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미망' 관객과의 대화부터
작금 세태 풍자한 드라마까지
숨막히는 스릴러 잇따라 개봉
해외영화제 초청작과 수상작도
추운 겨울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뛰어난 몰입감을 자랑하는 영화가 관객을 맞이한다.
광주극장이 스릴러,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로 스크린을 가득 채울 12월 개봉작을 공개했다.
4일 개봉하는 정해일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언니 유정'은 고등학교 내 영아 유기 사건의 당사자로 자백한 동생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는 언니 유정의 이야기를 담았다. 동생의 친구인 희진의 존재를 새로이 알게 되며 자신이 동생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유정은 동생의 진심을 마주하게 된다.
같은 날 관객들을 만나는 영화 '세입자'는 방구석에서 벗어나기 위한 세입자들의 혈투를 통해 환경오염, 주거난 등 오늘날 사회 문제들을 풍자하는 호러 작품이다. 뛰어난 장르적 상상력과 블랙코미디로 호평을 받으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싱가포르 국제 영화제 등에서 수상 기록을 세웠다.
6일부터 만나볼 수 있는 '아들들'은 북유럽에서 제작된 프리즌 스릴러 작품이다. 교도관 에바는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살인자가 자신이 근무 중인 교도소로 이감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된다. 평소 재소자들과 원만하게 지내던 에바는 그가 수감된 보안 시설로 자진해 근무지를 옮긴다.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후보에 선정돼 덴마크 현지에서는 10만 관객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이다.
이날 오후 7시 20분 광주극장에서는 영화 '미망' 김태양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GV) 시간이 마련된다. 지난달 개봉한 '미망'은 광화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스 영화로, 과거 연인이었던 '여자'와 '남자'의 우연한 만남과 그들의 새로운 인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로드 무비다. 바르셀로나 국제작가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서 공식 초청되는 등 국내·외 영화제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11일 '서브스턴스', '이처럼 사소한 것들',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 총 세 작품이 잇따라 개봉한다.
제77회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서브스턴스'는 코랄리 파르자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한때 화려한 전성기를 누렸지만 TV 에어로빅 쇼 진행자로 전락한 엘리자베스는 50살이 되던 날 '어리고 섹시하지 않다'는 이유로 해고당한다. 그는 한 번의 주사로 젊고, 아름답고, 완벽해질 수 있는 약물 '서브스턴스'를 통해 변신한다. 현대 사회의 미를 향한 어긋난 욕망을 광기로 풀어낸 블러디 스릴러로, 엘리자베스 역의 데미 무어는 10kg의 체중이 감량될 정도의 열연을 펼치며 이 작품을 통해 각종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의 화제를 낳았다.
킬리언 머피 주연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1980년대 아일랜드 소도시를 배경으로 석탄을 파는 주인공 빌 펄롱이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배달 중 숨겨져 있던 진실을 마주하며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초청됐으며 은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은 전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장미의 이름' 저자 움베르토 에코가 소장한 5만여 권의 책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에코의 서거 1년 전인 2015년 자택 도서관에서 진행된 인터뷰 등이 담긴 아카이브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책과 도서관의 소중함을 알려준다.
관람료와 상영 시간표 등 자세한 내용은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침체된 지역 문화 회복 계기 되길" 지난해 12월 4일 탄핵 집회 참여한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들 계엄 이후 43일 동안 두문불출하며 검찰 조사 출석을 거부하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된 가운데 지역 문화계는 이에 대한 반가움을 나타내며 희망찬 미래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공수처가 15일 오전 10시 33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과 25일, 29일 세 차례에 걸친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바 있다.이에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속 시원한 반가움을 드러내고 있다.김병택 광주민족미술협의회 회장은 새벽부터 지켜봤다며 체포 소식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광주민미협 회원들과 매일 밤 금남로 집회에 참여해 함께 목소리를 내고 피켓 만들기 자원봉사에 참여해왔다.그는 "너무나 환영하지만 씁쓸하기도 하다. 어느정도 법과 원칙, 질서가 설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며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경제나 민생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문화계는 이미 초토화됐다. 침체된 문화계 행사들이 앞으로는 되살아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상황을 지켜보느라 잠 한숨 못잤다는 임해정 토박이 대표는 체포영장이 집행되어 기분이 좋다가도 헌정 사상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은 처음이라 역사적으로 안타깝기도 하다고.임 대표는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 같은데 국민의힘 일부 국회의원들이 한남동 저택 앞에 나온 모습, 끝까지 뻔뻔한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 등을 보면서 구속이 되고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될때까지 아직 끝난건 아니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도 있다"며 "그동안 '오월극'을 많이 해오면서 비상계엄과 계엄군의 폭력 등의 단어를 일상 속에 가지고 살아왔는데 지난해 12월 3일은 너무나 무서운 날이었다. 윤 대통령의 체포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달했다.고난영 광주연극협회 회장은 '속이 시원하다'는 말로 심정을 설명했다.고 회장은 "영장 집행 전 녹화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 영상은 어이가 없다. 국민 대다수가 계엄선포는 잘못됐다고 이야기 하는데 혼자서만 자기를 옹호하는 그 모습을 보고 망상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인 줄 알았다"며 "공수처가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 같은데 법대로 해서 구속이 됐으면 좋겠다. 내란을 일으켰으면 구속이 돼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정양주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정 회장은 "광주전남 작가들끼리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도 '즐겁고 기쁜 일'이라는 반응이 속속들이 올라왔다. 며칠동안 비상계엄령과 탄핵 이슈로 인한 불면증을 앓기도하고 글을 쓸 때도 집중력이 떨어졌는데, 당분간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늘 일을 계기로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법을 새로이 모색해야 되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와 정치의 지형에 변화가 일어나는 데에 문인들이 더욱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한재섭 광주영화영상인연대 사무처장은 다양성 영화의 활성화를 기대했다.한 사무처장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영진위의 지역영화활성화 사업이 지난해 완전히 폐지되고, 영진위 위원 선임 문제에서도 각종 논란이 끊이질 않는 등 독립·지역 영화의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느끼는 일들이 빈번했다"며 "체포 이후 정권이 교체될 시, 이러한 문제들이 개선되고 원상복귀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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