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찾아왔다. 풀업 잘하는 법을 알려 달라고 한다. 나는 학생에게 자신이 헬스 풀업과 크로스핏 풀업 중 어떤 풀업을 잘하고 싶은지 분명히 정해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헬스에서 풀업은 이두, 삼두, 어깨, 광배 등의 근비대와 스트렝스 강화가 주목적이라면 크로스핏은 강한 체력과 유연성, 전반적인 운동 밸런싱에 따른 풀업 횟수 증가를 주목적으로 한다. 크로스핏의 풀업은 반동을 이용해서 리드미컬하고 속도감 있게 풀업을 한다면 헬스의 풀업은 주로 광배나 삼두, 어깨 등에 중량 부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가를 섬세하게 느끼며 천천히 풀업을 한다고 말하였다.
크로스핏 풀업은 직접 해보지 못하였기에 가르쳐주기 어렵고, 헬스 풀업의 경우 그립 방법, 데드행과 숄더패킹의 자세 및 상호 전환 시 주의 사항 등을 어느 정도 알려주되 자세한 것은 아시아 풀업 기네스 보유자 동영상 플랫폼 계정이 있으니 그것을 보면 좋겠다고 권유하였다. 다만 내가 풀업을 한 개도 못하다가 1세트 10 - 15회씩 10세트 하게 되기까지 사용했던 방법은 말해주겠다고 하였다.
아울러 나는 경험자일 뿐 전문가는 아니기에 나의 성취 방법을 보편적으로 검증된 성취 방법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전문가는 너를 모르지만 나는 그래도 전문가보단 자네의 개인 상황을 더 알고 있으니 나의 말과 경험이 자네에게 의미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너에게 해준 말들에 여러 장점과 단점들이 있으니 다양한 정보를 수집 검토하여 너만의 방법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하였다. 학생은 고맙다고 하였다. 나는 도움을 줄 수 있어 즐거웠다고 하였다. 학생은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고, 나는 말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서로 존중하고 한계를 인식하며 오버하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쉬는 시간 잠깐의 책임의식 갖는 대화로 짧지만 신뢰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요즘 '책임의 부재 현상'을 느끼고 있다. 사회에서 지식인이라 인정받는 이들 중에서 상당 수가 자신의 지식과 생각만을 맹신하여 다른 생각과 의견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지식과 생각이 틀리다는 증거가 나왔을 때조차 이를 왜곡하며 지식인으로서 자신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다. 한편에서는 자신을 너드, 오타쿠, 찌질이, 양아치 등으로 비하하고 자조하며 자신의 무지함을 드러내놓고 그로 인해 차별받는 것에 대한 공감과 연민을 구한다. 동시에 이를 무기로 삼아 나는 무지하다고 인정했으니 더 이상 무지하다고 비판하지 말아라고 하며 무지를 드러내놓고 자행한다. 무지, 무지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자체를 회피하고 자신의 무지와 무지성에 대한 책임, 게으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한다. 지식인이나 너드인이나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지적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겸손은 그러한 오만과 자기비하를 경계하며 아는 것을 말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하지 않으며 이를 수행하는데 실수와 잘못이 있을 때 인정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헬린이와 헬창 표현의 범람 속에서 오만과 자기 비하의 책임 회피에 시나브로 젖어들까 두렵다. 오늘 학생과의 풀업 문답을 복기하며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자기 말에 책임지는 자세를 통해 겸손의 덕을 기르길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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