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노력하고 준비한 만큼 회복의 속도는 빨라질 것

@김지선 각화중학교 교사 입력 2021.11.02. 18:59

그토록 기다려왔던 '단계적 일상 회복' 1단계가 시작되었다. 지난 1년 10개월 간 대한민국은 지구촌 어느 나라보다 확진자 발생을 최소화하며 최선을 다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왔다. 그리고 전 세계적인 백신 수급 불균형 속에서도 국민들의 높은 참여도를 통해 전 국민 백신 접종률 70%를 빠르게 달성해 새로운 일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렇게 '단계적 일상 회복 1단계'의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교육계에서도 장기간 원격수업으로 인해 학생들의 신체적, 정서적 결핍은 물론 학습 결손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지만, 한 걸음씩 회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특히 지난 1년 10개월의 긴 암흑의 터널을 지나며 교육의 본질을 놓지 않고, 교육의 중심을 잡으려 했던 노력의 작은 결실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한발 앞선 수학여행=10월 초, 교육 회복 지원을 위한 현장 체험학습 관련 공문이 내려왔다. 1학기에 '코로나 시대 수학여행 계획 세우기 프로젝트'를 수업으로 진행해 본 경험과 함께, 현 단계 혹은 더 열악한 상황에서 수학여행을 실시한다면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몇 차례 논의와 시행착오가 있었던 터였다. 공문이 내려오자 즉각적으로 학부모,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여 지필평가 실시 1주일 후 무박 2일의 수학여행을 진행했다. 기존 수학여행과는 달리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광주 근교 놀이공원과 전남 여수 지역을 중심으로 한 수학여행은 '배움', '성장', 그리고 '안전'까지 많은 것을 생각하고 돌아볼 수 있었던 뜻깊은 경험이었다.

◇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 축제와 체육대회=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금기시되었다. 모둠활동은 물론 이동수업, 체육활동까지 '방역'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덕·체를 균형 있게 발달시켜야 교육은 완성되는 법! 특히 작년 길었던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 및 정서적 공백을 원활한 신체활동을 통해 만회할 수 있다는 체육 교사들의 믿음과 헌신 덕분에 학생들은 마스크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다양한 체육활동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몇 차례 연기 끝에 열린 10월의 축제와 체육대회! 다른 학교라면 검토조차 되지 않았을 학급 대항전, 학급 공연이 이루어졌다. 물론 관람은 허용된 인원 외에는 해당 반에서 송출된 영상을 통해 진행되었다.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 때문에 절대 안 된다'가 아니라 '코로나 시대 축제와 체육대회를 누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과 책임이 뒤따른다.'는 학교 방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모두의 확고한 노력과 실천으로, 인근 학교의 확진자 발생 소식에도 더욱 합심하여 이틀간의 큰 행사를 안전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 이제 시작, 기후 행동 프로젝트=역설적이게도 암울했던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오면서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졌던 환경 문제들이 '나'와 '가족', '지구'의 문제임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학교 단위에서도 좀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기후 위기 관련 논의가 학교 전체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했고, 먼저 학생과 교직원 모두 각각 행동강령을 제정했다. 그리고 에너지 절약과 제로웨이스트를 위한 각종 아이디어 실천, 잔반 제로 및 채식 급식 도전, 학급별 캠페인 활동 등 11월 15일까지 한 달의 기간을 두고 천천히 그러나 밀도 있게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일회성이 아닌 일상이 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프로젝트도 검토하고 있다.

◇ 다 함께 한 걸음씩=위의 모든 실천들은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활동들이다. 물론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시간에도 코로나 확산에 대한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주춤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최선을 다했던 방역의 노하우를 지켜가며, 교육의 중심과 본질을 지키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일상 회복'은 단계적으로 진행되겠지만, 노력하고 준비한 만큼 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일상 회복'을 위해 국민, 학생, 선생님들 모두 파이팅이다! 김지선(각화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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