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적 소외 해태 통해 폭발
과거 회귀아닌 미래로 확장해야

광주 등 도시 공동체와 함께 해온 스포츠(해태·KIA 타이거즈 등)에는 그 도시의 상흔 등 격렬한 감정의 역사가 녹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가 지역사회 네트워킹과 커뮤니티 형성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하는 등 스포츠와 지역 공동체의 결합이 중요한 이유다. 스포츠칼럼니스트인 정윤수 성공회대 교수는 최근 '스포츠의 추억, 도시의 기억 : 광주와 타이거즈' 주제 강연에서 스포츠 선진국 사례 등을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집단적 기억은 5·18 민주화 운동과 연관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타이거즈 비공식 응원가 중에 '목포의 눈물'은 슬프다. 이겼을 때 부르면 '오늘 졌나?'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며 "이 노래의 아름다움과 역사성, 그리고 80년 광주, 고 김대중 대통령 등과 관련해 이 노래가 역사적 의미가 있으며, 남행열차도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주에서 스포츠가 일상이 되고 위대한 선수들도 많이 태어났는데, 이를 '5·18 민주화운동 덕분'이라고 한다면 광주와 팬들의 열정이 협소해질 우려가 있다"면서 "광주와 타이거즈는 기억이 44년 전 과거로 가는 게 아니라 무엇을 개선해야 할 지 현재와 미래로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측면에서 5·18 정신은 인권이며, 프로야구 등 국내 스포츠계에 꼭 필요한 것 또한 인권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학원 스포츠의 열악한 운동 환경과 강압적 위계 문화 등의 개선을 요구하면서다. 그는 "인권과 사회적 책무, 지속가능성 등을 중시하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의 많은 이야기들은, 광주 정신과 닮아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의 한이 야구에 투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무등산 레전드, 해태 타이거즈' 연구 논문에 따르면 현실에서 한없이 작은 존재였던 서민들에게 타이거즈 선수들은 자신들의 한을 대신하는 투사로 투영됐다는 거다. 논문은 "프로 야구 6개 팀 중 광주를 연고로 창단했던 해태 타이거즈가 최강의 구단으로 군림하던 시절 정치·경제적으로 소외받는 전라도의 한이 서리고 응집되어 그 에너지가 '해태 타이거즈'라는 팀을 통해 폭발했다"면서 "무등야구장 곳곳에서 시작된 '목포의 눈물'이 웅장한 합창으로 천지를 울릴 때, 타이거즈는 승리했다"고 분석했다.
유지호기자 hwaone@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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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서 찾은 새싹...KIA 김태형이 뜬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김태형이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2025시즌이 사실상 끝이 났다. KIA는 2년 연속 우승을 정조준했으나 가을야구 진출에도 실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그래도 실패 속에서 새로운 희망이 싹튼다.KIA의 2025 신인드래프트 첫 번째 선택을 받은 우완투수 김태형이 꾸준히 경험치를 쌓으며 선발투수로 발돋움하고 있다.김태형은 2025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뽑힌 유망주다. 부드러운 투구폼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직구가 KIA 스카우터들에게 포착됐고 부름을 받았다.지명 직후 마무리캠프에서부터 이범호 KIA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고 퓨처스에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며 기회를 기다렸다. 퓨처스에서의 성적은 생각보다 눈에 띄지 않았다. 14경기에서 49이닝을 던졌고 승리없이 7패 평균자책점 8.45에 그쳤다. 무엇보다 49이닝 동안 36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제구불안을 노출했다.그러나 1군에 올라와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지난 달 11일 김도현의 조기강판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태형은 4이닝을 던졌고 1사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직구 최고구속도 152km/h까지 나오며 구위를 과시했다.이후 3차례 선발등판 기회를 가진 김태형은 여기서 13.1이닝을 던졌고 13피안타 5사사구 10탈삼진 7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내리 패전을 당했지만 1년차 루키시즌을 보내고 있는 유망주가 보이고 있는 가능성에 팀은 주목을 하고 있다. 김태형은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구사한다. 직구에 비해 변화구 구사력은 아직 다듬을 필요가 있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김태형이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지난 달 30일 등판을 마지막으로 올 시즌 등판일정을 마친 김태형의 눈은 이제 마무리캠프로 향한다. 마무리캠프에서부터 꾸준히 힘을 길러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선발진 진입 경쟁을 펼친다.KIA의 2026년 앞문을 고려하더라도 우완 강속구 투수인 김태형의 존재가 이상적이다. 2명의 외국인 투수는 알 수 없다. 제임스 네일, 아담 올러와의 재계약은 불투명한 상황.토종 선발요원으로는 좌완투수 양현종, 이의리를 비롯해 우완 황동하, 김도현 등이 있다. 여기에 김태형이 가세하면 KIA의 선발진 풀은 보다 넓어질 수 있다. 이제 막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한 김태형이 KIA의 기대대로 성장할 수 있다면 올 시즌 중반까지의 아쉬운 모습은 김태형의 성장을 위한 세금으로 기억될 것이다.KIA는 한때 우완에이스로 군림하던 윤석민이 은퇴한 이후 우완 파이어볼러 선발투수를 찾지 못해왔다. 올 시즌 김도현이 가능성을 보였지만 그 역시 시즌 막판 팔꿈치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다. 이제는 김태형이 그 후보로 급부상을 하고 있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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