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성 지닌 작품 재개봉
광주극장이 8월 상영작을 공개했다. 고전 스릴러 명작과 '죽기 전 꼭 봐야 될 영화' 등 뛰어난 예술성을 지닌 작품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광주극장의 이달 상영작은 '엠 M(1931)', '비포 선셋(2004)', '희생(1995)' 등이다.
프리츠 랑 감독의 '엠 M'은 광주극장 '월간 클래식: 20세기 명화극장'의 이달 상영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현대 범죄 스릴러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영화사 발전에 한 획을 그었다. 영화는 15일과 18일에 걸쳐 2회 상영된다. 행방이 묘연한 연쇄 살해범을 잡기 위해 도시의 모든 범죄자들을 잡아들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길고 유려한 이동숏, 외화면 사운드의 사용, 배우 피터 로레가 연기한 살인범이 등장할 때마다 휘파람으로 들려오는 '산왕의 궁전에서'를 음악적 라이트 모티프(주제 선율·leitmotif)로 사용한 것을 포함해 많은 영화적 혁신을 시도했다.
15일 개봉하는 '비포 선셋'은 '비포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비포 선라이즈(1995)'의 빈에서의 꿈같은 만남이 지나고 9년 후, 프랑스 파리에서 운명처럼 재회한 '제시'와 '셀린'의 애틋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아름다운 프랑스 파리의 거리를 거닐며 서로의 삶과 사랑에 대한 변화를 되돌아보는 작품이다. 오랜만의 재회로 다소 낯설고 어색하던 '제시'와 '셀린'이 대화 속에서 다시 애틋함을 찾게 되고, 또 변화된 관계 속에서 서로에게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외면하고 주저하는 모습까지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사랑의 복잡성을 다채롭게 담았다.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BBC가 선정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목록에 포함되기도 했다.
21일 개봉하는 '희생'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영화다.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영상 시인으로 알려진 안드레이 감독의 창작 세계가 최고로 응축된 정수를 보여주는 마지막 작품이며, 4K 리마스터링으로 관객들을 반긴다. 1986년 해외 개봉 당시 인류 운명에 대한 깊은 사색과 구원에 대한 열망을 완벽한 카메라 움직임과 연출로 영상미의 극치를 보여줘 전 세계의 극찬과 존경을 받았다. 칸영화제에서도 사상 유례없이 심사위원대상, 예술공로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하며 그가 이룩한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았다.
관람료 및 상영 시간표 등 자세한 내용은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https://cafe.naver.com/cinemagwangju)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광주시립창극단 '정년이'가 들려주는 휴먼 드라마 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 "남장은 물론이고, 1인 9역까지 해봤던 적도 있어요. 옷을 계속 갈아입어야 되는게 힘들지만 너무 재밌더라고요. 창극 무대가 아니라면 제가 어디서 이 사람으로 살아보겠어요."한국전쟁 후 여성 국극단을 배경으로 단원들의 경쟁과 우정을 그려내며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 드라마 '정년이'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했다. '정년이'의 흥행 여파로 국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실제 무대에서 기량을 뽐내고 있는 광주시립창극단 단원들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광주시립창극단 창악부 김정미 단원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정년이'를 보며 마치 자신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대학 졸업 후 곧장 창극단원으로 활동하며 적벽가의 '군사', 흥보가의 '놀부처'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았던 그는 드라마 속 국극단원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와닿았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김씨는 드라마를 감상하며 공연 장면의 높은 싱크로율에 특히 놀랐다고 한다. 그는 "장면 하나하나가 진짜 창극 무대를 옮겨놓은 것 같았다"며 "하지만 정년이 같은 캐릭터가 실제로 있다면 다른 단원들에게 질타를 받을 것 같다. 실력을 떠나 창극은 함께 만드는 무대라 팀워크가 상당히 중요한데, 연습에 자주 늦으면 주연은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웃었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그는 고등학생 시절 처음 판소리를 접하고 우리 음악에 매료돼 대학에서 전공까지 하게 됐다. 그는 대학생 때 처음 창극 무대에 서며 느꼈던 설렘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김씨는 "내가 평소에 살아볼 수 없던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창극의 장점을 설명했다. 창극에서 연기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은 '정년이'를 통해서였다.그는 "지금까지는 창극을 하며 '소리'를 가장 많이 신경 썼던 것 같다"며 "창극은 소리, 연기, 몸짓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안 되면 몰입이 깨지는데, 드라마 속 '문옥경'이라는 캐릭터의 연기력이 출중해 특히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광주시립창극단에서 25년여간 함께해 온 방윤수 차석단원 역시 드라마 덕분에 젊은 사람들까지 창극을 알게 된 것 같다며 '정년이 효과'를 전했다. 그는 “고흥 출신 선배께서 어릴적 여성국극단을 보셨을 때 당시 국극단원들의 의상이 일반 가수보다도 훨씬 화려했고 인기도 많았다고 얘기해주셨던 적이 있다”며 “고등학생인 딸도 ‘정년이’를 보고 창극이 정말 저렇게 인기가 많았냐고 묻기도 했다”고 미소 지었창극단원들이 정기공연을 한 번 올리기 위해서는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의 연습 기간을 갖는다. 60여 명의 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하나가 돼 호흡하기 위해서는 동선 하나하나 조율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광주시립창극단의 '여울물 소리' 공연 모습하지만 그는 대중의 관심이 사그라들고 작품성이 뛰어난 무대들이 줄어들며 창극이 점점 외면받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방씨는 "마당판에서 벌어졌던 판소리가 각각의 배역으로 나뉘어 창극으로 발전했고, 매체가 들어오며 창극이 쇠퇴할 때 새로운 바람을 모색하기 위해 여성 국극이 유행했다"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창극이 나타났기 때문에 앞으로 전통 판소리를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방향에 맞춰 지속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광주시립창극단의 '천변만화' 공연 모습광주시립창극단은 1989년 6월 1일 광주시립국극단으로 창단해 2018년 광주시립창극단으로 개명했다. 창단 이래 수궁가와 흥보가, 심청가 등 전통 창극을 비롯해 쑥대머리, 의병장 고경명, 안중근 등 다양한 창극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한편 광주시립창극단은 오는 14일 오후 3시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기획공연 '송년 국악 한마당'을 선보인다. 이날 공연에서는 20여 년 만에 여성 단원이 이몽룡과 방자 역을 열연하는 '단막 창극 광한루'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티켓은 S석 2만원, A석 1만원으로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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