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부터 남자친구, 추모객 등 메시지
최선 다한 기장·부기장 애도하는 글도

무안국제공항에 만들어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이른바 '추모 계단'이 추모객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3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항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 난간 곳곳에 손편지로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 계단이 조성됐다.
추모 계단은 이근호 손편지운동본부 대표가 참사 유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만들었다.
이 대표는 30여년 전 불의의 사고로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잃은 뒤 손편지운동본부를 만들고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를 비롯한 사회적 참사 현장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이번 참사로 의사 딸을 잃은 한 유가족은 "우리 이쁜 효녀 딸은 가고 없는데 엄마 용돈 주는 날이라 입금 문자가 왔네. 의사 선생님 돼서 집안 자랑이었는데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멀리 떠나 보내 미안해. 편히 쉬어"라고 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동생을 떠나 보낸 또 다른 유가족은 "사랑하는 내 동생, 웃는 너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이제 볼 수 없다는 게 정말 믿기지가 않아. 가족방에 없어지지 않는 '1'이 아직도 믿을 수 없어. 사랑한다고 더 말하고 꼭 안아줄 걸 부끄러워서 피했던 게 너무 후회돼"라고 글을 남겼다.
참사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동시에 잃은 한 유가족은 "돌아와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맴도네. 두 분의 발자취 따라서 빈자리 내가 채울게. 하나님 옆에서 우리 지켜봐줘.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라고 적었다.
희생자의 남자친구로 보이는 한 남성은 "사고 날 때 많이 놀랐지. 내가 지켜줬어야 했는데 미안해. 처음으로 부모님께 인사도 드렸어. 부족하지만 내가 부모님 잘 챙길게. 많이 사랑해. 꿈에서 보자"라고 편지를 붙였다.

마지막 순간까지 탑승객들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기장과 부기장을 애도하는 손편지도 있었다.
해당 손편지에는 "너무 너무 애쓰셨어요", "승객들에게 미안함 갖지 마세요", "두 분이 자랑스럽습니다" 등이 적혀 있었다.
합동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도 "행복의 나라에서 뵐게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돕겠습니다", "평온하게 잠드실 수 있게 간절히 기도할게요" 등 추모 메시지로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일부 추모객은 곳곳에 붙은 손편지를 읽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광주시민 김채연(26·여)씨는 "합동분향소를 찾았다가 메시지를 남기게 됐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희생돼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며 "하늘나라에서는 못다 한 일 하면서 편히 쉬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전 9시3분께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중 외벽과 충돌해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참사로 인한 광주·전남지역 희생자는 총 157명(광주 85명·전남 72명)으로 집계됐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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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는 평범한 일상이 돌아오겠지" 화순전남대병원 전경. 무등일보DB "2024년 4월 12일 나의 34번째 생일에 열 살짜리 큰 아이의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출근 전 아이의 안색이 좋지 않아 집 앞에 병원을 들렸을 뿐인데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마주한 의사 선생님 말에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중략) 벌써 6개월이 지나 집중 치료 기간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여섯 살짜리 둘째는 형이 아직도 아프냐는 말을 종종 한다. 커가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이런 말을 하지 않게 되는 평범한 일상이 돌아오겠지"화순전남대학교병원이 공개한 암 극복 희망 수기 '다시 일상으로'의 일부 내용이다.화순전남대병원은 암 환자와 보호자들의 투병 극복 체험기를 담은 '암 희망 수기'를 병원 홈페이지 게시판에 공개했다.이번 수기 공모는 화순전남대병원 광주전남지역암센터와 광주전남권역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가 주관했으며 암 환자와 가족을 이해하며, 서로에게 희망을 주고 암 예방 실천을 생활화하기 위해 마련됐다.이번에 공개된 수기는 암 조기 발견부터 치료 과정, 극복, 간병 이야기까지 환자와 가족들의 생생한 경험을 담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올해 10회째를 맞은 공모에는 '다시 일상으로', '결말이 나지 않은 한 청년의 이야기', '때 이른 시련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기에', '두 번째 삶' 등 24편이 응모했다.해당 수기들은 모두 병원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민정준 병원장은 "이번 수기 공개가 현재 투병 중인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암 예방과 극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한편 광주전남지역암센터는 지난 2015년부터 '당신은 소중합니다'를 주제로 해마다 암 극복 수기를 모아 책으로 출간하고 있다. 이 책에는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암 치료와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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