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의식 바꾸면 장기집권 가능"
"어느 순간 백업취급을 받고 있었다. 꼭 우승포수가 되고 싶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안방마님 김태군이 지난 26일 한국시리즈 3차전이 끝난 후 밝힌 소회다.
지난 2023년 삼성라이온즈에서 트레이드로 KIA에 건너온 김태군은 공수에서 모두 완벽한 성적표로 친정 삼성을 울리는데 앞장섰다.
김태군은 KIA의 우승으로 끝난 이번 '2024 신한 SOL BANK KBO한국시리즈'에서 팀이 치른 5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17타수 6안타 타율 3할5푼3리 1홈런 7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빼어난 포수 수비와 투수 리드로 팀 우승을 견인했다. MVP를 받아도 이견이 없는 성적. 그러나 기자단 투표(총 99표)에서 팀 동료 김선빈(46표 득표율 46.5%)에 1표차 뒤진 45표를 받아 아쉬움을 삼켰다.
그래도 이번 한국시리즈는 '포수' 김태군의 가치를 다시 한번 한국야구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지난 2016년 NC다이노스 소속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김태군은 당시 10타수 1안타에 그쳤다. 2020년에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었으나 주전 포수 양의지에 밀려 벤치만 달궜을 뿐이었다.
때문에 백업포수의 이미지가 강했던 김태군은 "어느 순간에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부터 백업취급을 받고 있었다"며 "거기에 대해 항상 분한 마음을 갖고 4~5년간 이를 갈았다"고 승부욕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번 가을. 프로야구 가장 큰 무대에서 맹활약하며 자신의 이름을 야구팬들에게 알렸다.
친정 삼성과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맞붙은 것도 그에게는 의미가 깊었다. 김태군은 "가을야구를 준비하면서 저는 삼성이 올라오라는 바람이 있었다. 제가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팀과 붙어서 우승 포수 타이틀을 달면 제가 조금 더 큰 선수로 발전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왕조 구축을 위한 욕심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장기 집권 당연히 할 수 있다. 조건이 있다. 선수들이 의식을 바꿔야 한다. 우승했다고 쉽게 얻어지는 건 없다. 어떤 위치에 있는지, 어떤 연습을 해야하는지 의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그래야 장기 집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 KIA 곽도규 "타이거즈로 뭉쳐서 KS2연패 도전"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왼쪽)가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팬페스타'에서 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장)현식이 형의 공백이 있지만 타이거즈 하나돼서 이겨낼 수 있습니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는 올 시즌 또 하나의 히트상품을 배출했다. 지난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에 5라운드 42순위로 지명된 곽도규는 데뷔 2년만에 잠재력을 실현시켰다.곽도규는 올 시즌 71경기에 출전해 55.2이닝을 소화했고 4승 2패 2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56으로 맹활약했다.'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최지민의 예상외 부진에도 KIA가 큰 어려움 없이 V12를 달성한 원동력은 같은 좌완투수인 곽도규의 성장에 있다. 곽도규는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에 출전해 4이닝을 던졌다. 그리고 2승을 올려 2024 한국시리즈 다승왕이 되기도 했다.곽도규는 경기 외적으로도 인상적인 세리모니 등을 선보이며 'MZ투수'라는 별명을 얻어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샀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오른쪽)가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팬페스타'에서 팬사인회에 응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30일 열렸던 카퍼레이드와 팬 페스타 행사를 가장 즐긴 선수도 곽도규를 꼽을 수 있다. 그는 KIA의 V12를 기념하는 카퍼레이드를 위해 2층 버스에 올라 금남로 5가부터 5.18 민주광장까지 1.2km를 달리며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989년 해태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4연패 이후 35년만의 카퍼레이드에 선수단도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가 한국시리즈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세리모니를 취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곽도규는 "확실히 우승이 즐겁고 기쁜 것 이란 사실을 느꼈다"며 "손을 흔들며 팬들과 인사하기 바빴다. 행사장에 올 때도 (윤)영철이와 함께 2층버스를 그대로 타고 왔는데 그때까지도 팬들이 반겨주셔서 머플러도 드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이어 곽도규는 "지금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예년보다 조금 더 길게 쉬고 시즌 준비에 들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그는 2023년 데뷔한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첫 시즌에는 14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2년만에 필승조로 우뚝 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지난 11월 열렸던 'WBSC 프리미어 12'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그는 "국제무대에서는 배울 것도 많았고 자신감도 생겼다. 몸 상태가 좋고 안좋고는 중요하지 않다"며 "국가대표는 변명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싸울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그런 목표도 생겼고 확실히 많은 것을 배운 시즌이었다"고 되돌아봤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가 한국시리즈에서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2017년 이후 7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KIA가 2025년 한국시리즈 2연패의 금자탑을 쌓기 위해서는 곽도규가 맡을 팀의 허리 역할도 중요하다. 2024년 팀의 마당쇠이자 필승조로 활약했던 장현식이 FA를 통해 LG트윈스로 이적해 곽도규의 분발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곽도규는 "(장)현식이 형이 이적을 했지만 괜찮다. 타이거즈의 이름 아래 뭉치면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며 "감독님, 단장님께서 잘 준비해주실 것이고 선수들은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단언했다. 이어 "달라지는 건 없다. 똑같이 준비할 것이다. 보직은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사안이고 저는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이 준비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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