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극장에서 다시 보는 명작

입력 2024.07.18. 16:52 최소원 기자
다양성 영화 흥행사 새로 쓴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日거장 오지 야스지로 특별전
대표작 '동경이야기' 등 상영
영화 '동경 이야기' 스틸컷

10년 만에 다시 찾아온 만인의 '인생 영화'와 일본 영화사를 대표하는 감독의 명작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다시 보는 명작들을 통해 추억과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자리가 펼쳐질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광주극장이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특별상영과 특별전 '오즈 야스지로, 보고 또 보다'를 진행한다.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개봉 10주년을 기념해 다시 한번 관객들을 맞는다.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말을 잃은 채 두 이모와 함께 사는 주인공 폴은 그를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려는 이모들의 의지와 달리 댄스 교습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이 전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웃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하고, 그녀가 준 차와 마들렌을 먹으며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 이야기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원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영화로, 개봉 당시 38개 관에서 상영됐으나 나흘 만에 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을 기록했다. 홍차와 마들렌을 통해 불러 일으키는 어린 날의 향수와 추억 여행을 통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으며 '인생 영화'로 자리매김한 작품.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은 광주극장에서 오는 25일부터 30일에 걸쳐 3회 상영된다.

일본 영화사를 대표하는 감독 오지 야스지로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내달 3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 광주극장 특별전 '오즈 야스지로, 보고 또 보다'는 자신만의 단정하고 엄격한 미장센 속에 인간의 순환적 삶을 담아낸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명작 세 편을 선보인다.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스틸컷

일본의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1903~1963)는 미조구치 겐지, 나루세 미키오, 구로사와 아키라와 함께 일본 영화계의 4대 거장으로 꼽힌다. 생전보다 사후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감독으로, 작품에서 주로 가족·부부 등이 일상에서 겪는 일들을 묘사했다. 책상 위에 놓인 맥주병의 위치를 센티미터 단위로 조절하는 등의 일화는 그의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잘 드러낸다.

1949년 개봉한 영화 '만춘'은 오즈의 작품 세계 후기에 들어서는 작품이다. 27살 딸 노리코의 장래를 염려하는 아버지 소미야가 노리코를 시집보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영화다. 아내를 잃고 홀몸이 된 자신을 걱정해 딸이 시집을 가지 않는 줄 알았던 소미야가 재혼을 준비하는 것처럼 꾸며 딸을 시집보내려 하지만, 노리코는 아버지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만다. 인생 선배로서 삶을 통해 터득한 인생의 진리를 딸 노리코에게 전하는 소미야의 모습을 통해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쓸쓸함을 엿볼 수 있다.

영화 '만춘' 스틸컷

사부리 신, 코구레 미치요 등이 출연한 영화 '오차즈케의 맛'은 1952년 개봉했다.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아내 다케오와 성실하고 돈을 쓸 줄 모르는 남편 모키치의 이야기로, 일벌레인 남편을 답답해 무시하던 다케오가 모종의 일로 모키치와 크게 다투게 된다. 부부 싸움 후 친정으로 향한 다케오는 회사로부터 우루과이로 출장 가라는 명령을 받은 모키치의 연락을 받지 못하고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전쟁 후 일본의 변화한 사회상을 담아낸 작품.

영화 '오차즈케의 맛' 스틸컷

1953년 개봉작 '동경 이야기'는 오즈 야스지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영화다. 남부 일본의 항구 도시에 사는 한 노부부가 동경에 살고 있는 자식들을 방문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자식들은 처음에는 노부부를 반기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를 서로 떠넘기려 한다. 두 부부는 결국 둘만의 쓸쓸한 시간을 보내며 다시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오즈 감독 특유의 절제된 형식적 미학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의 영화 평론가들이 영화사에 남을 10대 영화 중 하나로 꼽은 작품이기도 하다.

광주극장의 '오즈 야스지로, 보고 또 보다'는 세 작품을 각각 2회씩 상영하며, 상영 시간 등의 자세한 사항은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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