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日거장 오지 야스지로 특별전
대표작 '동경이야기' 등 상영
10년 만에 다시 찾아온 만인의 '인생 영화'와 일본 영화사를 대표하는 감독의 명작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다시 보는 명작들을 통해 추억과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자리가 펼쳐질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광주극장이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특별상영과 특별전 '오즈 야스지로, 보고 또 보다'를 진행한다.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개봉 10주년을 기념해 다시 한번 관객들을 맞는다.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말을 잃은 채 두 이모와 함께 사는 주인공 폴은 그를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려는 이모들의 의지와 달리 댄스 교습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이 전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웃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하고, 그녀가 준 차와 마들렌을 먹으며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 이야기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원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영화로, 개봉 당시 38개 관에서 상영됐으나 나흘 만에 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을 기록했다. 홍차와 마들렌을 통해 불러 일으키는 어린 날의 향수와 추억 여행을 통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으며 '인생 영화'로 자리매김한 작품.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은 광주극장에서 오는 25일부터 30일에 걸쳐 3회 상영된다.
일본 영화사를 대표하는 감독 오지 야스지로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내달 3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 광주극장 특별전 '오즈 야스지로, 보고 또 보다'는 자신만의 단정하고 엄격한 미장센 속에 인간의 순환적 삶을 담아낸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명작 세 편을 선보인다.
일본의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1903~1963)는 미조구치 겐지, 나루세 미키오, 구로사와 아키라와 함께 일본 영화계의 4대 거장으로 꼽힌다. 생전보다 사후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감독으로, 작품에서 주로 가족·부부 등이 일상에서 겪는 일들을 묘사했다. 책상 위에 놓인 맥주병의 위치를 센티미터 단위로 조절하는 등의 일화는 그의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잘 드러낸다.
1949년 개봉한 영화 '만춘'은 오즈의 작품 세계 후기에 들어서는 작품이다. 27살 딸 노리코의 장래를 염려하는 아버지 소미야가 노리코를 시집보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영화다. 아내를 잃고 홀몸이 된 자신을 걱정해 딸이 시집을 가지 않는 줄 알았던 소미야가 재혼을 준비하는 것처럼 꾸며 딸을 시집보내려 하지만, 노리코는 아버지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만다. 인생 선배로서 삶을 통해 터득한 인생의 진리를 딸 노리코에게 전하는 소미야의 모습을 통해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쓸쓸함을 엿볼 수 있다.
사부리 신, 코구레 미치요 등이 출연한 영화 '오차즈케의 맛'은 1952년 개봉했다.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아내 다케오와 성실하고 돈을 쓸 줄 모르는 남편 모키치의 이야기로, 일벌레인 남편을 답답해 무시하던 다케오가 모종의 일로 모키치와 크게 다투게 된다. 부부 싸움 후 친정으로 향한 다케오는 회사로부터 우루과이로 출장 가라는 명령을 받은 모키치의 연락을 받지 못하고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전쟁 후 일본의 변화한 사회상을 담아낸 작품.
1953년 개봉작 '동경 이야기'는 오즈 야스지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영화다. 남부 일본의 항구 도시에 사는 한 노부부가 동경에 살고 있는 자식들을 방문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자식들은 처음에는 노부부를 반기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를 서로 떠넘기려 한다. 두 부부는 결국 둘만의 쓸쓸한 시간을 보내며 다시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오즈 감독 특유의 절제된 형식적 미학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의 영화 평론가들이 영화사에 남을 10대 영화 중 하나로 꼽은 작품이기도 하다.
광주극장의 '오즈 야스지로, 보고 또 보다'는 세 작품을 각각 2회씩 상영하며, 상영 시간 등의 자세한 사항은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침체된 지역 문화 회복 계기 되길" 지난해 12월 4일 탄핵 집회 참여한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들 계엄 이후 43일 동안 두문불출하며 검찰 조사 출석을 거부하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된 가운데 지역 문화계는 이에 대한 반가움을 나타내며 희망찬 미래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공수처가 15일 오전 10시 33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과 25일, 29일 세 차례에 걸친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바 있다.이에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속 시원한 반가움을 드러내고 있다.김병택 광주민족미술협의회 회장은 새벽부터 지켜봤다며 체포 소식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광주민미협 회원들과 매일 밤 금남로 집회에 참여해 함께 목소리를 내고 피켓 만들기 자원봉사에 참여해왔다.그는 "너무나 환영하지만 씁쓸하기도 하다. 어느정도 법과 원칙, 질서가 설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며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경제나 민생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문화계는 이미 초토화됐다. 침체된 문화계 행사들이 앞으로는 되살아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상황을 지켜보느라 잠 한숨 못잤다는 임해정 토박이 대표는 체포영장이 집행되어 기분이 좋다가도 헌정 사상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은 처음이라 역사적으로 안타깝기도 하다고.임 대표는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 같은데 국민의힘 일부 국회의원들이 한남동 저택 앞에 나온 모습, 끝까지 뻔뻔한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 등을 보면서 구속이 되고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될때까지 아직 끝난건 아니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도 있다"며 "그동안 '오월극'을 많이 해오면서 비상계엄과 계엄군의 폭력 등의 단어를 일상 속에 가지고 살아왔는데 지난해 12월 3일은 너무나 무서운 날이었다. 윤 대통령의 체포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달했다.고난영 광주연극협회 회장은 '속이 시원하다'는 말로 심정을 설명했다.고 회장은 "영장 집행 전 녹화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 영상은 어이가 없다. 국민 대다수가 계엄선포는 잘못됐다고 이야기 하는데 혼자서만 자기를 옹호하는 그 모습을 보고 망상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인 줄 알았다"며 "공수처가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 같은데 법대로 해서 구속이 됐으면 좋겠다. 내란을 일으켰으면 구속이 돼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정양주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정 회장은 "광주전남 작가들끼리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도 '즐겁고 기쁜 일'이라는 반응이 속속들이 올라왔다. 며칠동안 비상계엄령과 탄핵 이슈로 인한 불면증을 앓기도하고 글을 쓸 때도 집중력이 떨어졌는데, 당분간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늘 일을 계기로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법을 새로이 모색해야 되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와 정치의 지형에 변화가 일어나는 데에 문인들이 더욱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한재섭 광주영화영상인연대 사무처장은 다양성 영화의 활성화를 기대했다.한 사무처장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영진위의 지역영화활성화 사업이 지난해 완전히 폐지되고, 영진위 위원 선임 문제에서도 각종 논란이 끊이질 않는 등 독립·지역 영화의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느끼는 일들이 빈번했다"며 "체포 이후 정권이 교체될 시, 이러한 문제들이 개선되고 원상복귀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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