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교육감 예비 후보의 자격

@정화희 운리중학교 수석교사 입력 2021.09.28. 18:22

추석을 맞아 사방에 내걸렸던 현수막이 모두 철거되었다. 관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내거는 것은 불법이란다. 그런데도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하여 입후보 예정자들 이름이 추석 밥상에 오르기 위하여 무차별적이었던 모습이다. 이전 우리가 비판했던 아파트 분양 광고처럼 말이다. 교육감 후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분들도 마찬가지다. 하기야 자신을 알리고 판매하는 행위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것을 아시는지? 현수막 너머 교육적 역할과 가치 있는 행동을 시민들은 찾아보고 평가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지난 주말 친구들과 산에 다녀왔다. 이야기 화두는 당연히 대선 후보들에 대한 평판과 기대이다. 다음으로는 교육계 친구들이 많으니 교육감에 대한 업적 평가와 차기 입후보자에 대한 정보 교환이다. 공식 선거운동 시기 이전이니 본격 운동보다는 조직을 다지고 나름대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는 지혜를 모으며 여러 SNS 활동을 통하여 접촉면을 늘려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교사로서의 기대와 학부모로서의 기대가 꼭 일치하지 않는 데에 고민이 있다. 그래서 기대하는 교육감의 조건을 친구들과 함께 나누어 보았다.

첫째, 학교 현장을 잘 아는 후보이길 바란다. 누구나 출마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현장을 잘 알고 나서 방향성을 제시했을 때 설득력은 배가 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방향성도 현장과 더불어 가지 않으면 공염불이 되는 경우가 많다. 대선 후보 중 서민 정책을 만들면서도 서민들의 삶을 알지 못하여 웃음을 사는 것과 유사하다.

미래 핵심 역량이라고 하여 당연하다고 여기는 교육 활동들이 모두 현장에서 실제적으로 구현되는 것은 아니다. 불편한 진실임을 고백해야 한다. 교육감의 철학과 방향성을 일방적으로 채우기보다는 현장의 고민과 업무 부담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제시해야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더딜지라도 같이 가라'는 말이 있다. 또한 초등과 중등이 바라보는 교육이 다르지 않은가? 현장을 잘 파악하여 교육감의 행보가 행정가가 아니라 함께 하는 실천가이길 바란다.

둘째, 보편적 교육 가치와 공정한 교육 기회의 확대이다. 나아가 균형 감각이다. 누구에게나 맞춤형 교육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세상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능력보다는 역량을 강조하는 시대이다. 인재 육성이 아니라 시민 양성의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고 능력과 인재가 필요 없는 시대일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가 필요한 시대이다. 예전 지력 중심 학습 결과로 능력과 인재를 재단하는 교육이 문제인 것이다.

간혹 학력이 하향 평준화되었다는 말을 듣는다. 정량적 수치는 눈에 얼른 띄어 말하기 좋은 것은 당연하다. 이 지점에서 고민이 있다. 능력과 역량이, 인재와 시민이 함께 성장하는 교육은 없는 것일까? 꼭 그러한 지혜를 보여주실 일이다. 또한 코로나로 인한 학력 회복도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셋째, 연대와 공감 능력이다. 여전히 교육감을 사회적 지위와 권력의 표징, 곧 완장(?)으로 기대하는 후보는 없으리라 믿는다. 안과 밖이 같은 교육감, 배려하고 정성을 다하는 교육감을 갖고 싶다. 소문은 금세 들릴 것이다. 진영을 넘어서 모든 교육 주체가 만족할 수 있는, 기득권이 아니라 봉사하는 자리임을 명심하실 일이다.

예비 후보들의 지나온 삶이 사회문제에 대하여 고민하고 더불어 행동하며 해결하고자 하는 결기가 있으시길 바란다. 혹시라도 회의 석상 자리에 앉는 것으로 시민 문화 활동을 하셨다면 그것으로 끝내실 일이다. 우리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들의 고민에 대하여 공감하고 불철주야(不撤晝夜) 헌신하고 희생할 각오가 없으시다면 출사표를 거두실 일이다.

물론 위에 제기한 기대들은 항상 어느 때나 당연하다고 여기는 최소한의 질문이다. 아직 이른 감은 있지만 시민들은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선택되든 선택을 받지 못하든 여전히 교육을 절대 명제로 고민하고 광주·전남 교육의 디딤돌이 되어 주실 것이라 믿는다. 정화희 운리중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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