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여성 참여가 만드는 포용사회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입력 2023.01.15. 15:32
2022년 광역시 의회 여성의원 비율

■ 신경구의 포용도시 

2022년 지방선거에서 광주는 43.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광역의원을 뽑아서, 여성 친화도시 임을 보여줬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역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인 34.8% 여성의원을 뽑아서 광주의 여성 정치 참여 지형이 매우 우호적임을 증명했다.

포용사회를 평가하는 기준은 매우 다양하다. 이주민의 참여, 청소년의 교육 기회, 장애인들의 접근성과 고용기회 등을 따져 봐야 한다. 이중 가장 분명하고 널리 받아들여지는 지표는 역시 여성의 선출직 통계이다.

여성 진출이 많은 국가와 지방일수록 이주민을 비롯한 소수자 에게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여성국회의원 숫자를 분석하면 한국이 포용사회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비례대표 국회의석에 한해 여성을 50% 이상 추천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는 공직선거법의 제한을 받지 않는 지역구 의원의 숫자는 더불어민주당 19명(12.3%), 국민의힘 7명(7.5%)에 지나지 않는다.

비례대표를 포함한 제21대 국회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로, 2021년 기준 세계 190개국 중 121위이고, 세계 평균 여성의원 비율 25.6%에도 못 미치며, OECD 38개국 평균 31.6%에는 더욱 못 미쳐서, 중국 일본과 함께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여성과 소외계층의 차별은 인권 문제일 뿐 아니라, 경제 문제이기도 하다.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가 차별받는 사회가 발전할 수 없는 증거는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2011년 사우디 고등교육부장관과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사우디에서는 수백만달러를 투자해도 세계적인 학술지에 실리는 연구논문 하나가 나오지 않는다. 한국은 어떻게 연구 실적인 높은가"라고 질문을 내게 던졌다.

그가 내 말을 기억하는지는 모르나, "여성이나 사회적 소수자들이 사회적 배경과 상관 없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제도가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인구의 절반인 여성이 사회참여가 제한 받는 국가에서는 인재의 50%가 사장되며, 이를 외부 인력 수혈로 대치할 수 없다.

여성 참여가 배제된 석유부국들의 경제 활성화는 잠시일뿐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 탈레반이 미군을 몰아내기는 했으나, 여성의 사회 참여를 금지하는 아프가니스탄의 미래가 결코 밝을 수 없다.

일본은 한국전쟁과 베트남 특수를 거치면서 경제 대국으로 발전했고, 지금도 경제력 3위의 선진국이기는 하나, 지난 30년 동안 내리막길을 걷는 경제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도 여성의 사회 참여가 제한된 문화의 탓이라고 한다면 논리의 비약일가.

스웨덴, 노르웨이, 핀랜드,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등 30~50% 사이를 오고가는 여성 국회의원 숫자를 자랑하는 유럽 국가들이 비교적 안정된 사회보장제도로 주거와 학비를 해결해서, 남여 차별없이 학생 때부터 시민단체, 정당은 물론 다양한 부문의 사회참여를 통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각 부문에서 여성의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미 초중등 교사의 70%이상이 여성이고, 남자 교사가 없는 학교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17%인 국립대학 여성교원 비육이 25%로 확대하는 것을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인구절벽으로 미래를 잃어가는 우리나라의 희망은 이제 여성참여 확대와 이주민이다.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여성과 새로 들어오는 이주민들이 정치, 경제, 문화 부문에 활발하게 우리 사회의 주류로 참여한다면 우리 지역의 미래를 살기좋은 포용사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광주국제교류센터의 인력 16명 가운데 남성은 소장을 포함해서 2명이고 여성이 14명이다. 우수한 여성 직원들이 없었다면 광주국제교류센터는 지역사회에 지금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 할 것이다.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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