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주식수원 거북등 신세
겨우 20%대... 내년 초 완전 고갈
절감 운동 6주만에 8% 감소 불구
사용·구입·배출 규제 전망까지도
‘생명 위협 재난’ 위기감 가져야

반세기 최악 가뭄 ‘이러다’ [프롤로그] 코앞에 단수
요즘 광주에서 최고의 집들이 선물로 2L 생수가 뜨고 있다. 1인 하루 최대 500㎖ 생수 3병 구입 총량제가 시작된 이후 시중에서의 합법적 거래마저 불가능해지면서 지역에서 가장 귀한 몸이 됐다. 한때 즐겨 마셨던 '아메리카노'도 천정부지로 오른 생수값에 소위 금수저로 불리는 상류층만이 즐길 수 있는 음료가 됐다.
집에서는 변기 물도 함부로 내릴 수 없다. 1인 가정은 일 3회, 4인 가정이라고 해봤자 최대 8차례만 가능해져서다.
그럼 샤워라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느냐고?! 천만의 말씀. 1회 사용량이 95L로 한정되면서 샤워 시작 5분 후 자동으로 물이 멈추는 타임아웃제가 도입됐다.
설거지는 더 힘들어졌다. 20초 물 사용 후 3분간의 단수가 3차례만 허락되는 설거지 타임아웃제가 걸림돌이다.
쌀을 씻고 난 물도 함부로 버려선 안 된다. 관할 기관 신고 없이 무단 방류하면 범칙금 3만원이 부과되어서다. 덕분에(?) 쌀뜨물 중고거래가 활성화됐고, 최근에는 급기야 중고거래가 전격 합법화되기도 했다.
종일 보일러를 가동하거나 정수기, 비데를 사용하는 일도 매우 어려운 일이 됐다. 운용에 필수적인 물이 바닥나서다.
광주시민 새해 소망 1위로 '마른 하늘의 물벼락'이 꼽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식수원이 모두 고갈된 2032년 광주의 모습을 그린 가상의 시나리오다. 상상에 상상을 더 했지만 전문가들은 지금 고삐를 쥐지 않으면 10년 후의 광주는 이보다 더 끔찍한 상황이 벌어질 지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광주와 전남지역에 관측 50여년만에 최악의 가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물이 끊겨버린 전남의 섬이 한 둘이 아니고, 145만이 사는 대도시 광주의 수돗물도 조만간 끊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지도 오래다.

이에 무등일보는 <반세기 최악 가뭄 '이러다'>를 주제로 지역의 물 부족 현황과 대책 등을 살펴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29%. 광주시가 주 식수원으로 쓰는 화순 동복호와 순천 주암호의 저수율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말라 버린 지 오래인 상류는 거북등을 훤히 드러내 보이고 있고, 중류마저 흙과 자갈, 풀만 무성하게 자라있다.
동복댐 물은 용연정수장을 통해 광주 동·북구 60만명(하루 20만톤)에게, 주암댐 물은 덕남정수장에서 서·남·광산구 85만(하루 30만톤) 시민에게 공급되는 구조로, 저수율 관리가 전산화 된 지난 1999년 이후 12월 기록 20%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속도라면 100여일 후면 완전히 말라붙는 고갈 상태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격일제와 시간제, 구역별 단계화 등 구체적인 방식만 아직 정해해지 않았을 뿐 내년 3월 단수 시행 계획은 불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광주 전역에 실제 단수가 단행된다면, 1992년12월21일부터 1993년 6월1일까지 156일 동안 지역에 내려졌던 격일제 급수 이후 30년 만이다.
단순히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상청은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가뭄 역시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3년 연속 라니냐가 발생하면서 대한민국이 위치한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를 끌어올려 고기압 발달을 자극하고 있는데, 이것이 광주·전남지역의 강수를 억제하는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의 가치가 화폐가치를 뛰어넘은 10년 후 가상 시나리오가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의 우리 실생활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계당국 역시 '나 하나 쯤이야, 물 절약 하지 않아도 괜찮겠지' 방관했다간 물 사용, 구입, 배출, 시간 규제와 같은 우스갯 소리가 생명을 위협하는 새로운 재난·재앙으로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나마 물 절약 캠페인 시행 6주만에 광주지역 절감률이 8.2%까지 높아진 점은 고무적이지만, 장마가 시작될 내년 6월 중순까지 제한 급수 시기를 늦추는 최선의, 유일의 방법이 범시민 자발적인 물 절약 참여 밖에 없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정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물 사용 습관 바로잡기는 당장의 물 절약 효과는 물론 수돗물 생산비용, 하수처리 비용, 댐 건설 비용, 환경개선 비용 절감까지 덤으로 따라온다"면서 "제한 급수 시기를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가정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의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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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의 부주의로" 면허취소 위기 놓인 어느 50대 버스기사
지난달 30일 오후 4시55분께 광주 서구 농성동 서구청 앞 도로에서 봉선37번 시내버스가 도로 우측 전신주를 들이받았다. 독자제공
최근 광주 도심에서 운전 부주의로 전신주를 들이받은 시내버스 기사가 운전면허 취소 위기에 놓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이처럼 서민의 발이 되는 시내버스 기사를 비롯한 운수종사자들의 경우 한순간의 부주의로 생업을 잃을 수도 있는 만큼 철저한 안전운전이 요구된다.7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30일 오후 4시55분께 광주 서구 농성동 서구청 앞 도로에서 50대 남성 A씨가 운전하던 봉선37번 시내버스 도로 우측 전신주를 들이받았다.사고 당시 버스 안에는 A씨 포함 승객 29명이 탑승해 있었는데, 이 중 20대 여성 B씨 포함 8명이 다리 등을 다쳐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나머지 승객들은 나중에 통증이 생기면 별도로 병원을 방문하겠는 의사를 밝혔다.경찰은 "감기 기운이 있어 점심식사 후 약을 먹었다"는 A씨의 진술을 토대로 A씨의 부주의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문제는 운전이 유일한 생계수단인 A씨가 운전면허 취소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이번 사고로 인한 누적 벌점 때문이다.현행 도로교통법상 교통사고를 내면 교통법규 위반 사유에 따라 벌점이 부과되며, 누적 벌점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면허가 취소된다. 기준은 1년간 121점 이상, 2년간 201점 이상, 3년간 271점 이상이다.A씨는 우선 '안전운전 의무 위반'으로 기본 벌점 10점이 부과된다.여기에 인적 피해가 발생해 인원수에 따라 벌점이 추가된다. 벌점 기준은 사고 72시간 내에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1명당 90점, 3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 15점, 3주 미만은 5점이다. 5일 미만의 단순 치료는 1명당 2점이 부과된다.A씨의 경우 사망자는 없었지만, 3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중상자가 2명 발생해 벌점 30점이 추가돼 누적 벌점이 40점에 이르렀다.또 3주 미만 경상도 현재까지 20명 이상 발생하면서 벌점이 100점 더해질 예정이다.이번 사고로 인한 누적 벌점이 이미 121점을 넘어선 만큼 A씨의 운전면허 취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단 한순간의 부주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며 교통법규를 철저히 지키고 안전운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서부경찰 관계자는 "모든 교통사고는 한순간의 부주의로 발생한다. 끼어들기나 꼬리물기와 같은 5대 반칙운전을 비롯한 교통법규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무리하게 운전하기 보다는 충분한 휴식을 갖고 운전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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