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폭우도 꺾지 못한 흥겨운 거리예술 무대

입력 2024.09.22. 14:47 김종찬 기자
[르포-2024프린지페스티벌 첫날 가보니]
악조건 불구 예정 프로그램 진행
시민들 비 헤치며 함께 뛰고 즐겨
엄마손 잡은 아이도 음악 매력에
일부 행사 차질·관객 수 '아쉬움'
거리예술축제의 대명사 '2024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 21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개막했다. 이날 페스티벌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주제공연으로 자체 제작한 '아스팔트 부르스(부제 : 너를 만나고 싶어)'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프린지는 '어쩌다 마주친 '을 주제어로, 무심히 지나치던 거리에서 어쩌다 마주친 '거리예술'을 통해 우리들의 이야기와 일상의 소리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의도로 마련됐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올해 하반기 대형 프로젝트인 2024 프린지페스티벌이 갑작스레 내린 폭우로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우중공연을 즐기는 시민들이 함께 호흡하며 아쉬움을 덜었다.

지난 21일 '2024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의 '거리예술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부터 22일까지는 금남로와 비엔날레 주변에서 진행되는 거리예술축제를, 28일부터 29일까지는 광주시청 야외음악당에서 스트릿댄스 축제가 열린다.

올웨이즈 드링킹 마칭밴드'가 21일 오전 1시 공연을 시작하며 2024 프린지페스티벌의 첫 시작을 알렸다. 거센 빗줄기 속에서도 시민들 10여명이 거리 공연을 즐기고 있다.

프린지페스티벌이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기 직전인 이날 오후 12시 30분, 차량 통행이 통제된 금남로 일대에서는 거리공연 예술가들이 삼삼오오 모여 쏟아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막바지 공연 준비가 한창이었다. 거리 곳곳에서는 차량 대신 홍보부스들과 푸드트럭 등이 자리하며 프린지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해 나선 시민들의 눈과 코를 자극할 준비를 끝마쳤다.

오후 1시가 되자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앞에서 '올웨이즈 드링킹 마칭밴드'가 거리예술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프럼펫과 북, 확성기 등으로 흥을 돋우기 시작했고, "hello 광주"를 외치는 밴드의 목소리에 시민들은 경쾌한 음악에 맞춰 고개를 흔들고 발을 구르며 "hello"라고 큰 소리로 호응했다. 엄마 손을 꼭 잡고 거리에 나온 아이도 흥겨운 음악에 고개를 연신 앞뒤로 저으며 우중공연을 즐겼다.

올웨이즈 드링킹 마칭밴드'가 21일 오전 1시 공연을 시작하며 2024 프린지페스티벌의 첫 시작을 알렸다. 거센 빗줄기 속에서도 시민들 10여명이 거리 공연을 즐기고 있다.

오후 5시 20분에는 프린지페스티벌의 메인 공연인 '아스팔트 부르스'가 관객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강기정 시장이 울리는 징 소리를 시작으로 도심을 누빈 아스팔트 부르스는 광주시민과 참여 예술인(시민배우 60명 포함) 등 100여명이 참여하는 60분짜리 대규모 이동형 거리극으로, 금남로 1가(전일빌딩 245 앞)부터 금남로 4가(금남로공원)까지 약 250m를 이동하며 펼쳐졌다. 커다란 바퀴를 밀기도, 끌기도 했고, 배우들이 직접 바퀴에 올라서서 이동하는 장면은 가히 장관이었다. 공연의 막바지인 금남로공원 앞에서는 급수차 등에서 뿌린 물줄기와 하늘에서 내린 비가 뒤섞이며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어린 아이들은 홀딱 젖어가면서도 배우들이 힘겹게 밀고 있는 커다란 바퀴를 같이 굴려주기도 했고, 거리를 가득 메운 공연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이날 새벽부터 내린 거센 빗줄기 탓인지 프린지페스티벌을 찾는 시민들이 많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웠다. 쏟아지는 폭우와 동반한 천둥번개로 오프닝 공연을 포함해 메인 공연까지 100여명의 관람객이 전부였다. 주말 저녁 금남로임을 감안하면 확연히 적은 숫자였다.

거리예술 축제의 대명사인 2024 프린지페스티벌의 시작과 함께 시민들이 '디어마이 광주'와 '전남 여행' 홍보부스를 찾고 있다.

또 일부 프로그램은 실내로 공연 장소를 옮기거나 시간대를 연기했고, 관객들이 직접 참여해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야외 체험형 프로그램은 개시되지도 못했다.

'아스팔트 부르스'에 시민배우로 참여한 권옥희씨는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멋진 아이디어와 개성적인 매력을 선보여줘서 시민배우들도 공연의 매력에 한껏 빠질 수 있었다"며 "시민들과 함께 외국인들과도 공동체로 교감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비가 많이 오는 탓에 그렇게 되지 못한 점은 안타까웠다. 내년 무대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무대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4 프린지페스티벌은 '어쩌다 마주친___'이란 주제로 21일~22일에는 금남로와 비엔날레 주변에서 진행되는 거리예술축제로, 28일~29일에는 광주시청 야외음악당에서 스트릿댄스 축제로 2주간 진행된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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