 깊어지고

상처를 보듬으면 보듬을수록

오해는 사라질 터

이쪽에서 크게 소리치지만

그쪽에서 돌아오지 않는 건

서로 터놓음이 모자라기 때문 아니더냐

하시마섬의 잔해가

사도섬까지 떠밀려 간 건

파도의 사연을 주고받지 않았기 때문 아니더냐

위선이 진실을 가리고

양심의 목을 비틀어 조이는

우울한 시대

우리 손잡고

빛이 비치는 눈길이라도 밟으며

뜨거운 가슴으로 소주잔이라도 기울여보자!

한해가 열리는 새벽길에 서서

해협에 가로놓인 장벽이라도 두드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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