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 챗GPT와 교육개혁

@박지경 입력 2023.02.22. 17:53

AI(인공지능) 챗봇 '챗GPT' 열풍이 거세다. 챗GPT는 지난해 11월30일 공개된 지 단 5일 만에 1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100만명 사용자 확보에 페이스북이 10개월, 트위터가 2년이 결렸다는 것만 봐도 열풍의 정도를 가늠케 한다. 두달 만에 사용자 1억명에 도달했다.

챗GPT는 오픈에이아이(OpenAI, openai.com)가 개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chatter robot:대화하는 로봇)이다. 즉, 챗GPT는 사용자가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대화를 나누는 서비스로 'Generated Pre-trained Transformer'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번역하면 '사전 훈련된 생성 변환기'다. 'Generative(생성)'는 답변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로 보이고 변환기를 뜻하는 T는 신경망 모델을 의미한다. 문장 속의 단어와 같은 순차적인 데이터 내의 관계를 추적해 맥락과 의미를 학습하는 신경망이라는 것이다.

챗GPT는 질문에 대한 간단한 답변은 물론 논문 작성, 번역, 노래 작사·작곡, 코딩 작업 등 광범위한 분야의 업무까지 가능해 그동안 나왔던 AI 수준에 비해 일취월장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챗 GPT가 최근 미국 의사면허 시험인 'USMLE'를 무난하게 통과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지난 달에는 미국 미네소타대학 로스쿨 시험과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의 경영대학원 과정을 능히 통과할 수준이라는 분석도 발표됐다.

그야말로 혁명적 상황이다. 빌 게이츠는 "챗GPT가 인터넷만큼 중대한 발명이고,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패이스북 챗GPT그룹에서는 "앞으로 수개월, 또는 1년 동안 우리는 지금까지 인류가 겪었던 모든 변화보다 더 큰 변화를 한꺼번에 겪게 될 것이다"는 말도 나왔다.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GPT는 가치 판단을 못하고 논리적이지 않다. 또 정보의 정확성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정보의 출처 확인이 어렵다는 점에서 표절 논란이 계속 일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에 있는 자료를 세련되게 짜깁기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챗 GPT 열풍은 계속될 것이 확실시 된다. 현재 부족한 기능은 1년 정도 후면 상당 부분 극복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보의 부정확성으로 인한 가짜뉴스와 대필, 저작권 논란 등 각종 사회·윤리적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일 뿐이다.

챗 GPT 열풍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가 가장 크게 고민해야할 부분은 교육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우리 교육시스템에 대해 그동안 수없는 비판이 있었지만 어느 정권도 교육개혁을 시도 또는 성공하지 못했다.

다행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 문제점을 잘 알고 교육개혁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장관이 되기 전인 지난 2021년 한 언론 칼럼에서 "우리는 교육의 힘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고 선진국 문턱에 도달했다. 그러나 학생의 정신건강까지 위협하는 입시지옥, 서민의 허리를 휘게 하는 사교육비 부담, 계층 이동 교육사다리의 붕괴, 인구 변화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 등 많은 교육 문제가 해를 거듭하며 쌓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그는 최근 국회에서 한 의원으로부터 AI 챗봇 관련 질의를 받자 "챗GPT와 같은 AI 기술로 가장 타격을 많이 입는 교육 체계는 한국 같이 지식 전달에만 집중하고 암기력만 요구하는 학습체계가 있는 나라"라며 "암기력 위주인 우리나라 교육 체계를 개혁하는데 있어 챗GPT 등 AI 챗봇들의 등장을 자극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정부는 학생맞춤, 가정맞춤, 지역맞춤, 산업맞춤의 4대 개혁 분야를 설정하고,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학교 교육력 제고, 첨단분야 인재 육성 등 10대 핵심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의지가 교육개혁으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

우선 대통령이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하고 사회 전반이 동참해야 하는 상황에서 교육부 만이 개혁을 추진한다는 게 추동력을 가지기 힘들다. 또 윤 대통령이 가진 교육 철학이 자칫 경쟁시스템을 오히려 강화할 가능성도 예견된다.

아무리 상황이 어려울지라도 AI시대를 앞두고 교육개혁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다. 또 하루라도 빨리 이뤄내야 한다.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으로 경쟁력을 잃어가는 우리의 학생들과 천문학적인 사교육비로 고통 받는 부모들을 하루빨리 구해내야 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잘 하는지 바라볼 때가 아니다.

챗 GPT는 '인공지능 시대에 한국 교육이 나아갈 방향'이 대해 "맞춤형 교육, 학생 중심의 교육, 교육과 기술의 융합,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 강화, 윤리적인 인공지능 교육 등이다"고 답했다. 박지경 디지털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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