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풍경 병원갤러리에서 감상하세요"

입력 2024.10.15. 15:01 이관우 기자
정순아 작가 초대전 '만월의 춤'
내년1월까지 전남대병원 갤러리

판화와 회화를 오가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정순아 작가가 '만월의 춤'을 주제로 지난 9월말부터 내년 1월5일까지 전남대병원 1동 1층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회색빛 콘크리트와 날카로운 금속, 차가운 유리로 무장한 사각의 크고 작은 구조물로 우리의 삶을 뒤덮은 도시의 풍경들을 포착한 판화와 회화작품 22점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10년여 동안 판화작업을 통해 작품이 표현하는 도시의 옥상에서 바라보는, 하늘과 맞닿아 있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공간들이 메마른 느낌의 건조한 감성을 표현, 큰 주목을 받았다. 저급한 속세의 가치에도 온몸으로 자신의 거처를 이고지고 느린 몸짓을 이어가는 달팽이처럼 우리의 도시는 무겁기만 하다. 그나마 자신만의 안식처를 소유하지 못하는 서민의 한숨은 여름 한날의 무지개처럼 이룰 수 없는 꿈을 상징한다.

판화가 주는 매체적 특성과 노동력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매우 조형적인 그녀의 작업은 입체적 구조물처럼 보이는 주택 혹은 건축물들을 탁월한 조립체로 묘사, 도시의 이미지를 극대화 한다. 감정이 정제되고 소멸한 듯 도시의 표정과 그 내부에서 부딪기며 살아가는 무표정한 우리는 도시의 수많은 닮은꼴의 집들과 흡사하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의 푸르고 파랗고 노랗던 신선한 꿈들은 모두가 의기소침하여 그 모습이 요원하다.

그는 이와함께 실경 느낌의 산수와 면과 선이 주축이 된 추상 작품이 어우러진 '벽 이야기' 시리즈 등 회화 작품도 전시한다.

윤익 미술평론가는 "정순아 작가는 아름다운 가을의 황금빛 벌판을 판위에 세겨내며 세속을 잊는 자신과의 맑은 대화를 경험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 나름의 정체성과 더불어 본질적인 고유한 목적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는 이러한 자신의 신념에서 작가적 정체성과 작품세계를 추구하고 있다"고 평했다.

정순아 작가는 조선대 미술대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나와 경기 갤러리한 초대전과 2024 광주 국제아트페어 등 다수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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