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광주와 전남이 연일 뜨겁다.
AI,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미래산업의 중심지로 광주와 전남이 떠오르면서다.
일제 강점기, 해방 이후 산업화 시대를 거치는 동안 농업 중심 사회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광주와 전남은 경쟁력 상실에 이어 소외와 낙후의 땅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왔다.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라는 명예와 자긍심은 우리에게 큰 자랑이었지만 정작 우리네 먹거리의 부족으로 지역의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삶을 찾아 지역을 떠나 타지로 향해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광주와 전남은 인구소멸 지역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있을 뿐 미래를 향한 청사진은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었다.
◆상생으로 '더 큰 파이' 만들어야
하지만 최근 AI시대 대표적 아이콘인 데이터센터와 컴퓨팅센터 두 곳이나 전남에 들어선다는 소식은 지역민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그것도 굴지의 대기업인 SK와 삼성이 전남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니 말이다.
지역민들 모두 지역의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담은 눈빛으로 이들 AI 센터에 대한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
비록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에 사활을 기울인 광주로서는 유치 실패가 서운할 수도 있지만 부지와 전력, 용수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감안한 기업이 전남을 선택한 부분에 대해선 깔끔하게 인정해야 한다.
광주와 전남은 함께 가야 할 대상이지 서로 견제해야 할 대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치전에 나선 광주시와 전남도의 입장은 다를지 몰라도 지역의 각계각층에선 이미 광주와 전남을 하나로 잇는 'AI수도' 확장을 바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전국 지자체 중 'AI생태계' 구축에 가장 앞장서 온 광주가 인프라와 경험, 인재를 바탕으로 한 거점도시 역할을 맡고, 전남 해남의 솔라시도는 '에너지 수급'과 용수, 넓은 부지를 바탕으로 한 장점을 살린 데이터센터 집적화로 '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우리끼리 다투며 '파이'를 나누려 하기보단 시너지를 통한 '더 큰 파이'를 만들자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데이터센터를 둔 잡음이 계속되면서 광주와 전남에서 미묘한 기류마저 흐르고 있어 걱정스럽다.
AI컴퓨팅센터든, 민간 데이터센터든 순리대로 풀어나가야지 정치논리로 흐름을 거스르려는 시도는 오히려 대기업 유치에 찬물을 끼얹는 가능성만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특히 '큰 결심'으로 투자를 결정한 대기업에게 광주에서 안 좋은 시그널을 보내는 행동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AI 중심지 도약할 역사적 기회
지역의 여론이 원하고 기대하는 것처럼 광주는 AI 관련 연구개발과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기업 유치에 더 매진하며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 AI시대를 선도할 '거점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까지 외국의 사례를 봐도 지금의 광주, 전남과 다르지 않다.
구글 등 빅 테크 기업들의 경우 데이터센터는 용수·전력·부지 등이 풍부한 외곽에, 관련 기업은 정주여건이 좋은 도시에 자리하고 있다.
전남의 접근성이 약점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광주와 해남의 거리는 1~2시간 차이에 불과할 뿐이다. 이동 간 거리가 몇 시간씩 걸리는 외국의 사례에 비춰보면 광주와 해남은 그저 가까운 인근 지역일 뿐이다.
이번 데이터센터와 컴퓨팅센터 유치는 전남뿐만 아니라 광주와 전남 모두의 도약 발판을 만드는 절호의 기회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지역 정치권이 대기업에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정부에 이미 결정된 것을 뒤집으려는 무리수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 지역의 백년대계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소탐대실(小貪大失)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전남은 지난 10월1일 오픈 AI와 SK의 투자 결정, 10월21일 삼성 SDS 컨소시엄의 국가 AI컴퓨팅센터 부지 해남 선정 등 이후 기업의 입장에 서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외부 공개도 조심스럽게 할 정도로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광주의 국가 NPU(AI반도체) 전용 컴퓨팅센터 설립 제안은 지극히 환영할 일이다.
AI반도체 양산체계를 완성할 수 있도록 기업지원을 강화하고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AI반도체 전문력을 빠르게 양성할 수 있는 체계도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광주의 이번 제안은 지역의 미래를 더욱 밝히는 길이자 'AI수도'로 나아가는 지역의 열망을 담았기에 더욱더 그렇다.
오해와 갈등이 있었을지라도 광주와 전남은 하나다.
◆지역의 미래 100년 기틀 마련
천금 같은 이 시기를 잘 넘겨 광주·전남 미래 100년의 기틀을 다지고 소외와 낙후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첫 번째 예산이다.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 "박정희(전 대통령)가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전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깐 것처럼 이제 AI의 고속도로를 깔아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 발언처럼 AI시대는 피할 수 없는,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광주와 전남도 드디어 기회가 왔다. 낙후와 소외의 땅이 아닌, AI시대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를 잡았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광주와 전남이 하나가 돼 AI수도를 위한 아우토반, AI고속도로를 깔아야 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우리의 미래, 광주와 호남에서 살아갈 우리네 후손들에게 죄를 짓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차려준 밥상을 걷어찬 이들에게 새로운 밥상은 다시 오지 않는다. 밥을 떠먹여 입에다 넣어줘도 먹지 못한다면 어쩔 것인가.
당장의 유불리는 우리 지역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미 현실로 다가온 AI시대에 광주·전남이 중심에 서는 것, 호남이 다시 우리나라의 중심에 서는 것. 그것 하나만 생각하면 된다.
역사의 죄인이 아닌 호남을 다시금 일으켜 세운 세대로 후세들에게 기억될 수 있도록 지역의 역량을 모으는 것. 이게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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