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 상대팀 맞춰 탄력적 운용
8월을 시작하는 KIA 타이거즈의 발걸음이 무겁다. 후반기 첫걸음을 연패로 내딛었기 때문이다.
KIA는 지난 2일 시작한 후반기 첫 경기에서 패배를 기록한 뒤, 4일에도 대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 탓에 상위권을 넘보던 순위는 최근 KT와 경쟁을 벌이는 등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
당초 전력을 고려한다면 이정도 성적은 나쁘지 않지만 전반기 막판에 3위까지 오르는 저력을 봤기에 욕심이 생긴다.
최근 패배 기록을 돌이켜보면 투타 모두 아쉬웠다. 방망이는 무뎌진 모습을 보였고, 마운드는 위태로웠다.
특히 투수진의 부진이 뼈아팠다. 믿었던 마운드였기에 아쉬움은 증폭된다.
KIA의 투수진을 보면 당장 우승 후보로 꼽힐만한 전력이다. 양현종, 브룩스, 가뇽, 이민우, 임기영 등 쟁쟁한 선발진이 마운드를 책임지고, 불펜에서는 홍상삼, 문경찬, 전상현, 고영창 정해영 등이 버텨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위력도 힘이 빠져 보인다. 1일 롯데전에서는 호투를 기대했던 임기영은 5이닝 동안 5실점 4자책점을 내주고 교체됐고, 뒤를 이어 등판한 문경찬은 1이닝 동안 2실점 2자책점을 허용했다.
2일 롯데전도 마찬가지였다. 선발로 나선 가뇽은 4.1이닝 6실점 5자책점으로 무너졌고, 불펜 고영창은 0.2이닝 동안 2실점 2자책점을 내줬다.
4일 LG전에서는 이민우가 5이닝 6실점 6자책점으로 패전을 떠안은 뒤, 이준영이 0.2이닝 2실점 2자책점을, 김현수가 0.1이닝 6실점 6자책점을 기록했다.
물론 경기 중간에 분위기를 반등 시킬 만한 기미가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연패의 악순환은 반복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
마운드 부진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예상된다. 더워진 날씨에 집중력이 흐려질 수도 있고,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떨어진 것일 수도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투수진의 문제를 볼넷으로 봤다. 볼을 많이 던져서 볼카운트 싸움에 밀린 투수들은 상대팀에게 출루를 허용했고, 결국 실점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최근 볼넷이 경기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 또 수비에서도 여러 차례 불안한 모습이 나왔다. 그래서 그 점을 선수들에게 상기시켜줬다"면서 "LG같은 팀을 만났을 경우 작은 실수들이 경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 앞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분위기 변화를 위해 필승조 구성도 다양하게 짤 생각이다. 좀 더 탄력적으로 필승조를 꾸려 체력적인 부분 등을 최대한 고려할 계획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경기 때마다 상대에 맞춰서 불펜진을 꾸릴 생각이다. 문경찬은 경험이 많은 선수고, 정해영은 어리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상황에 맞춰 대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잠시 흔들렸던 KIA마운드가 다시 막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후반기 승리를 견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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