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형플랫폼에 빼앗긴 이익
독과점 가속화 추세…높은 수수료 요구
광고비·배달료 증가 등 줄어드는 이윤
“공공배달앱·향토플랫폼 활성화 절실”
음식이 집까지 배달되고, 택시 도착시간까지 알려주는 등 일상에서 제공되는 편리함에 대형 플랫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된지 오래다. 그러나 편리함이 정작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서는 음식 판매와 택시 승객 구하기, 물건 판매도 어려워지면서 대형 플랫폼들의 독과점 심화, 과도한 수수료 인상 등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1만원 팔면 46%는 수수료로…울며 겨자 먹기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음식 서비스 온라인(배달음식) 거래액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7년(2조7천억원) 이후 코로나가 정점이던 2022년(26조5천억원)까지 급성장해 매년 26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배달플랫폼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 내 배달플랫폼별 점유율은 올해 6월 기준 ▲배달의민족(50.54%) ▲기타·공공배달 (17.34%) ▲쿠팡이츠(16.7%) ▲요기요(15.4%) 순으로 조사됐다.
배달플랫폼들은 편리함과 더불어 무료배달, 할인 쿠폰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정작 외식업체는 인기를 얻으면 얻을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바로 높은 수수료 부담 때문이다.
전국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민족 배민1과 쿠팡이츠의 중개수수료는 9.8%다. 이 중개수수료율을 적용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배달 주문액별 가맹점주 부담률'을 추산한 결과, 1만원 주문이 들어오면 중개이용료(9.8%), 결제수수료(3%), 점주배달비(2천900원), 중개료+결제수수료+배달비 부가세(10%)를 제외하므로 총 46%(4천598원)를 각종 수수료로 부담하고 나머지 5천402원을 정산받게 된다. 같은 방식으로 2만원과 3만원씩 주문이 들어오면 각각 30%(6천6원), 24.7%(7천414원)를 부담하고 3천994원, 2천586원을 가져간다.
매출 대비 적정 월세를 10%로 봤을 때 수수료 부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돼 있어 운영상 부담이 가중된다는 게 프랜차이즈산업협회의 설명이다.
높은 중개 수수료 부담외에도 광고비 경쟁, 배달료 증가 등 갈수록 줄어드는 이윤에 일부 소상공인·프랜차이즈가 도입한 이중가격제 논란까지 불러오면서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에 정부는 입점업체들의 배달플랫폼 이용 부담 완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지난 7월 주요 배달플랫폼 4개사(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가 참여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를 출범시켰다. 12차례 회의 끝에 9.8%에 이르는 배달의민족·쿠팡이츠 중개수수료를 향후 3년간 거래액 규모에 따라 2.0~7.8%로 낮추고 배달비를 추가하는 상생안을 마련했다. 다만, 회의에 참여한 입점 단체 4곳 중 한국외식산업협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해당 방안을 거부하기도 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요즘은 음식을 시켜먹는 시스템 자체가 배달앱이 주가 됐다. 앱에서 먹고싶은 음식을 찾아보고, 리뷰를 공유해 안심하고 주문하는 시대가 돼 활용을 안 할 수가 없다"며 "공공배달앱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본다. 지자체에서 예산을 확보해 프로모션을 하는 등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향토 플랫폼 있지만, 수요 많은 카카오T로
택시업계 역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한 카카오T의 불공정 계약에 신음하긴 마찬가지다.
카카오T의 블루 가맹 계약을 맺은 개인·법인택시들은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인 KM솔루션에 월 전체 매출의 20%를 수수료로 지불한다.
하지만 앱 호출 기준이 아닌 전체 매출에 대한 수수료를 부과해 길거리에서 태운 승객이나 타다, 우버택시 등 다른 택시 호출 앱을 통해 올린 매출에도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후 주행데이터 수집, 광고 수수료 등를 포함한 제휴 수수료로 15~17%가량을 환급받기는 하지만, 앞서 매출액 대비 지불한 수수료율을 감안하면 최대 5%를 부담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과정을 카카오모빌리티가 매출을 부풀려 회계 기준을 위반했다고 보고 분식회계 혐의로 과징금 41억4천만원을 부과했다.
개인택시기사 나모씨는 "카카오T 등 앱을 사용하지 않으면 손님을 모시기 정말 어려워졌다"면서 "카카오T 기본호출은 수수료를 내지 않지만, 블루에 콜 몰아주기 의혹이 나왔듯 잘 잡히니 일하기 수월해져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대형 플랫폼에 대항해 지역 택시 플랫폼을 만들어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광주 리본택시를 도입한 나이수 구일택시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가맹택시 사업을 시작했는데, 가맹 계약을 하지 않은 택시들은 콜 받기가 어려워졌다"며 "이에 대응해 법인택시사업조합이 향토콜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광주 리본택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나 대표는 "SKT에서도 카카오T와 같은 플랫폼을 만든 적이 있지만,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데다 2015년부터 무료콜도 하면서 익숙해진 카카오T를 뛰어넘진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초창기에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포인트 적립 등을 시행했고 지역의 개인·법인택시 8천대 중 4천500대가 가입할 정도였다"며 "하지만 예산상 한계로 이벤트가 중단된 상황이고, 무엇보다 고객이 콜을 부르면 빠르게 잡혀야 하는데 기사들도 콜이 빨리 많이 잡히는 카카오를 사용할 수 밖에 없으니 90%는 해당 앱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 트럼프 2기 통상정책...지역 경제계도 예의주시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조립 중인 셀토스. 기아 제공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출범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로 대변되는 통상정책을 두고 지역 경제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보편관세가 현실화되지 않은 데다 지역 내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가전 등이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통상정책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상황변화를 염두에 둔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21일 지역경제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우려했던 '관세 폭탄'을 시행하지 않고 부과가능성만을 열어뒀다.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글로벌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출범 전부터 제시해 왔다는 점에서 '불확실성'만 더욱 커진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 외엔 이렇다 할 방안 마련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특히 광주·전남의 경우 대미 수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반도체와 전기차 등 큰 타격이 우려되는 분야와 연관성이 낮아 현재까진 '새로운 통상정책으로 인한 피해가 낮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 대미 수출액 1천277억 8천647만 7천 달러 중 광주·전남 비중은 6.44% 수준인 82억 2천900만 달러에 불과하다.지역별로도 광주 수출액 중 대미 수출액은 전체 수출의 30.3% 수준인 47억 2천200만 달러이며 전남은 7.71%인 35억 70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여기에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가전 역시 지역업체가 완제품을 수출하는 구조가 아닌 기아와 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대기업 상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하지만 기아 오토랜드 광주 역시 미국 주력 수출 제품인 스포티지가 미국 현지 공장에서도 생산되고 있는 데다 관세 논란 가능성이 있는 멕시코 공장의 생산 차종과도 전혀 연관이 없어 현재로서는 지켜보는 것 외에 이렇다 할 대안 마련은 없다는 입장이다.'글로벌 스마트가전 생산거점'으로 마더팩토리 역할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도 상황에 따른 대책 마련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일각에선 보편관세 등으로 전반적인 경제 악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지역 경제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강조병 광주상의 기획조사본부장은 "지역 주력산업 구조가 완제품 생산 수출보단 부품 공급에 방점이 찍혀 있는 데다 피해 우려 산업이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고 봐야 한다"며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지역 업체들도 특별한 대책보단 상황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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