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번 한국시리즈서 12번 모두 우승
KBO 역사상 가장 많은 통산우승의 기록을 가진 KIA타이거즈가 지난 28일 V12를 달성했다. 이와 함께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기만 하면 무조건 우승'이라는 공식까지 함께 지킨 KIA. 열두 번의 통합우승 역사를 돌아본다.
◆'역사의 시작' 1983년…V1
호랑이군단은 1983년 역사적인 첫 우승을 달성했다.
전기리그 우승팀과 후기리그 우승팀이 맞붙었던 한국시리즈에서 해태타이거즈는 전기리그 우승팀의 자격으로 MBC청룡과 한국시리즈를 가졌다. 이 시리즈에서 해태는 4승 1무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MBC를 제압했다.
당시 해태는 김응용 김독을 필두로 에이스 이상윤, 김용남 등의 투수진과 김봉연, 김성한, 김일권, 김준환 등의 KKK타선으로 MBC를 맞았다.
MBC는 해태에서 사령탑을 맡았던 빨간장갑의 마술사 김동엽 감독과 하기룡, 이길환 등의 마운드, 김재박, 이광은, 이종도, 김인식 등으로 해태에 맞섰다.
1차전은 이상윤이 9이닝 4실점 완투를 한 해태의 몫이었다. 해태는 상대 선발 오영일을 두들기며 7-4로 승리했다. 시리즈에서 기선을 제압한 해태는 5차전서 주동식이 호투하며 첫 우승을 달성했다. MVP는 교통사고 후유증을 딛고 한국시리즈에서 맹타를 휘두른 '원년 홈런왕' 김봉연이 차지했다.
◆'해태 왕조' 1986년…V2
첫 우승 후 2년간 후유증에 시달린 해태는 1986년부터 다시 강팀의 면모를 찾았다. 이 해는 영호남 라이벌 삼성라이온즈와 맞붙은 첫 시리즈였다.
1985년 전기리그와 후기리그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 자체를 없애버린 삼성은 김시진, 김일융, 이만수, 김성래, 장효조 등 스타선수들을 거느린 초호화 군단이었다.
이에 맞서는 해태 역시 선동열, 장채근, 한대화, 이순철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포함됐다. 결과적으로 해태는 삼성에 시리즈 전적 4-1로 월등한 경기력 속에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1차전에서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을 내세우며 시리즈의 첫 승을 꿰찬 해태는 2차전서는 삼성의 김일융에 막혀 패전의 고배를 마셨다.
3차전에서는 해태 선발투수 이상윤이 조기에 무너졌지만 '가을까지' 김정수가 2회부터 구원등판해 해태의 승리를 이끌었다.
4차전은 선동열, 5차전은 김정수를 내세운 해태는 삼성을 꺾고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시리즈 MVP는 3승을 거둔 김정수가 차지했다.
◆'광주에서 첫 우승' 1987년…V3
해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다. 상대는 마찬가지로 삼성. 다만 다른 점은 이번엔 해태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도전했다는 점이다.
이만수, 장효조, 김성래, 류중일 등 막강한 타선을 구축한 삼성에 비해 후기리그 막판까지 고전하며 천신만고 끝에 플레이오프 티켓을 손에 넣은 해태의 전력은 허약해보였다.
그러나 해태는 1차전서 상대 실책과 한대화의 2점홈런으로 먼저 리드를 잡았고 선발 김대현이 호투하며 시리즈 첫 승을 거뒀다.
이후론 생각보다 싱거웠다. 해태는 2차전 김정수, 3차전 신동수, 4차전 김대현이 연달아 출격하며 삼성을 4-0으로 무너뜨렸다. 시리즈 MVP는 정규시즌서 타율2할4리에 그쳤으나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5할에 2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른 김준환이 선정됐다.
◆'당대 최강' 전후기, 한국시리즈까지 통합우승 1988년…V4
1987년까지 3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해태는 앞선 우승이 제도의 허점 덕이라는 평가 절하를 경험했다. 그러나 1988년 전기리그와 후기리그, 한국시리즈까지 압도적인 전력차로 우승하며 그 평가를 완전히 뒤집었다.
처음으로 빙그레 이글스와 한국시리즈에서 마주한 해태는 4승2패로 승리를 거뒀다.
1차전부터 전력으로 나선 해태는 에이스 선동열이 7.1이닝 동안 14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무시무시한 투구를 선보이며 빙그레의 전의를 상실시켰다. 2차전은 이순철의 결승타에 힘입어 6-5로 승리한 해태는 3차전까지 선점했다. 4~5차전을 내리 내주며 분위기가 넘어가는 듯 했지만 6차전서 문희수가 9이닝 3피안타 1실점 완투승을 거두며 빙그레의 추격을 뿌리쳤다.
시리즈 MVP는 2승1세이브를 거둔 문희수의 몫이었다.
◆'KS 4연패 금자탑' 1989년…V5
해태는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한국시리즈에서 빙그레를 만났다.
정규시즌 2위로 PO에 진출해 태평양돌핀스를 20으로 가볍게 제압한 해태는 경기감각을 유지하며 빙그레와 맞붙었다.
이 시리즈는 해태가 1차전에서 패한 유일한 시리즈다. 에이스 선동열이 나섰지만 이강돈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맞는 등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0-4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해태는 위기감이 엄습했으나 2차전부터 5차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이는 기우라는 것을 증명했다.
선동열도 5차전서 승리투수가 되며 1차전에서 구긴 자존심을 회복했다. 시리즈 MVP는 18타수 8안타로 맹타를 휘두른 박철우가 선정됐다.
◆'빙그레에 안겨준 공해증' 1991년…V6
해태는 1988년과 1989년에 이어 3번째로 빙그레와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벌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승자는 변함없이 '해태'였다. 빙그레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해태 공포증에 시달릴 만했다.
심지어 이번엔 4승무패 완벽한 셧아웃으로 해태의 승리였다.
해태는 이번에도 1차전부터 빙그레를 압도했다. 선동열이 9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한대화의 홈런과 장채근의 적시타를 앞세워 9-4로 웃었다.
2차전부터 김정수, 문희수, 다시 김정수를 앞세운 해태는 6번째 우승 금자탑을 쌓았다. MVP는 15타수 7안타 8타점으로 활약한 장채근이다.
◆이종범의 발로 일군 1993년…V7
'스타군단' 해태에 또 1명의 별이 탄생했다. 바로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다.
이종범은 그 해 정규시즌 타율 2할8푼 16홈런 73도루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장소를 바꿔 한국시리즈에서도 그의 활약은 계속됐다.
양준혁의 삼성과 맞붙은 이종범의 해태는 결과적으로 그해 4승 1무 2패로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신승을 거뒀다. 1차전을 먼저 잡은 해태는 이후 내리 연패를 당하며 1승 1무 2패로 밀렸다. 부진했던 해태의 부활 신호탄은 이종범의 발이었다. 5차전부터 그린라이트를 부여받은 이종범은 3경기에서 무려 7번의 베이스를 훔치는 등 팀 우승에 기여하며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선동열, 김성한이 없어도 강팀' 1996년…V8
1996년을 앞두고 해태는 전문가들로부터 우승권 밖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선동열이 일본으로 떠났고 타선의 핵이었던 김성한도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 이종범과 이대진도 방위병 복무로 인해 시즌 초반 전력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러나 해태는 이 해 일부 스타플레이어에 기대는 팀이 아니었기 때문에 강팀으로 군림해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강철, 조계현, 임창용, 홍현우 등의 선수들이 둘의 공백을 메우며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한국시리즈에서 해태는 1차전부터 3방의 홈런과 이대진의 호투로 8-3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2차전은 조계현과 정민태의 명품 투수전이 열렸고 해태가 1-2로 패전했다.
3차전에서 승리한 해태는 4차전에서 전무후무했던 한국시리즈 노히트노런을 정명원에게 당하며 시리즈 분위기를 넘겨주는 듯했다. 그러나 5차전과 6차전을 내리 잡으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시리즈 MVP는 2승 1세이브를 차지한 이강철이 선정됐다.
◆'해태의 마지막 우승' 1997년…V9
해태는 정규시즌에서 75승 1무 50패 승률 0.599로 2위 LG트윈스에 1.5경기차 앞선 1위를 차지했다.
해태의 마지막 우승으로 기억되는 이 시리즈는 '이종범의, 이종범에 의한, 이종범을 위한' 시리즈 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규시즌에도 타율 3할2푼4리 홈런 30개 도루 60개로 전무후무한 기록을 작성한 이종범은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2할9푼4리 3홈런 6득점 4볼넷 2도루로 맹활약을 펼쳤다. 이종범은 이 활약과 함께 IMF로 어려웠던 구단의 자금사정 등으로 인해 1998년부터 일본 주니치로 진출했다.
이 시리즈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경기는 5차전이다. 잠실에서 열렸던 이 경기에서 해태는 김상진을, LG는 임선동을 내세웠다. 김상진은 9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으로 한국시리즈 최연소 완투승을 거두며 해태 우승의 1등공신이 됐다. 이후 김상진은 위암으로 투병하다 22세의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하며 올드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해태에서 KIA로' 2009년…V10
IMF로 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해태는 2001년 KIA에 구단을 매각하며 타이거즈는 새 주인을 찾게 됐다.
KIA타이거즈는 해태와 다른 막강한 자금력으로 FA영입 등 전력 강화에 힘을 썼지만 2000년대 중반 낯선 성적으로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KIA는 2005년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2009년만큼은 달랐다.
C(최희섭)K(김상현)포의 타선과 아퀼리노 로페즈-릭 구톰슨-윤석민-양현종 등으로 이어지는 마운드가 정규시즌을 지배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SK와이번스를 만나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으로 10번째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시리즈 MVP는 7차전에서만 홈런 2방을 터트린 나지완이 선정됐다.
◆'막강타선 리그를 지배하다' 2017년…V11
KIA는 2017년 팀 타율 3할2리에 홈런 170개 등을 때려낸 활화산 타선을 앞세워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해 한국시리즈로 향했다.
마운드 역시 '20승 듀오' 헥터노에시와 양현종 등 막강 선발진을 지녔다.
이번 한국시리즈 상대는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두산베어스였다.
실전감각이 올라오지 않은 KIA는 1차전서 두산에 3-5로 패하며 불리한 상황속에서 시리즈를 시작했다.
그러나 2차전서 양현종의 1-0 완봉승으로 분위기를 가져온 KIA는 3차전부터 펫딘, 임기영 등 선발진의 호투로 시리즈 전적 3-1로 절대적 우위를 점했다.
5차전에서는 시리즈 내내 침묵을 유지했던 이범호가 만루홈런을 터트리는 등 초반부터 리드를 잡았다. 9회 초 1사 만루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지만 마운드의 양현종이 박세혁과 김재호를 돌려세우며 11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시리즈 MVP는 2차례 등판서 1승1세이브 10이닝 무실점 1실점을 차지한 양현종이 올랐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 KIA 곽도규 "타이거즈로 뭉쳐서 KS2연패 도전"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왼쪽)가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팬페스타'에서 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장)현식이 형의 공백이 있지만 타이거즈 하나돼서 이겨낼 수 있습니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는 올 시즌 또 하나의 히트상품을 배출했다. 지난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에 5라운드 42순위로 지명된 곽도규는 데뷔 2년만에 잠재력을 실현시켰다.곽도규는 올 시즌 71경기에 출전해 55.2이닝을 소화했고 4승 2패 2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56으로 맹활약했다.'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최지민의 예상외 부진에도 KIA가 큰 어려움 없이 V12를 달성한 원동력은 같은 좌완투수인 곽도규의 성장에 있다. 곽도규는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에 출전해 4이닝을 던졌다. 그리고 2승을 올려 2024 한국시리즈 다승왕이 되기도 했다.곽도규는 경기 외적으로도 인상적인 세리모니 등을 선보이며 'MZ투수'라는 별명을 얻어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샀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오른쪽)가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팬페스타'에서 팬사인회에 응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30일 열렸던 카퍼레이드와 팬 페스타 행사를 가장 즐긴 선수도 곽도규를 꼽을 수 있다. 그는 KIA의 V12를 기념하는 카퍼레이드를 위해 2층 버스에 올라 금남로 5가부터 5.18 민주광장까지 1.2km를 달리며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989년 해태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4연패 이후 35년만의 카퍼레이드에 선수단도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가 한국시리즈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세리모니를 취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곽도규는 "확실히 우승이 즐겁고 기쁜 것 이란 사실을 느꼈다"며 "손을 흔들며 팬들과 인사하기 바빴다. 행사장에 올 때도 (윤)영철이와 함께 2층버스를 그대로 타고 왔는데 그때까지도 팬들이 반겨주셔서 머플러도 드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이어 곽도규는 "지금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예년보다 조금 더 길게 쉬고 시즌 준비에 들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그는 2023년 데뷔한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첫 시즌에는 14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2년만에 필승조로 우뚝 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지난 11월 열렸던 'WBSC 프리미어 12'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그는 "국제무대에서는 배울 것도 많았고 자신감도 생겼다. 몸 상태가 좋고 안좋고는 중요하지 않다"며 "국가대표는 변명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싸울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그런 목표도 생겼고 확실히 많은 것을 배운 시즌이었다"고 되돌아봤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가 한국시리즈에서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2017년 이후 7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KIA가 2025년 한국시리즈 2연패의 금자탑을 쌓기 위해서는 곽도규가 맡을 팀의 허리 역할도 중요하다. 2024년 팀의 마당쇠이자 필승조로 활약했던 장현식이 FA를 통해 LG트윈스로 이적해 곽도규의 분발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곽도규는 "(장)현식이 형이 이적을 했지만 괜찮다. 타이거즈의 이름 아래 뭉치면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며 "감독님, 단장님께서 잘 준비해주실 것이고 선수들은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단언했다. 이어 "달라지는 건 없다. 똑같이 준비할 것이다. 보직은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사안이고 저는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이 준비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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