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택·주효상 안방 지키기엔 물음표
올해 FA최대어 양의지 영입 고려해야
“1순위는 박동원…만약의 상황도 대비"
지난 시즌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주전 안방마님으로 활약을 펼쳤던 박동원이 결국 FA시장의 매물이 됐다.
KIA는 시즌이 한창이던 5월, 키움히어로즈와 김태진+2023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에 현금 10억원을 얹어 시즌 종료 후 FA자격을 얻는 포수 박동원을 건네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박동원의 영입은 KIA의 고질적 약점이던 포수문제를 단번에 해결한 마스터키가 됐다. 박동원은 KIA유니폼을 입고 타율 2할4푼2리 17홈런 53타점에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뜻하는 WAR은 2.08(스탯티즈 기준)을 기록했다. 주로 하위타선에서 장타력을 뽐내며 상대 투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KIA는 박동원을 트레이드로 영입했을 당시부터 장기계약을 고려했다. 그러나 생애 처음으로 FA자격을 얻는 박동원이 시장의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며 의견이 엇갈렸고 장기계약으로 묶는데 실패했다. 결국 박동원은 16일 KBO에 FA신청서를 제출하며 시장으로 나왔다.
물론 박동원의 시장 진출이 KIA와의 협상 최종결렬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KIA와 재계약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이에 KIA의 내년 주전 안방마님은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KIA는 시장의 박동원을 다시 잡는 것이 1번 옵션이다. 하지만 만약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KIA는 기존의 한승택에 지난 11일 키움으로부터 2016년 1라운드 지명 출신 포수 유망주 주효상을 받아왔다. 다만 둘이 한 시즌 안방을 지키기엔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KIA가 FA시장에서 박동원과 재계약에 실패할 경우 다른 매물을 찾아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이유다.
KIA가 최근 FA시장에서 영입한 자원을 보면 최형우와 나성범 등 해당연도에서 최대어만을 영입했다. 이에 유강남, 박세혁 등 다른 포수 매물보다는 이번 시장 최대어로 평가받는 포수 양의지의 영입도 고려해 볼 만하다.
양의지는 내년 한국나이 36살로 접어들어 계약후반에는 포수보다는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도 타율2할8푼3리 20홈런 94타점에 WAR은 4.61(스탯티즈 기준)으로 변함없는 방망이 실력을 과시한데다 여전히 뛰어난 수비력과 다양한 경험을 갖춰 영입시 단숨에 우승후보로 전력이 급상승할 수 있다.
또 한승택, 주효상 등이 양의지와 번갈아 안방을 지키며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물론 시장 최대어인 양의지를 영입한다면 샐러리캡 초과를 감안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원 소속구단인 NC다이노스 역시 양의지 잔류에 대한 의지가 상당하다. 또 그의 친정인 두산베어스도 양의지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같은 경쟁과 고려사항에도 KIA가 양의지를 영입한다면 내년 시즌 우승을 노리겠다고 공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장정석 KIA단장은 "박동원이 FA시장에 나왔지만 우리의 1순위는 여전히 박동원이다. FA는 선수가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한다. 여러 평가를 받고싶어 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대신 우리도 지속적으로 에이전트와 접촉하며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양의지에 대해서도 "우리가 셀러리캡에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움직일 생각이다. 양의지 뿐 아니라 다른 FA와 트레이드도 열어놓고 다각도로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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