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이 2024 여섯 번째 미술관 포럼을 13일 오후 2시 미술관 세미나실에서 연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동학에 떠밀려 가는 길-여성. 평화. 분단극복'으로 강연자로는 고은광순 평화어머니회 이사장이 나선다. 고은광순 이사장은 전쟁을 기념하지 말고 평화를 일궈내자는 취지로 평화어머니를 결성해 시민운동을 펼쳐온 인물이다. 이날 고은 이사장은 여성의 시각으로 풀어나간 평화와 분단 극복, 동학의 의미와 가치를 참석자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고은 이사장의 발제에 이어서는 참여자들과 강연자가 함께 자유로운 토론을 갖는 시간도 마련된다.
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동학을 세상에 알리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고은 이사장의 삶과 동학 이야기를 깊이 있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 참여는 문화예술분야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한편 고은광순 이사장은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다니던 중 긴급조치 2호로 구속돼 대학교에서 제적되고 이후 한의학을 전공한 후 한의원을 경영하면서 약사법분쟁에 참여한다. 1998년부터 호주제 폐지와 부모 성 함께 쓰기, 종교 법인법 제정운동 주도 등 시민사회운동에 참여했다. 2012년에는 충북 옥천으로 귀촌하며 동학에 관심을 갖게 된다. 2015년에는 인권운동가들과 함게 여성동학 다큐 소설 시리즈를 출간했으며 이를 통해 여성의 시선으로 민중의 동학적 삶을 진솔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광주시립창극단 '정년이'가 들려주는 휴먼 드라마 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 "남장은 물론이고, 1인 9역까지 해봤던 적도 있어요. 옷을 계속 갈아입어야 되는게 힘들지만 너무 재밌더라고요. 창극 무대가 아니라면 제가 어디서 이 사람으로 살아보겠어요."한국전쟁 후 여성 국극단을 배경으로 단원들의 경쟁과 우정을 그려내며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 드라마 '정년이'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했다. '정년이'의 흥행 여파로 국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실제 무대에서 기량을 뽐내고 있는 광주시립창극단 단원들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광주시립창극단 창악부 김정미 단원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정년이'를 보며 마치 자신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대학 졸업 후 곧장 창극단원으로 활동하며 적벽가의 '군사', 흥보가의 '놀부처'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았던 그는 드라마 속 국극단원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와닿았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김씨는 드라마를 감상하며 공연 장면의 높은 싱크로율에 특히 놀랐다고 한다. 그는 "장면 하나하나가 진짜 창극 무대를 옮겨놓은 것 같았다"며 "하지만 정년이 같은 캐릭터가 실제로 있다면 다른 단원들에게 질타를 받을 것 같다. 실력을 떠나 창극은 함께 만드는 무대라 팀워크가 상당히 중요한데, 연습에 자주 늦으면 주연은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웃었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그는 고등학생 시절 처음 판소리를 접하고 우리 음악에 매료돼 대학에서 전공까지 하게 됐다. 그는 대학생 때 처음 창극 무대에 서며 느꼈던 설렘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김씨는 "내가 평소에 살아볼 수 없던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창극의 장점을 설명했다. 창극에서 연기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은 '정년이'를 통해서였다.그는 "지금까지는 창극을 하며 '소리'를 가장 많이 신경 썼던 것 같다"며 "창극은 소리, 연기, 몸짓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안 되면 몰입이 깨지는데, 드라마 속 '문옥경'이라는 캐릭터의 연기력이 출중해 특히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광주시립창극단에서 25년여간 함께해 온 방윤수 차석단원 역시 드라마 덕분에 젊은 사람들까지 창극을 알게 된 것 같다며 '정년이 효과'를 전했다. 그는 “고흥 출신 선배께서 어릴적 여성국극단을 보셨을 때 당시 국극단원들의 의상이 일반 가수보다도 훨씬 화려했고 인기도 많았다고 얘기해주셨던 적이 있다”며 “고등학생인 딸도 ‘정년이’를 보고 창극이 정말 저렇게 인기가 많았냐고 묻기도 했다”고 미소 지었다.창극단원들이 정기공연을 한 번 올리기 위해서는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의 연습 기간을 갖는다. 60여 명의 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하나가 돼 호흡하기 위해서는 동선 하나하나 조율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광주시립창극단의 '여울물 소리' 공연 모습하지만 그는 대중의 관심이 사그라들고 작품성이 뛰어난 무대들이 줄어들며 창극이 점점 외면받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방씨는 "마당판에서 벌어졌던 판소리가 각각의 배역으로 나뉘어 창극으로 발전했고, 매체가 들어오며 창극이 쇠퇴할 때 새로운 바람을 모색하기 위해 여성 국극이 유행했다"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창극이 나타났기 때문에 앞으로 전통 판소리를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방향에 맞춰 지속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광주시립창극단의 '천변만화' 공연 모습광주시립창극단은 1989년 6월 1일 광주시립국극단으로 창단해 2018년 광주시립창극단으로 개명했다. 창단 이래 수궁가와 흥보가, 심청가 등 전통 창극을 비롯해 쑥대머리, 의병장 고경명, 안중근 등 다양한 창극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한편 광주시립창극단은 오는 14일 오후 3시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기획공연 '송년 국악 한마당'을 선보인다. 이날 공연에서는 20여 년 만에 여성 단원이 이몽룡과 방자 역을 열연하는 '단막 창극 광한루'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티켓은 S석 2만원, A석 1만원으로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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