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이미 가능한 에듀테크

@정유하 나산실용예술중학교 교장 입력 2020.09.14. 18:00

아침 뉴스에서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원격수업에 대한 학부모의 불만을 다룬 기사를 보았다. 20분 분량의 동영상 콘텐츠를 올려주고 과제만 내주는 방식의 수업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준비되지 않은 원격수업의 질 때문에 일반대학의 강의와 사이버대학의 강의를 비교하며 여러 대학교의 학생들이 등록금을 돌려달라는 시위를 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가져다준 부작용이며 미래에 대한 준비없이 미래사회가 훅 들어와 버린 결과이다. 그러나 이와같이 갑작스럽게 닥친 교육생태계의 변화와 문제들은 사회전반의 미래에 대한 준비부족과 교육기관의 발 빠른 대응부족일 뿐, 교육의 형태는 예견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지난 9월 9일부터 11까지 진행되었던 '2020 에듀테크 코리아 포럼'은 이미 전세계가 에듀테크를 통한 비대면 교육의 혁신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행사였다.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AR/VR(가상현실/증강현실), 클라우드, 5G는 에듀테크가 지향하고 있으며 극복해야 하는 기본적인 기술이다. 또 이들 기술을 통해서 교육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실 지난 칼럼에서도 이러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자는 건의를 했었는데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뻘쭘하기도 하다.

이번 포럼에 초청된 많은 강사 중에서도 세 사람의 발표가 눈에 띄었다. 먼저는 런던 대학의 학습자 중심 디자인학과의 로즈 루킨이다. 학과명이 미래지향적이어서 먼저 놀랍다. 루킨의 발표 제목은 "교사와 학생들을 위한 AI(인공지능)의 활용"이었다. 앞으로 개발될 AI는 지능지수가 500~1,000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AI를 옆에 두고 살아갈 우리들이 어떻게 학생들을 교육해야 할까? 루킨은 '무엇이든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며 자신만의 학습법을 개발해야 하고 흔히 자기 주도성이라고 표현되는 메타인지능력을 신장시켜야 한다고 한다. 또 다른 강사는 스탠포드 대학, 가상인간 상호작용연구소 소장인 제러미 베일렌슨 교수로 그의 발표는 "On-Demand: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통한 학습혁신"이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술을 교육현장에 곧바로 들여와 현실화시키면 된다.

'2020 에듀테크 코리아 포럼'에서 발표된 기술들은 당장에 닥친 원격수업에 피로해진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교육종사자에게 놀랍고도 좋은 소식이었다. 하지만 에듀테크놀로지의 현실화는 교사 개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이다. 이제 이러한 혁신적인 기술을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보급하고 교육시키는 일은 교육관계 당국의 임무이다. 더이상 미래에 다가올 교육 혹은 원격교육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디지털교육으로의 전환에 발 빠르게 반응하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이렇게 미래만을 지향하며 달리다 보면 당연히 소외되는 학생들도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문제도 이번 포럼에서는 놓치지 않았다. 에누마의 이수인대표는 '교육의 기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디지털 제품의 역할과 도전 과제들'이라는 부제를 단 "모든 사람을 위한 양질의 교육"을 발표했다. 이미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문맹 아동 학습을 위해 개발된 제품인 '킷킷스쿨'로 글로벌 러닝 X프라이즈 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다. 이 제품은 기초 수학과 문해 프로그램이 담겨있고 디지털 앱만으로 문맹 아동 기초학습이 가능하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개발되고 있는 디지털 교육기술로 최첨단의 지루하지 않은, 더 나아가 대면수업의 차원을 넘어서는 원격교육이 가능할 뿐만아니라 기초학습이 부족한 아이들의 문제까지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정책적인 차원의 신속한 노력만이 절실하다.

* 글로벌 러닝 X프라이즈 대회는 세계 최대 비영리 벤처 재단이 주최하는 국제대회로 전세계 2억 5000만명 문맹 아동 문제의 해법을 소프트웨어에서 찾으려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정유하 나산실용예술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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