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조정기간 이후 쟁의 돌입가능성 높아
사측 "전체 구성원 바람 역행하는 해사행위"
'노사상생'을 기치로 탄생한 '광주형 일자리'가 좌초 위기에 놓였다.
광주글로벌모터스(이하 GGM) 노동조합이 조합원 투표로 쟁위행위를 가결하면서 실제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면 서다.
'누적 35만 대 생산'를 전제로 한 노사상생협의회를 통해 근로조건·임금 등을 논의키로 한 노사상생발전협정서가 노조의 파업으로 사실상 폐기 위기에 놓이면서 '광주형 일자리'라는 광주의 도전이 실패할 가능성이 커졌다.
9일 지역경제계와 GGM 등에 따르면 GGM노조는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조합원 222명을 대상으로 임금·단체협약 교섭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 투표인원 202명 중 190명(85.79%)이 찬성·가결했다.
이는 GGM노조 측이 지난달 26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쟁의조정 신청을 한 지 12일 만이다.
당초 7일까지가 조정기한이었지만 지노위 측에서 10일을 연장하면서 17일까지 조정기한이 연기된 상태지만 노조 측은 조정기한이 종료된 이후 쟁의찬반투표를 진행하는 통상적인 파업절차와 달리 미리 투표를 실시·진행했다.
관련법상 조정기한 내 파업행위는 불법이지만 쟁위 찬반투표는 효력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이번 투표를 두고 사측과 교섭이 아닌, 파업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 측이 지노위에 쟁의조정신청을 했을 때도 노사 교섭이 단 한차례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었던 데다 조정기한이 종료되기 전 찬반투표를 먼저 진행했다는 점에서 노조 측이 '대화가 아닌 파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 '는 것이다.
지역경제계에선 파업 위기에 놓인 GGM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배경에는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토대로 한 노사민정의 '무노조 원칙', 즉 '파업 없는 상생일자리'가 중심에 서 있었다는 점에서 실제 파업이 발생하게 된다면 '광주형 일자리'를 향한 그동안의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이는 광주형 일자리의 실패로 귀결되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GGM측도 이번 노조의 찬반투표에 대해서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GGM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650명 전체 구성원의 80%가 상생협정서 준수 및 도약을 원하는 것에 역행하는 해사행위"라고 강력 비판했다.
GGM 측은 "노동쟁의는 교섭이 우선돼야 성립되고 결렬 이후 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이 돼야 맞지만 노동조합은 회사와 단 차례도 교섭이 진행되지 못한 상황에서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고 그 조정기간에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했다"면서 "조정기간이 끝나기 전에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한 것은 노조의 목표가 회사에 타격을 주는 파업이며 그 수순임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누적 생산량이 14만 대에 머물러있는 현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심화될 경우 전기차의 해외수출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뿐만 아리나 '일자리 창출과 지역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설립취지에서 벗어나 존립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노사민정의 합의가 깨질 경우 지역사회의 신뢰문제가 야기돼 전국적으로 비난여론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GGM 측은 "노조의 요구가 있으면 관련 법을 철저히 지키면서 성실하게 교섭에 응하겠다"며 "GGM은 전체 구성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협력해서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제2의 도약으로 성장할 것을 다짐한다"라고 강조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 '위기속 선전' 광주 자동차산업, GGM 유탄 맞나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국회, 광주의 날'을 맞아 서울 국회의원회관 앞에 마련된 캐스퍼EV 전시장에서 국회 1호 캐스퍼 전기차(EV) 구매에 나선 우원식 국회의장과 차량 시승을 마친 뒤 캐스퍼를 살펴보고 있다. 광주시 제공 극심한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광주지역 자동차 생산량이 역대 두번째를 기록하며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특히 주력 생산차종인 스포티지와 셀토스, 캐스퍼(EV) 등이 국내외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향후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하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등 국내외적인 불확실성과 소비심리 위축이 여전한데다 국내 첫 노사 상생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를 적용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이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특히 GGM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은 물론이고 지역 이미지 악화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어 '하루빨리 파업을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다.14일 광주시에 따르면 국내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51만3천대(내수 18만1천대, 수출 33만2천대), GGM에서 5만3천대(내수 4만3천대, 수출 1만대) 등 총 56만6천대를 생산했다.역대 두번째 생산량으로, 최대를 기록했던 2023년도 생산대수(58만6천대)보다 1만9천대(3.3%) 줄었든 것이다. 이는 경기 부진으로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기아 오토랜드 광주의 부품계열사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여파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기아 오토랜드 광주 생산·수출 대수는 ▲스포티지(21만610대·13만5천367대) ▲셀토스(15만9천965대·9만7천11대) ▲봉고트럭(7만9천310대·3만9천428대) ▲쏘울(5만9천937대·5만9천937대) ▲버스·군수(3천960대·374대) 등 총 51만3천대를 생산했다.GGM은 캐스퍼(생산 5만3천29대·수출 1만596대)를 생산했다.광주시는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주력 차종 인기 등으로 올해 광주지역 생산량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GGM에서 생산 중인 캐스퍼(EV)가 수출지역 확대로 전년도 생산량에 비해 3천800대(7%)가 증가한 5만6천800여대를 생산하고, 기아 오토랜드 광주도 올해 신차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이에 발맞춰 광주시는 완성차 제조공장의 지원뿐만 아니라 지역 부품업체 제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래차 핵심부품 제조 고도화 장비를 신규로 구축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시제품 제작, EV 부품 개발, 시험·평가·인증 등 맞춤형 정책 지원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하지만 올해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트럼프 2기 정부의 보편 관세 부과 등으로 자동차 생산과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GGM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지난 10일에 이어 전국금속노동조합 GGM지회 소속 조합원들은 이날 낮 12시 20분부터 오후 4시 20분까지 부분 파업을 벌였다. 조합원들의 빈자리에는 일반 직원 등 비조합원들이 투입돼 생산 차질은 빚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 등이 불가피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낳고 있다.김성진 광주미래차모빌리티진흥원장은 GGM 노조 파업 자제를 촉구하면서 "어렵게 만들어진 청년들의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고 기업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광주를 외면하게 될 것"이라며 "노조는 과도한 요구를 자제하고 노사민정 대타협으로 체결된 노사상생발전협정서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박석호기자 haitai2000@mdilbo.com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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