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9명이 숨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수사본부는 3일 참사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데 모든 수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관제사와 조종사간 교신 기록을 토대로 긴박했던 참사 직전 상황을 분·초 단위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참사 직전 상황은 크게 관제사의 '01방향 활주로' 첫 착륙허가, 조류 회피 주의,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에 따른 조종사 '메이데이' 선언, 복행 시도, 관제사의 '19방향 활주로' 2차 착륙허가, 조종사 동체착륙 등이다. 2차 착륙허가 당시 관제사는 비상 착륙에 대비하기 위해 공항소방대에도 출동을 요청했다.
하지만 비상 착륙에 대한 대비가 이뤄지기 전 참사 여객기는 '랜딩 기어(비행기 바퀴)'를 펴지 못한 상태로 착륙을 시도, 활주로 끝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한 뒤 폭발했다.
수사본부는 이같은 일련의 모든 과정을 재구성하기 위해 전날부터 진행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참사 여객기의 이동 경로와 상황 등을 볼 수 있는 활주로 인근 CCTV 영상과 사고기 운행·정비 기록을 정밀 분석한다.
또 착륙 직전 오른쪽 날개 쪽 엔진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일었던 장면이 촬영된 영상도 들여다 본다.
기체 결함, 양쪽 날개 동시다발 조류충돌 가능성, 조류 충돌 여파로 인한 랜딩기어 조작 불능 등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검증하며, 관제사와 조종사 사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이유도 수사한다.
이·착륙 과정에서 큰 위험 요인인 조류 충돌을 방지할 인력과 시설물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었는지도 수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참사 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콘크리트 둔덕이 만들어지기까지 규정 위반은 없는지, 최초 설계·설치와 두 차례의 보강 공사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는지 등도 조사한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엄정하게 조사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전 9시3분께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중 외벽과 충돌해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참사로 인한 광주·전남지역 희생자는 총 157명(광주 85명·전남 72명)으로 집계됐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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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서 일가족 3명 수장시킨 친부, 항소심서 "죄송하다"
아내와 두 아들을 태운 차량을 몰고 바다로 돌진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자살방조)를 받는 가장 A(49)씨가 6월4일 오전 광주 북구 북부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진도 한 선착장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숨지게 한 40대 가장이 항소심에서 "죄송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의영)는 16일 살인, 자살방조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지모(49)씨에 대한 항소심 재판 기일을 종결했다. 지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지씨는 지난 6월1일 오전 1시12분께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 인근 선착장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지씨는 아내 A씨와 범행 나흘 전인 지난 5월28일 자택 인근 약국에서 수면제를 넣을 드링크제를 구매했다.범행에 사용된 수면제는 아내가 처방받은 조울증 치료용 약물로, 이를 가루로 만든 후 드링크제에 담은 것으로 드러났다.이후 5월30일 오후 무안으로 출발해 한 펜션에 입실해 하루를 보냈다. 이곳 펜션의 숙박기간은 3박4일로 지난 2일까지 예약했으며, 이후 진도로 향한 지씨 가족은 5월31일 오후 10시30분께 목포의 한 공원 주차장에 들러 두 아들에게 수면제가 든 드링크를 마시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지씨는 일가족과 함께 동반자살을 하기 위해 승용차를 바다에 빠트렸지만 본인만 운전석 창문을 통해 헤엄쳐 나왔다. 이후 인근 야산에서 날을 샌 지씨는 2일 오후 선착장 인근 공중전화를 통해 본인의 형에게 "진도로 데리러 와달라"고 요청했다.지씨는 진도로 내려온 동료 A씨의 차를 타고 광주로 도주했고, 범행 44시간만에 서구 양동시장 인근에서 경찰에 검거됐다.건설 현장 소장으로 일해 왔던 지씨는 건설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자 대출을 받아 산하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해 왔지만 계속된 대금 지급 연체로 인해 빚이 산더미처럼 불어났고, 지씨와 아내가 진 빚은 1억6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의 1차 검시에서 별다른 외상이 없는 익사 소견이 나왔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구두 소견 또한 익사로 전해졌다.경찰은 또 지씨 부부와 두 아들 앞으로 가입된 건강실비보험 외에 생명보험이나 고액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보험 등은 없던 것으로 확인했다.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두 아들을 살해했고, 배우자의 자살을 방조했으며, 본인은 홀로 살겠다고 바다를 헤엄쳐 나왔다"며 "사람의 생명은 존귀한 가치로, 생명을 헤치는 살인 행위는 죄질이 무거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어 "이번 살인 사건은 천륜을 저버리는 일로, 죽는 그 순간까지 아들들은 부모가 본인들을 죽이고자 마음 먹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라며 "피고인이 땅으로 올라왔을 때 구조요청을 했더라면 가족들이 모두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피고인은 영원히 사회와 격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시했다.검찰 측은 "'선처'와 '감형'이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리지 않는 사건"이라며 "남은 인생 처절히 반성하면서 돌아가신 분들을 떠올리면서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하며 항소 기각을 재판부에 요청했다.지씨 측 법률대리인은 "피고인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 다만 피고인이 지속적인 경제문제에 시달리는 과정 속 삶을 비관하다 이 사건과 같은 극단적인 행위를 저질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지씨는 "죄송하다"는 말만 연신 되풀이했다.재판부는 내년 1월13일 지씨에 대한 선고 재판을 열 예정이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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