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스포츠·장애 소재
조선인 여공 노래·샤인 등 4편
감독·PD·배우 참여 소통 시간
제작 이야기·궁금증 해소 기대
광주극장이 8월 한달 동안 다양한 장르의 독립영화를 제작한 영화인들과 배우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GV)를 잇따라 마련한다. 영화 제작 전반에 대한 뒷이야기를 듣고 연출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 마니아들에게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극장이 관객을 기다리는 작품은 '조선인 여공의 노래'(14일), '수카바티: 극락축구단'(16일), '똥 싸는 소리'(20일), '샤인'(22일) 등이다.
'조선인 여공의 노래'는 일제강점기 배경의 다큐멘터리 영화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바다 건너 오사카의 방적 공장에서 일했던 조선 소녀들의 삶과 노래를 담은 이야기로, GV는 연출한 이원식 감독과 정진미 PD가 참석한다. 진행은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나고야의 바보들'을 연출한 임용철 감독이 맡는다.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조선인 여공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8·15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누적 관객 1만명을 돌파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최초 축구 서포터즈 다큐멘터리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의 GV도 관심을 끈다. 이번 행사에는 영화를 공동 연출한 선호빈 감독과 나바루 감독이 참석하고 진행은 박정수 CoAR 영화평론가가 맡는다. 2004년 K리그를 뒤흔든 안양 LG치타스 연고지 이전 사태 이후 팀을 되찾기 위해 나선 서포터즈 RED의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여정을 담은 영화다. 'FM영화음악 김세윤입니다'의 김세윤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온 힘을 다해 사랑하는 과정이 담긴 멜로 영화"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조재형 감독의 장편영화 '똥 싸는 소리'는 광주영화영상인연대와 실로암사람들이 공동제작한 작품이다. GV는 최지원 PD가 진행을 맡았으며 영화를 연출한 조재형 감독과 주연을 맡은 임도윤 배우가 참석한다. 광주 출신 조 감독의 8년 만의 복귀작으로, 광주장애인가정상담소에서 일하는 '김미숙'씨를 모델로 제작했다. 영화에서 '미숙'역을 맡은 임도윤 배우 역시 광주 출신이며 기획부터 배급까지 모두 지역의 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일도 사랑도 잘 해내고 싶은 하반신 마비의 여성 장애인 '미숙'의 삶과 사랑을 기둥줄거리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샤인'은 장편 데뷔 10주년을 맞은 박석영 감독의 꽃, 바람 그리고 빛으로 이어지는 다섯 번째 작품이다. GV는 조영각 PD의 진행으로 이뤄지며 박석영 감독이 참석할 예정이다. '샤인'은 할머니를 떠나보내고 혼자가 된 열여섯 살 '예선' 앞에 엄마에게 버려진 여섯 살 '새별'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깊이 있고 세심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광주극장 관계자는 "이번 GV는 다양한 장르의 독립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인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뜻깊은 자리"라며 "광주시민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광주시립창극단 '정년이'가 들려주는 휴먼 드라마 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 "남장은 물론이고, 1인 9역까지 해봤던 적도 있어요. 옷을 계속 갈아입어야 되는게 힘들지만 너무 재밌더라고요. 창극 무대가 아니라면 제가 어디서 이 사람으로 살아보겠어요."한국전쟁 후 여성 국극단을 배경으로 단원들의 경쟁과 우정을 그려내며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 드라마 '정년이'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했다. '정년이'의 흥행 여파로 국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실제 무대에서 기량을 뽐내고 있는 광주시립창극단 단원들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광주시립창극단 창악부 김정미 단원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정년이'를 보며 마치 자신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대학 졸업 후 곧장 창극단원으로 활동하며 적벽가의 '군사', 흥보가의 '놀부처'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았던 그는 드라마 속 국극단원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와닿았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김씨는 드라마를 감상하며 공연 장면의 높은 싱크로율에 특히 놀랐다고 한다. 그는 "장면 하나하나가 진짜 창극 무대를 옮겨놓은 것 같았다"며 "하지만 정년이 같은 캐릭터가 실제로 있다면 다른 단원들에게 질타를 받을 것 같다. 실력을 떠나 창극은 함께 만드는 무대라 팀워크가 상당히 중요한데, 연습에 자주 늦으면 주연은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웃었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그는 고등학생 시절 처음 판소리를 접하고 우리 음악에 매료돼 대학에서 전공까지 하게 됐다. 그는 대학생 때 처음 창극 무대에 서며 느꼈던 설렘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김씨는 "내가 평소에 살아볼 수 없던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창극의 장점을 설명했다. 창극에서 연기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은 '정년이'를 통해서였다.그는 "지금까지는 창극을 하며 '소리'를 가장 많이 신경 썼던 것 같다"며 "창극은 소리, 연기, 몸짓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안 되면 몰입이 깨지는데, 드라마 속 '문옥경'이라는 캐릭터의 연기력이 출중해 특히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광주시립창극단에서 25년여간 함께해 온 방윤수 차석단원 역시 드라마 덕분에 젊은 사람들까지 창극을 알게 된 것 같다며 '정년이 효과'를 전했다. 그는 “고흥 출신 선배께서 어릴적 여성국극단을 보셨을 때 당시 국극단원들의 의상이 일반 가수보다도 훨씬 화려했고 인기도 많았다고 얘기해주셨던 적이 있다”며 “고등학생인 딸도 ‘정년이’를 보고 창극이 정말 저렇게 인기가 많았냐고 묻기도 했다”고 미소 지었다.창극단원들이 정기공연을 한 번 올리기 위해서는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의 연습 기간을 갖는다. 60여 명의 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하나가 돼 호흡하기 위해서는 동선 하나하나 조율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광주시립창극단의 '여울물 소리' 공연 모습하지만 그는 대중의 관심이 사그라들고 작품성이 뛰어난 무대들이 줄어들며 창극이 점점 외면받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방씨는 "마당판에서 벌어졌던 판소리가 각각의 배역으로 나뉘어 창극으로 발전했고, 매체가 들어오며 창극이 쇠퇴할 때 새로운 바람을 모색하기 위해 여성 국극이 유행했다"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창극이 나타났기 때문에 앞으로 전통 판소리를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방향에 맞춰 지속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광주시립창극단의 '천변만화' 공연 모습광주시립창극단은 1989년 6월 1일 광주시립국극단으로 창단해 2018년 광주시립창극단으로 개명했다. 창단 이래 수궁가와 흥보가, 심청가 등 전통 창극을 비롯해 쑥대머리, 의병장 고경명, 안중근 등 다양한 창극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한편 광주시립창극단은 오는 14일 오후 3시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기획공연 '송년 국악 한마당'을 선보인다. 이날 공연에서는 20여 년 만에 여성 단원이 이몽룡과 방자 역을 열연하는 '단막 창극 광한루'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티켓은 S석 2만원, A석 1만원으로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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