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경기침체 언제까지···제조업에 소비도 '암울'

입력 2026.10.01. 08:00 이삼섭 기자
호남데이터청 ‘2026년 8월 동향’ 발표
생산 1.6%…건설수주 261.9% 큰 폭↑
홈플 여파에 대형소매점 소비는 4.4%↓
광주 전기장비 호조 속 전남 화학 부진
호남지방데이터청 제공.

올해 8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제조업 지표가 지역 간 희비가 엇갈렸다. 광주는 반도체 패키징 기업인 앰코테크놀로지와 금호타이어 등의 호실적에 힘입어 비교적 호조를 보인 반면 전남권의 제조업 지표는 불황의 깊은 골짜기에 들어선 석유화학산업 여파로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 법인회생 절차 사태 여파로 대형소매점을 중심으로 한 소비 지표는 광주와 전남 동시에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지방데이터청이 30일 발표한 ‘2026년 8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6% 증가했다. 광공업은 자동차, 반도체를 포함한 제조업 전반을 일컫는다. 전기장비(30.1%), 1차금속(8.0%), 전기·가스업(11.0%) 등 주요 업종이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화학제품(-7.8%), 금속가공(-13.5%), 자동차(-1.9%) 등은 감소했다.

같은 기간 광공업 출하는 전년 동월 대비 1.2% 줄었다. 재고는 1차금속(15.9%)과 전기장비(33.2%), 식료품(44.5%) 등을 중심으로 6.6% 증가했다. 통상 생산이 느는데 출하가 떨어지면서 재고가 늘어나는 현상은 경기침체의 신호로 여겨진다. 이 같은 측면에서 표면적으로 보면 전남광주의 광공업 지표는 경기침체를 가리키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지표를 더 자세히 뜯어보면 지역 간 표정이 확연히 엇갈렸다. 광주는 광공업 생산이 전기장비(33.0%), 고무·플라스틱(25.3%), 기계장비(10.1%)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8.5% 증가했다. 출하(4.0%)와 재고(9.5%)도 모두 늘었다. 재고가 많아지긴 했지만, 생산과 출고가 모두 증가했다는 점에서 비교적 제조업 경기가 양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적 반도체 패키징 기업인 앰코테크놀로지가 떠받치고 있는 데다 금호타이어가 재가동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전남도는 중동사태에 따른 여수 석유화학 국가산업단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여수산단 전경.

반면 전남은 광공업 생산이 화학제품(-7.8%), 의약품(-28.1%), 금속가공(-23.7%)의 부진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했다. 출하는 3.4% 감소한 반면 재고는 5.8% 증가했다. 전형적인 경기침체 양상이다. 전남의 주력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이 글로벌 과잉 생산에 따른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소매점의 소비 지표는 먹구름이 꼈다. 8월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79.1로 전년 동월 대비 4.4% 줄었다. 음식료품과 오락·취미·경기용품, 가전제품 등의 판매 부진이 지속되면서 대형마트 판매액지수(75.8) 역시 4.4%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는 83.5로 전년 동월 대비 2.2%, 전남은 7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9.2% 하락했다. 홈플러스가 법인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전남지역의 점포 상당수가 폐업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소매점 판매액 지수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는 대형 유통업체의 매출 변화를 파악해 지역 내 민간 소비 동향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소비 지표다. 통계 기준이 되는 해(2020년)의 평균 판매액을 100으로 두고, 현재의 판매 수준이 그때보다 높은지 낮인지를 수치화한 것이다.

반면 건설수주액은 5천50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61.9% 늘었다. 공공 부문(94.1%)과 민간 부문(529.3%)이 일제히 늘어난 가운데, 주택 등 건축 부문 수주가 624.0% 급증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토목 부문도 78.0% 증가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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