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나주평야 쌀로 만든 제품, 소비자 사로잡을 것"

입력 2023.01.26. 18:32 김종찬 기자
[농촌 창업 청년들 성공스토리]
⑬나주 레인보우팜㈜ 농업회사법인 류정희 대표
대학 진학 대신 직장 다니다 2017년 창업
100% 나주평야 쌀로 만들어 ‘고품질’
“쌀가루 비싸다고 맛없다” 편견 깰 것
레인보우팜 류정희 대표가 지난 2018년 제품화에 성공한 순쌀 호두과자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농촌 창업 청년들 성공스토리] ⑬나주 레인보우팜㈜ 농업회사법인 류정희 대표

"쌀 소비량 급감에 대한 고민 끝에 젊은 청년들도 우리나라 고유 쌀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자 레인보우팜을 차리게 됐습니다. 빵을 포함해 쌀가루로 만드는 질 좋은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습니다."

드넓고 땅의 질이 좋기로 유명한 나주평야의 쌀로만 제품을 만드는 레인보우팜㈜ 농업회사법인 류정희(29·여) 대표는 고향인 나주의 쌀의 품질을 알리고 있다.

류 대표는 직접 농민들이 벼를 재배하는 논을 찾아 품질을 하나하나 살핀 후 계약하고 있다. 구매한 쌀을 쌀가루 등으로 만들어 쌀국수와 파스타를 비롯, 호두과자와 나주배쌀빵, 전병, 쌀과자로 가공해 판매 8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류 대표는 쌀가루가 밀가루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맛도 덜하다는 편견을 깰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 '농협인' 아버지의 뜻 잇는다

류정희 대표는 공부에 대한 꿈이 크지 않아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대신 류 대표는 20살 때부터 다양한 직장과 아르바이트 등을 경험하며 사회생활에 매진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7년 30여년 동안 지역농협에서 근무하고, 퇴직한 아버지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았다. 아버지가 지인과 함께 농업법인을 차렸는데 회사가 기반을 잡을 때까지만이라도 함께 일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류 대표의 아버지는 농협에서 근무하며 매년 급락하는 쌀 소비량에 대한 걱정이 있었고, 쌀로 만든 가공식품이라면 쌀 소비도 늘릴 수 있고, 법인 성장도 함께 가능하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에 나선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을 꿈꾸던 류 대표는 창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매일 고민을 거듭했다. 며칠 간의 고민 끝에 그는 고향인 나주로 돌아와 창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류 대표는 "'직접 부딪혀 보고 배우며 성장하자'는 생각으로 아버지의 밑에서 서류작업부터 시작했다"며 "주변에서의 도움과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창업에 대한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인보우팜 류정희 대표가 제품화에 성공한 상품을 확인하고 있다.

◆ 쉽지 않은 '창업'…"좌절하지 않았다"

류 대표의 창업 도전은 쉽지 않았다. 우선 법인 운영 절차부터 하나씩 배워갔다. 서류작업 하나하나 작성하는 것도 힘겨웠던 그는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열리는 국제 농업박람회에 참석, 차산업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지인을 만났다.

류 대표를 만난 지인은 국내산 녹차와 홍차를 활용한 쌀가공식품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해왔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본격적으로 쌀 가공식품의 연구에 뛰어들었다.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은 젊은 층이 밀가루 등에 입맛이 길들여져서라고 생각한 류 대표는 우선 이들의 입맛 저격을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 과정은 쉽지 않았다. 대학을 입학하지 않은 탓에 관련 지식을 쌓지 못했고, 과자와 제빵, 면류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농업기술원과 인터넷 등에서 관련 교육 등을 배우며 지식을 습득했다. 대학에서 전문과정을 거친 지역 인재들도 적극적으로 채용해 R&D에 공격적으로 투자도 했다. 그 결과 나주평야 쌀로 만든 과자류, 제빵류, 면류 등 3개군에 대한 생산라인을 구축, 판매까지 나설 수 있게 됐다.

레인보우팜 류정희 대표가 지난 2018년 제품화에 성공한 순쌀 호두과자.

이 중에서 류 대표가 가장 주력하는 품목은 제빵류다. 지난 2018년 국내산 농산물을 이용한 제빵 사업을 추진하던 류 대표는 순쌀 호두과자를 제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자체 특허 기술을 통해 개발한 나주배를 모티브로 만든 나주배쌀빵도 나주와 광주 2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고 판매에 나섰다.

이 외에도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100% 나주 쌀로만 만든 순쌀반죽, 가정에서 물만 부어 간단하게 반죽해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쌀와플믹스, 고소하고 바삭한 식감이 우수한 바른전병, 유기농 현미쌀과 아로니아 현미쌀로 만든 쌀과자 등 다양한 품목도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지난해 B2B 판매 등으로 8억1천여만원의 성과를 올렸다. 류 대표가 생산하는 3개군 10여개의 제품들은 미국과 중국, 요르단, 싱가포르 등 4개국에도 수출하며 대한민국의 쌀 산업에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류 대표는 "'레인보우팜'의 뜻은 '비온 뒤 맑게 개인 날씨에 보일 무지개'라는 뜻으로, 시작은 힘들겠지만 그 끝에 보일 희망을 이름에 녹였다"면서 "아버지의 꿈인 '쌀 소비량 증진'과 법인의 꾸준한 성장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레인보우팜 류정희 대표가 제품화에 성공한 쌀과자.

◆ "'쌀가루, 맛없고 비싸' 편견 없앨 것"

류 대표는 쌀가루가 비싸고 맛없다는 편견을 없애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기존 밀가루로 만든 제빵과 과자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싼 가격에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류 대표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는 것이다.

류 대표는 고품질 쌀을 구매하기 위해 직접 나주평야를 발로 뛰며 품질 좋은 벼를 계약하고 있기 때문에 적정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쌀가루를 고집하는 이유는 나주의 드넓은 평야에서 직접 나온 쌀이라는 점,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농가 소득 보전에도 상당한 기여가 된다는 점을 꼽았다. 게다가 쌀가루로 만든 제품들은 씹을 때 고소하며 아삭하게 씹히는 감촉도 훌륭하고, 밀가루에 비해 크게 비싸지 않다.

류 대표는 "가격을 비교해보면 알겠지만 나주배쌀빵의 경우 20개입에 1만2천원이고, 와플믹스는 7천원, 파스타는 1만원, 쌀국수는 5천원 등 1만원 내외에서 밀가루보다 맛좋고 글루텐 걱정 없이 드실 수 있다"며 "좋은 제품을 더 많이 만들어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맛좋은 쌀 가공식품을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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