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기업, 광주에 손을 내민 까닭은?

입력 2024.11.04. 15:46 박석호 기자
인재양성 사다리 탄탄·핵심인프라 매력
㈜에이직랜드·㈜에임퓨처 잇단 유치
강기정 시장 “반도체 선도도시 도약”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 9월 25일 오전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이사, 지역대학과 광주 인공지능·반도체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인공지능(AI) 대표도시 광주'에 최근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혁명적 사건이 일어났다.

반도체 설계기업인 ㈜에이직랜드와 ㈜에임퓨처가 잇따라 광주에 손을 내민 것이다.

광주시는 이들 반도체 설계기업이 기존에 유치한 인공지능 기업과 지역 중소기업, 대학, 지원기관들이 시너지를 이뤄 '광주형 인공지능 반도체 클러스터 모델' 개발을 가속화해 '인공지능 대표도시 광주'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9월25일 지역 최초로 반도체 설계기업인 ㈜에이직랜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한 달 뒤 10월25일에는 제2호 반도체 설계기업 ㈜에임퓨처와 협약을 맺었다.

광주에 온 팹리스 기업 제1호인 ㈜에이직랜드는 대표적 디자인하우스 기업으로, 대만 TSMC의 국내 유일의 협력기업(VCA)이다. 팹리스 기업에서 설계한 반도체 설계도면을 재설계해 TSMC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제2호인 ㈜에임퓨처는 칩리스(Chipless) 기업으로, 인공지능 처리에 특화된 시스템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 가속기에 대한 지식재산권(IP)과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 및 최적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들 기업 유치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반도체 설계기업 유치를 통해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을 집적화하고, 기존 유치기업과의 협업체계를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그렇다면 이들 기업이 반도체 설계 불모지인 광주에 왜 온 것일까.

'탄탄한 인재양성 사다리'를 첫 손에 꼽았다. 이어 '인공지능 핵심인프라 구축'도 매력적이었다고 한다.

실제 광주시의 강점으로 '뿌리부터 튼튼한 인재양성 사다리'가 꼽힌다.

인공지능에 기반한 어린이 상상놀이터 → 초중학생 대상 인공지능 소양 교육과정인 소프트웨어 미래채움 → 인공지능 특화 영재 발굴·육성하는 인공지능 영재고등학교 → 지역 주력산업과 연계한 인공지능융합대학 → 고급 인재를 양성하는 광주과학기술원 AI대학원·전남대 AI융합대학원 등 정규 교육과정이 체계적으로 확립돼 있다.

여기에 실무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인력양성을 목표로 인공지능사관학교와 인공지능 직무전환교육, 기업 맞춤형 인재육성 프로그램인 NHN아카데미와 연구개발센터, 구글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AI) 인재양성 교육까지 단계별로 촘촘하게 인재양성 사다리가 구축,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견고한 인공지능 인재양성 사다리는 반도체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반도체산업 인재양성은 광주형 마이스터고등학교인 광주공업고등학교의 AI반도체과, 반도체 특화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전남대학교 반도체특성화대학,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삼성전자 반도체계약학과, 조선대·전남대·광주과학기술원의 반도체 첨단 패키징 특화형 석·박사 혁신인재 양성체계 구축사업 등 지역교육기관과 연계해 탄탄한 성장단계별 반도체 인재양성체계를 갖추고 있다.

광주시는 그동안 인공지능 핵심인프라 구축에 매진했다.

지난 2019년 정부에서 추진한 24조1천억원 규모의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에서 인공지능(AI) 분야를 선택해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 집적단지 1단계 사업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총 4천269억원을 투입해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필요한 핵심 자원인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초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포함한 실증장비(77종) 등 핵심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기업·인력 등을 한 곳에 집적해 비수도권 최초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컴퓨팅 자원(88.5PF)을 갖춘 인공지능(AI)특화데이터센터가 2023년 11월 서비스를 개시했고, 올해 연말이면 초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가 완성되는 등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단계 사업은 인공지능 실증밸리 조성 사업으로, 1단계 사업을 통해 구축된 데이터센터 등 기반시설과 인력양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인공지능(AI) 융합 기술개발과 실증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강기정 시장은 반도체 설계기업 유치에 대해 "그동안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혁명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광주에는 100개가 넘는 AI기업과 창업자들, 국내 유일의 국가인공지능집적단지, 국가인공지능데이터센터 등이 구축되고 있다. 특히 촘촘한 인재양성 사다리 플랜은 광주인공지능의 자랑이다"고 강조했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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