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희 '양림동 소녀' 감독 초청

문화운동을 통해 민주화운동에 투신해 온 인사로부터 광주의 오월을 생생하게 듣고 그 의미를 살펴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광주시립미술관이 2024 다섯 번째 미술관 포럼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여성'을 오는 31일 오후 2시 시립미술관 세미나실에서 진행한다.
이번 포럼은 임영희 '양림동 소녀' 감독을 초청해 꾸려진다. 임 감독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으로 민주항쟁에 참여한 이후 시민운동가로 활동해왔다. 이날 포럼은 임 감독의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듣고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양림동 소녀'를 감상하며 80년 5월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또 임 감독과 포럼 참여자들의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도 이어진다.
애니메이션 '양림동 소녀'는 서울독립영화제, 광주여성영화제,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광주독립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됐으며 제15회 서울국제노인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대상, 제10회 춘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상, 제24회 제주국제장애인인권영화제 대상 수상작으로 제44회 청룡영화상 청정원 단편영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감독의 생생한 역사의 증언을 통해 5·18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여는 문화예술분야에 관심 있는 시민, 문화예술전문가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한편 임영희 감독은 진도에서 태어나 광주로 유학해 문학도를 꿈꿨다. 20대에는 연극을 제작하는 등 문화운동을 통해 민주화운동에 투신하기 시작했고 지역 최초 여성단체인 송백회 창립에 참여해 간사로 활동했다. 80년 5월 당시에는 시민군으로 참여해 끔찍한 참상을 목격한 이후 극단 광대, 문화패 갈릴리에서 광주의 5월을 알리는 연극 무대를 계속해서 펼쳐왔다. 이후 56세에 급성뇌졸중으로 얻은 신체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그림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기 시작, 이것을 토대로 영화감독인 아들 오재형 감독과 애니메이션 '양림동 소녀'를 제작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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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민주화 성지에서···" 광주 출신 장성호 감독의 고백 '킹 오브 킹스' 장성호 감독. 뉴시스북미를 강타한 '킹 오브 킹스'를 연출한 장성호 감독이 4년 장학금을 받고 들어간 전남대학교를 한 달 만에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경험을 고백했다. 5·18민주화운동 주역인 곳에서조차, 더군다나 가장 폭력을 비판해야 할 미대에서 폭력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된 데 충격받았다는 내용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더해 '민주화의 성지'를 자부하면서도 민주적이지 않은 관행들이 여전히 광주사회 곳곳에서 자행되는 현실에 더해 성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장 감독은 16일 보도한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경험을 밝혔다. 장 감독은 인터뷰에서 1989년 전남대학교 미술대학에 4년 장학생으로 입학했지만 끔찍한 경험 후 한 달 만에 학교를 떠나야 했던 사실을 털어놨다. 서강고등학교에 재학한 장 감독은 전교 두세 손가락 안에 드는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가정형편상 전남대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장 감독은 "어느 날 선배들이 단과대 옥상에 후배들을 집합시켜 엎드려뻗쳐를 시켰다. 곧 팰 분위기였다"면서 "민주화의 성지 전남대에서, 그것도 예술혼을 불태워야 할 미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게 납득되지 않아 반항하고 그 길로 자퇴했다"고 고백했다.장 감독이 겪은 1989년은 1980년 5월 항쟁(5·18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 항쟁을 거치며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의 시작점이자 중심지였던 전남대학교는 당시 민주화 투쟁의 상징적 공간이었다.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또 군부 정권에 맞서 수많은 전남대 학생이 희생됐다. 그러면서 전남대는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며, 매년 5월이면 전국에서 이를 기리는 사람들이 찾는다.이런 곳에서 그것도 자유로운 영혼이 존중받아야 할 미대에서 비이성적인 '군기 잡기'와 폭력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됐다는 사실은 장 감독이 충격을 받기에 충분했다. 더군다나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은 구금한 학생들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옷을 벗겨 얼차려(군기 훈련)를 준 뒤 물리적 폭력을 저지르는 일을 수없이 반복했다.특히 이 같은 폭력적 악습은 오랜 기간 전남대에서 사라지지 않으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가장 최근인 2015년에는 전남대 예술대학에서 선배가 후배들을 대상으로 얼차려를 주는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 문제로 정기 연주회가 취소되는 일로 이어졌다. 지난 2013년에는 전남대 신문방송사가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104개 학과 중 77개 학과가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포함한 기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자랑스러운 역사 이면에는 부끄러운 민낯이 공존해 왔던 셈이다.다만, 201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얼차려와 같은 폭력은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선배가 후배를 집합하는 문화가 이른바 '똥군기'로 불리며 사회적으로 자정이 이뤄진 탓이다.#D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내 한 장면. 모팩 스튜디오장 감독 고백을 접한 지역사회에서는 성찰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와 인권, 평화를 자부하면서도 여전히 비민주주의적인 행태가 이뤄지고 있다는 자조적 고백이다. 실제 해당 기사가 공유된 SNS에서는 "전남대 전체가 이 하나만으로 부끄러워 쥐구멍을 찾을 만큼 통절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전남대뿐만 아니라 민주 성지 광주에서도, 이 사회에서도 전체주의적이고 폭력적인 문화가 드글드글할 것이다"는 반응을 보였다.한편, 킹 오브 킹스는 장 감독이 연출과 각본, 제작 등을 맡아 예수의 일생을 다룬 장편 3D 애니메이션 영화다. 북미 박스오피스 6천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단독 제작 영화로는 북미 흥행 역대 1위 기록을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이날 국내 전국 500개관·1천200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한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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