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서 1승1패 안고 광주로
김태군 그랜드슬램·테스형 2점포
네일 5.2이닝 역투로 삼성 묶어
2승 뒤 1패가 약이 된 듯하다.
호랑이군단이 적지 대구에서 1승1패를 안고 홈 광주로 돌아간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는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의 '2024 신한 SOL BANK KBO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9-2로 승리했다. 전날 삼성과의 힘대결에서 밀린 KIA는 이날 김태군의 만루홈런과 소크라테스브리토의 2점포 등 대포를 가동하며 삼성을 압도했다. 시리즈에서 2승1패 뒤 3승고지를 선점한 팀의 우승 확률은 94.1%(17차례 중 16번)로 압도적이다.
전날 패한 KIA의 경기전 분위기는 어두웠다. '해결사' 최형우가 허리통증으로 선발출전하지 못하는데 이어 1차전서 공략에 실패한 상대 에이스 원태인이 마운드에 오르기 때문.
만약 이날 KIA가 패한다면 시리즈 전적은 2-2로 동률을 이룰뻔했다. 또 KIA가 스스로 쫒기며 분위기를 내줄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KIA는 적지에서 대포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선취점은 KIA의 몫이었다. KIA는 1회부터 원태인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박찬호가 6구 승부 끝에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김선빈도 10구까지 가는 긴 승부를 펼치며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려냈다. 김도영이 3루수 파울플라이로 돌아섰지만 그 역시 원태인을 6구까지 괴롭혔다. 나성범은 초구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사이 3루주자가 홈을 밟아 중요한 선취점을 거머쥐었다. 이어 소크라테스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최원준은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1득점에 그쳤지만 KIA는 1회에만 원태인이 31개의 공을 던지도록 하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2회에는 비록 득점은 올리지 못했지만 원태인이 23개의 공을 던지도록 하며 집요한 모습을 보였다.
3회 빅이닝으로 KIA는 승기를 잡았다. KIA는 선두타자 김선빈이 안타-김도영의 볼넷-나성범의 안타로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이어 소크라테스가 우중간 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다.
이후 최원준의 번트와 이창진의 볼넷으로 다시 만루의 찬스를 만들었고 변우혁의 타석에서 마침내 원태인을 강판시키는데 성공했다.
KIA는 바뀐 투수 송은범을 상대로 변우혁이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러나 후속타자 김태군이 송은범의 2구째 132km/h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좌익수 뒤를 넘어가는 비거리 120m 초대형 홈런을 때려내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7-0.
KIA선발 제임스네일은 역투를 펼쳤다. 5.2이닝 동안 6피안타와 1사사구를 내줬지만 7탈삼진 2실점으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에이스간의 맞대결로 자칫 패한다면 시리즈 분위기를 통째로 넘겨줄 수 있는 고비에서 훌륭한 투구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삼성은 김영웅의 적시타와 이재현의 홈런 등으로 KIA를 쫓았다.
KIA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6회 초 1사 후 나성범의 안타와 소크라테스의 2점홈런으로 상대의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소크라테스는 상대 투수 최채흥의 3구째 135km/h 직구를 통타해 우익수 뒤로 넘어가는 비거리 125m 쇄기홈런을 심었다. 9-2.
KIA는 크게 앞선 상황에서 필승조를 총가동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이준영(0.1이닝 무실점)-장현식(1이닝 무실점)-곽도규(1이닝 무실점)-황동하(1이닝 무실점)등이 상대 타자들을 무력화했다.
경기를 마친 이범호 KIA감독은 "(최)형우가 오늘 몸이 안좋아 출전하지 못해서 걱정을 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그래도 벤치에서 응원을 보여주고 경기 못나가면서도 선수들에게 힘을 주려고 하는 모습도 보였다"며 "그런 모습에 선수들도 자기들이 꼭 해줘야 할 몫을 최선을 다해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대구에서 경기 잘 치렀으니 광주 돌아가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4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된 김태군은 "너무 좋다. 선수생활에 첫 만루포인데 중요한 시리즈에서 나온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며 "치는 순간 넘어간 것은 확신했다. 제발 휘지마라고 몇 번이나 속으로 되뇌였는데 넘어가서 너무나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하고 한국시리즈 MVP도 받고싶다. 1승만하면 우승포수가 되고 되면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면서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부터 백업취급을 받고 있었다. 거기에 대해 항상 분한 마음을 갖고 4~5년을 준비했기 때문에 꼭 우승포수가 꼭 되고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 '우승팀의 자존심' KIA, 황금장갑 몇명 배출할까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김도영이 13일 2024 KBO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에 도전한다. [뉴시스DB] 2024년 프로야구 최강팀 KIA타이거즈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웃을 수 있을까. LG트윈스와 함께 가장 많은 10명의 후보를 배출한 KIA가 몇 명의 수상자를 배출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13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다. 골든글러브는 각 포지션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10명에게 주어지는 영예다. 올해 우승팀이었던 KIA는 투수 제임스네일, 양현종, 전상현, 정해영과 2루수 김선빈, 유격수 박찬호, 3루수 김도영, 지명타자 최형우, 외야수 소크라테스, 최원준이 그 후보다.이중 정규시즌 MVP에 빛나는 김도영은 골든글러브 수상이 확실시된다. 김도영은 시즌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7리 38홈런 109타점 40도루 등 전반적인 타격 지표에서 모두 리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데뷔 3년만에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 동시 석권이 유력하다.다만 남은 포지션에서 KIA소속 선수들의 전망은 오리무중이다.유격수 박찬호의 수상도 유력하지만 SSG랜더스 박성한의 개인성적도 훌륭해 수상을 장담할 수 없다.유격수는 이번 시상식에서 최고 격전지로 꼽힌다. 박찬호는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리로 개인 2번째 3할 타율을 달성했고 5홈런 61타점 20도루를 기록했다. 수비상도 거머쥐며 리그 최정상급의 유격수로 거듭났다. 여기에 우승팀 프리미엄까지 등에 업고 골든글러브를 정조준하고 있다. 경쟁자 박성한은 137경기 타율 3할1리 10홈런 67타점 13도루를 기록하며 박찬호의 경쟁자로 부상했다.투수는 평균자책점왕 네일과 세이브왕 정해영 등 4명의 후보를 내세웠지만 다승왕 원태인(삼성라이온즈), 탈삼진왕 카일하트(NC다이노스)등과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다고 선뜻 예측할 수 없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 박찬호(왼쪽)과 김선빈이 13일 2024 KBO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에 도전한다. [뉴시스DB]2루수 김선빈과 외야수 소크라테스, 최원준, 최형우도 상황은 같다. 그렇다고 아예 수상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팀의 우승을 일군 선수들인 만큼 개인성적도 훌륭하기 때문.깜짝 수상자들이 나온다면 새로운 기록또한 동시에 작성된다. 2루수 김선빈이 수상한다면 김혜성(키움히어로즈)와 함께 유격수-2루수 포지션에서 골든글러브를 석권한 2번째 선수가 된다.지명타자 최형우가 수상을 한다면 이대호(2022년 40세 5개월 18일)을 넘어 역대 최고령 수상(40세 11개월 27일)의 역사를 쓸 수 있다. 동시에 통산 7번째 골든글러브를 획득해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린다.네일, 전상현, 정해영, 박찬호, 김도영, 소크라테스, 최원준이 영예를 안는다면 개인 첫 번째 수상의 영예를 거머쥐게 된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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