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휴가
‘휴가’에 관한 다양한 시각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됐다. 직장인들은 저마다 휴가 계획을 세우며 바다와 계곡, 캠핑장, 해외여행 등 다양한 여행지를 고민하고 있다.
휴가를 즐기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시원한 바다를 찾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용한 산과 계곡에서 여유를 즐기거나 숙소에서 '호캉스'를 즐기며 휴식을 택하는 사람도 있다.
휴가를 바라보는 시각도 제각각이다. 회사가 일정 기간을 정해 함께 쉬는 방식이 효율적이라는 의견과, 개인이 연차를 활용해 원하는 시기에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맞선다. 휴가 중 업무 연락 역시 긴급한 상황이라면 가능하다는 입장과, 휴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존한다.
여름휴가를 바라보는 방식이 다양해진 가운데, MZ세대 기자들은 선호하는 여름 휴가지부터 휴가 제도, 휴가 중 업무 연락에 대한 생각까지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 선호하는 여름 휴가지, 이유?
▲광주역 노필터(이하 노) = 즐기고, 먹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여행도 좋지만 나에게 휴가는 말 그대로 '쉬는 시간'이다. 그래서 관광 위주의 여행보다는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가를 선호한다. 장소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조용한 풀빌라에서 하루 종일 물놀이를 하거나, 호텔에서 푹 쉬며 호캉스를 즐기는 편이다.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아무 생각 없이 쉬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만족스러운 휴가다.
▲월곡동 경주마(이하 경) = 며칠 전 경상북도 경주로 이른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어딜 가나 푸르른 벌판과 고즈넉함을 자랑하는 왕릉이 그야말로 여름을 가득 채웠다. 사실 여태 최고의 여름 휴가지는 계곡이라고 생각했다. 그늘을 찾아 더위를 피하는데에 급급했다. 그런데 여름을 온전히 받아들이니 보이지 않던 생명들이 보이고, 푸르른 하늘이 보였다. 여름이 유일하게 좋은 이유는 예쁜 하늘과 들판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더위가 주춤하는 저녁에도 야경으로 볼거리가 많으니 이번 휴가는 경주를 추천한다.
▲운암동 아즈망(이하 망) = 제주도다. 여름 하면 역시 바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제주도 바다는 국내 다른 어디랑 비교해도 차원이 다를 정도로 청량하고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전에 세화 해변에 가본 적이 있는데, 하필 날이 흐릴 때 가서 그 예쁜 바다를 온전히 보지 못한 게 계속 아쉬움으로 남는다. 날씨가 정말 쨍하고 좋을 때 세화 해변을 다시 찾아서, 그 풍경을 눈에 제대로 담아오고 싶다. 아무리 푹푹 찌는 무더위여도 그 파란 바다를 보고 있으면 여름 휴가를 온 게 실감 나면서 더위는 잊고 그저 시원할 것만 같다.
▲광천동 보안관(이하 보) = 무조건 자연으로 떠난다. 현대 생활에 찌든 내 몸을 잠깐이라도 리프레시 시켜주고 싶다. 정신없는 상반기를 마무리하고, 자연과 함께하며 잠시나마 힐링을 가지는 것이 나의 여름휴가 테마다. 선호하는 지역은 제주와 강릉. 바다가 없는 광주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 곳들이다. 바다가 가까이 있으며 맛있는 것들이 잔뜩 있는 플레이스. '쉼'의 정석은 여유와 먹거리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 회사에서 기간을 설정해 줘야 한다 VS 연차로 내 맘대로 가야 한다.
▲노 = 당연히 연차를 활용해서 내 마음대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휴가는 혼자 떠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런데 회사에서 휴가 기간을 일괄적으로 정해버리면 다른 사람들과 일정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결국 쉬라고 만든 휴가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휴가는 회사의 편의보다 개인의 일정과 삶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운영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경 = 최고의 여름휴가는 아무도 없는 회사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업무를 보는 것이라는 말이 문뜩 떠오른다. 사람으로 붐비는 여름 피서지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 않겠는가. 여름휴가는 말 그대로 더위를 피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굳이 회사가 기간을 정해주기 보단, 어떤 방식으로든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망 = 당연히 연차를 활용해 자유롭게 가야 한다. 회사에서 휴가 기간을 일방적으로 지정하는 것은 다소 강압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처럼 무더위보다 조금 서늘해질 무렵의 휴가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만, 휴가로 인해 업무에 지장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 우선이기에, 원하는 날짜가 팀원들과 겹치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히 상의하고 조율해서 다녀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보 = 후자가 마음이 편하다. 전자는 연차를 차감하지 않은 것이 장점이지만, 내가 원하는 일정으로 조율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후자는 여름 내에 휴가를 가고 싶은 날짜를 정할 수 있어 자유로운 영혼인 나에게는 안성맞춤이다.
- 휴가 중 업무 연락은 가능하다 VS 금지다.
▲노 = 정말 회사가 멈출 정도의 비상 상황이 아니라면 업무 연락은 금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대체 인원이 있음에도 굳이 휴가 중인 사람한테 전화하는 마인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휴가를 쓰는 이유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 또는 리프레시하기 위해서인데, 사소한 일로 계속 연락이 오면 누가 맘 편히 쉴 수 있을까. 회사에 애사심이니 업무의 책임감이니 뭐니 강조하면서 휴일, 휴가 중에 연락하는 것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여기는 상사들이 태반인 기업 문화. 이제 좀 바뀌어야 한다.
▲경 = 휴가를 끝낸 뒤 오는 상대적 공허감이 크다. 오히려 그 허탈함을 덜 느끼기 위해 휴가 중 간간이 업무 메신저를 들어가 본다. 또한 내가 없어도 업무가 잘 돌아간다는 것을 느끼면 그 자체로 적지 않은 안도감을 얻는다.
다만 내가 직접 관여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면, 업무 연락이 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의도하지 않은 연락은 흐린 눈을 하고 미뤄두고 싶다.
▲망 = 조건부 '가능'이다. 정말로 내가 처리하지 않으면 회사 업무 자체가 마비되거나 진행이 불가능한 긴급한 상황이라면, 휴가 중 연락이 오는 것도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다. 내가 휴가일 때 팀원들이 고생하는 걸 알고, 반대로 다른 팀원이 휴가일 땐 내가 그 자리를 메워주기 때문에 서로 유동적으로 공백을 채워주는 편이다. 하지만, 사소한 업무까지 사사건건 휴가자에게 연락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여전히 많은 일터에서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하지만, 이런 식이면 누구도 마음 편히 쉴 수 없다. '진짜 긴급한 일'이 아니라면 휴가자의 시간을 지켜주는 문화가 이제는 당연해져야 한다.
▲보 = 대체 인력이 없고, 정말 급한 일이면 처리해 줄 생각은 있다. 급하지도 않은 일이나 상사들이 갑자기 꽂힌 내용을 휴가 때 말한다면 정말 최악이다. 휴가는 말 그대로 휴가다.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담당자가 정말 필요한 일이나 이 일을 제때 처리 안 하면 매우 큰일이 나는 일이 아닌 이상 연락은 자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정리=김세화기자 3flower@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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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피해 ACC로···평일에도 이어진 ‘문화피서’
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6관에서 진행 중인 ‘자밀 프라이즈:무빙 이미지’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정보원을 이용하고 있다.
“방학이라 아이들이랑 어디라도 가야 하는데 날씨가 너무 덥잖아요. ACC는 시원하고 볼거리도 많아서 오늘은 여기로 피서 왔어요.”폭염이 이어진 14일 오후 찾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평일 오후 시간대였지만 전당 곳곳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야외 활동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무더위를 피해 실내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이른바 ‘문화피서’ 행렬이었다. 전당 A·B 주차장은 만차 안내가 표시될 정도로 차량이 몰렸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책을 읽거나 전시를 둘러보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정보원을 이용하고 있다.아이 손을 잡은 부모들은 어린이문화원으로 향했고, 전시장 안내도를 들여다보던 관람객들은 복합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로비 한쪽에서는 잠시 쉬어가는 시민들도 보였다. 바깥의 뜨거운 햇볕과는 달리 시원한 실내에는 사람들의 말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문화정보원은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시민들로 활기를 띠었다. 도서관에서는 책을 펼쳐 공부하는 학생들과 자료를 찾는 이용객들이 자리를 잡았고, 라운지에서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책을 읽고, 다른 곳에서는 잠시 대화를 나누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더위를 피하는 모습이었다.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상품점 ‘들락’에서 굿즈를 살펴보고 있다.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분위기는 더욱 분주했다.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6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교류특별전 ‘자밀 프라이즈: 무빙 이미지’에는 영상과 설치, 사운드, VR 등 다양한 작품을 관람하는 시민들이 이어졌다. 이슬람 문화와 역사, 사회에서 영감을 받은 동시대 예술을 선보이는 전시인 만큼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 멈춰 화면을 유심히 바라보거나 전시장 곳곳을 천천히 이동하며 작품을 살폈다.복합전시 3·4관에서 열리는 ‘코스모 아시아 피플’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코스모·아시아·피플’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위기의 지구와 인간, 아시아의 상상력을 바라보는 전시다. 작품 앞에서 한참을 머무는 관람객들의 모습에서는 더위를 피하는 것과 함께 전시를 통해 새로운 생각거리를 찾는 분위기도 눈에 띄었다.복합전시 2관의 ‘아시아의 장치들’에서는 영상과 비디오아트를 통해 아시아의 역사와 기억, 공동체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영상에 시선을 고정한 관람객부터 전시장 구조물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는 관람객까지 다양한 모습이 잇따랐다.어린이문화원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특히 붐볐다.14일 오후 어린이 관객들이 ACC 어린이문화원 다목적홀에서 진행 중인 특별전 ‘스포츠 히어로즈:나도 국가대표’에 참여해 펜싱 체험을 하고 있다.17일까지 진행되는 특별전 ‘스포츠 히어로즈: 나도 국가대표!’가 열리는 다목적홀에서는 아이들의 움직임이 특히 분주했다. 리듬체조와 펜싱, 스내그골프, 플로어컬링 등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스포츠를 직접 체험하며 아이들은 연신 몸을 움직였다.펜싱 체험에 나선 한 어린이는 “엄마, 나 펜싱에 재능 있는 것 같아”라며 보호자를 향해 손짓하며 웃는 모습도 보였다. 보호자들은 아이가 스포츠 체험에 나서는 모습을 지켜보며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사진을 촬영했다. 폭염 때문에 밖에서 뛰어놀기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실내 체험공간이 또 하나의 놀이터가 된 모습이었다.14일 오후 어린이 관객들이 ACC 어린이문화원 어린이체험관에서 진행 중인 상설전시 ‘우리 모두의 집, 아시아’를 관람하고 있다.어린이체험관의 상설전시 ‘우리 모두의 집, 아시아’에서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바다와 갯벌, 습지와 호수, 숲과 사막 등 아시아의 자연환경을 주제로 한 공간을 따라 아이들이 직접 움직이고 체험하며 자연과 생태의 의미를 배웠다.이날 딸과 함께 ACC를 찾은 시민 정하영(38·여)씨는 “요즘은 너무 더워서 아이와 야외에서 오래 놀기가 쉽지 않은데, ACC는 시원한 공간에서 전시도 보고 체험도 할 수 있어 좋다”며 “방학 동안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글·사진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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