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경기서 실책 줄여야 V12
호랑이군단이 값진 예방주사를 맞았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는 지난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삼성라이온즈와 결전을 벌였다. KIA가 6회 삼성의 김헌곤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후 2개의 볼넷을 연달아 내주며 무사 1,2루 상황에서 경기장 일대 내린 많은 양의 비로 경기가 중단됐다. 서스펜디드 경기가 된 1차전은 23일 오후 4시 속개될 예정이다.
KIA의 선발로 나선 제임스네일은 76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1피홈런 1실점으로 제몫을 했다. 그러나 KIA의 가장 큰 무기인 타선이 침묵을 유지하며 경기를 제 페이스로 끌고가지 못했다.
거기다 KIA는 시리즈 전부터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에서 2번의 실수가 나왔다. 네일이 압도적인 투구를 보이며 주자의 득점을 막았지만 KIA입장에서는 가슴이 철렁할 장면이었다.
먼저 1회 무사 1루 상황서 김헌곤의 2루 땅볼 타구에 KIA수비는 병살처리를 시도했다. 그러나 유격수 박찬호의 송구를 1루수 서건창이 잡아내지 못하면서 주자가 살았다. 이후 강민호의 2루타가 나오며 KIA는 2사 2,3루의 위기를 맞았다.
3회에는 더욱 위험한 실수가 나왔다. 삼성 류지혁의 유격수 왼쪽으로 가는 내야안타성 타구를 유격수 박찬호가 힘겹게 건져냈고 1루에 송구까지 했다. 그러나 이 송구가 삼성의 덕아웃으로 들어가며 선두타자가 2루에 들어섰다. 후속타자의 번트로 KIA는 1사 3루의 위기와 마주했다.
결과적으로는 두 번 모두 무실점이닝이 됐지만 네일의 투구수를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단기전에서 수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1위를 차지한 KIA는 144경기에서 146개의 실책을 저질러 최다실책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반면 삼성은 최소실책 1위(81개)로 철벽수비를 자랑했다.
이범호 감독 역시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플레이오프를 보며 삼성은 역시 수비가 강한 팀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정규시즌 최소실책을 했기 때문에 대량 득점이 나오는 상황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점수를 빼야 할 때 1점 1점 씩 꼭빼도록 해야한다. 공격이 아무리 우리가 강하더라도 실책이 동반됐을 때 점수내기가 쉬워진다. 삼성이 수비가 강하다는 것을 생각하며 야구하겠다"고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을 정도.
정규시즌 종료 후 약 3주간 휴식을 취해 경기감각이 부족한 점과 한국시리즈 1차전의 긴장감을 고려하면 수비실책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승을 위해서는 수비의 견고함이 필수적이다.
아직 채 종료되지 않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예방주사를 맞은 KIA가 남은 시리즈에서 철옹성 수비를 앞세워 12번째 우승트로피에 입맞춤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 KIA 곽도규 "타이거즈로 뭉쳐서 KS2연패 도전"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왼쪽)가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팬페스타'에서 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장)현식이 형의 공백이 있지만 타이거즈 하나돼서 이겨낼 수 있습니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는 올 시즌 또 하나의 히트상품을 배출했다. 지난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에 5라운드 42순위로 지명된 곽도규는 데뷔 2년만에 잠재력을 실현시켰다.곽도규는 올 시즌 71경기에 출전해 55.2이닝을 소화했고 4승 2패 2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56으로 맹활약했다.'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최지민의 예상외 부진에도 KIA가 큰 어려움 없이 V12를 달성한 원동력은 같은 좌완투수인 곽도규의 성장에 있다. 곽도규는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에 출전해 4이닝을 던졌다. 그리고 2승을 올려 2024 한국시리즈 다승왕이 되기도 했다.곽도규는 경기 외적으로도 인상적인 세리모니 등을 선보이며 'MZ투수'라는 별명을 얻어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샀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오른쪽)가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팬페스타'에서 팬사인회에 응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30일 열렸던 카퍼레이드와 팬 페스타 행사를 가장 즐긴 선수도 곽도규를 꼽을 수 있다. 그는 KIA의 V12를 기념하는 카퍼레이드를 위해 2층 버스에 올라 금남로 5가부터 5.18 민주광장까지 1.2km를 달리며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989년 해태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4연패 이후 35년만의 카퍼레이드에 선수단도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가 한국시리즈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세리모니를 취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곽도규는 "확실히 우승이 즐겁고 기쁜 것 이란 사실을 느꼈다"며 "손을 흔들며 팬들과 인사하기 바빴다. 행사장에 올 때도 (윤)영철이와 함께 2층버스를 그대로 타고 왔는데 그때까지도 팬들이 반겨주셔서 머플러도 드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이어 곽도규는 "지금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예년보다 조금 더 길게 쉬고 시즌 준비에 들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그는 2023년 데뷔한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첫 시즌에는 14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2년만에 필승조로 우뚝 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지난 11월 열렸던 'WBSC 프리미어 12'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그는 "국제무대에서는 배울 것도 많았고 자신감도 생겼다. 몸 상태가 좋고 안좋고는 중요하지 않다"며 "국가대표는 변명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싸울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그런 목표도 생겼고 확실히 많은 것을 배운 시즌이었다"고 되돌아봤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가 한국시리즈에서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2017년 이후 7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KIA가 2025년 한국시리즈 2연패의 금자탑을 쌓기 위해서는 곽도규가 맡을 팀의 허리 역할도 중요하다. 2024년 팀의 마당쇠이자 필승조로 활약했던 장현식이 FA를 통해 LG트윈스로 이적해 곽도규의 분발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곽도규는 "(장)현식이 형이 이적을 했지만 괜찮다. 타이거즈의 이름 아래 뭉치면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며 "감독님, 단장님께서 잘 준비해주실 것이고 선수들은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단언했다. 이어 "달라지는 건 없다. 똑같이 준비할 것이다. 보직은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사안이고 저는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이 준비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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