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실질 임금 하락···광주·전남, 유독 아팠다

입력 2024.11.04. 15:51 이삼섭 기자
노동부 발표 '4월 임금·근로시간 조사' 결과
의존도 높은 건설업·부동산 경기 악화 영향
국가 주력 수출산업 밸류체인서 소외도 부정적

위니아 직원들이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위니아 제공,

광주·전남지역 실질 임금이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유위니아그룹 법정관리 사태를 비롯해 건설사 연쇄 부도, 부동산 거래 절벽 등의 유탄을 고스란히 맞은 광주·전남은 임금 상승률이 가장 더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내 수출 규모가 늘어나고 있지만 반도체나 2차전지 등 국가 주력 산업 밸류체인에서 광주·전남지역이 소외된 것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강도 높은 산업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

고용노동부 발표.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2024년 4월 시도별 임금·근로시간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상용근로자 임금 총액(년·1인 기준)의 경우 광주는 3천481만원, 전남은 3천704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4월과 비교해서 각각 1.4%, 1.9% 증가한 수치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충남은 14.8%, 세종 5.9%, 인천 5.1%, 경북 5.7% 등과 비교하면 한참 낮고 비교적 하위권인 울산 2.9%, 대전과 충북 3.0% 등과 비교해서도 크게 떨어진다.

임금 상승 폭은 낮은 데 반해 물가는 크게 뛰면서 실질 임금은 낮아졌다. 실질 임금은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한 임금의 실질적 가치를 나타낸다. 실질 임금이 하락하면 근로자들이 받는 명목 임금이 오르더라도 실제 생활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더 많아져 임금이 하락한 효과가 나타난다.

지난해 4월 기준 광주와 전남의 실질 임금은 각각 3천94만원, 3천264만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4월 기준으로는 광주가 3천37만원, 전남이 3천220만원으로 각각 1.8%, 1.3% 줄었다.

그러면서 광주와 전남은 대전(-0.1%)과 함께 유일하게 실질 임금이 하락한 지자체라는 오명을 안았다. 충남(12.0%)이나 세종(3.0%), 경기·경북(2.8%)은 비교적 높은 실질 임금 상승률을 나타냈다.

광주와 전남 실질 임금이 하락한 이유로는 주력 산업이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데다 반도체나 2차전지 등 국내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산업 밸류체인에 합류하지 못한 탓으로 분석된다.

광주 상용근로자의 산업별 비중을 전국과 비교해 보면 보건업·사회복지, 서비스업, 건설업 등은 높은 반면, 제조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등은 낮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고 현상으로 인해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건설업 연쇄 부도 등이 발생하면서 유독 큰 타격을 받았다. 이와 함게 지난해 대유위니아그룹 전자 계열사의 법정 관리 사태도 지역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전남 상용근로자의 산업별 비중을 전국과 비교해 보면 건설업,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은 높은 반면,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등은 낮다. 마찬가지로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을 고스란히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에 비해 전국적으로 건설업 종사자는 2.0%(3만명), 숙박·음식점업은 2.4%(2만9천명) 각각 줄었다.

시·도별 상대 임금 수준을 살펴보면, 전국 평균을 100이라고 했을 때 광주와 전남은 각각 84.9%, 90.3%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112.2)과 울산(110.9), 충남(106.9) 등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제주는 78.7로 가장 낮았다.

고임금 업종인 정보통신업과 금융·보험업, 전문, 과학·기술서비스업 등이 서울에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자동차·조선·화학 등 대규모 제조업체와 협력업체가 밀집된 울산과 충남 등이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숙박과 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지방 광역시와 제주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올해 4월 기준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1인당 근로시간을 살펴보면, 광주와 전남은 각각 165.3시간, 164.8시간으로 전국 평균인 167.7시간 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근로 시간이 긴 제조업 비중이 다른 지역보다 낮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경남(172.0시간)과 울산(171.8시간), 충남(171.7시간)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근로 시간 증감을 살펴보면, 광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시간, 전남은 3.6시간 늘었다. 전국적으로는 5.8 시간이 증가한 데 비해 상승 폭이 적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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